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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의 철학경영] 개선, 학습, 그리고 희망

<105> 자신감의 3대 구성요소

전 연세대 교수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적 사고가 자신감의 핵심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경쟁하고

"지금부터 배울수 있다" 생각을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사람들은 내가 항상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나는 어렸을 때 자신감이 무척이나 부족한 아이였다. 아버님은 나에게 늘 “지는 게 이기는 거다. 누가 싸움을 걸어오면 무조건 피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나는 그래서 ‘남을 이기는 유일한 길은 지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나는 남들보다 한 살 일찍 국민학교에 들어갔다. 그래서 공부하기 싫거나 힘들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바로 이것이었다. ‘난 내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리잖아.’ 자신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항상 핑곗거리를 갖고 있다.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은 교육과 훈련을 시키면 된다. 그러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직원은 정말 도와주기 힘들다”고 20세기 최고의 리더인 잭 웰치는 말한다.



자신감이 없는 인생은 항상 에너지가 부족하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자신감이 있는 조직은 뭘 해도 달라 보인다.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가 뿜어져 나온다. 그토록 중요한 자신감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와 비슷한 개념들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나는 뭐든지 다 잘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금방 자신이 교만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하는 일마다 다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결국 현실에서 실현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둘째 ‘나는 너보다 더 잘해.’ 어느 특정인을 특정한 시점에 이길 수는 있겠지만 모든 ‘너’를 다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역시 근거 없는 우월감에 불과하기에 곧 열등감으로 곤두박질치게 마련이다. 셋째 ‘나는 뭐든지 혼자서 다 잘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작은 일밖에 없다. 정말로 큰 일은 항상 남들과 같이하는 것이다.

공자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넘치는 것 역시 진정한 자신감이라고 할 수 없다. 잔에 물을 가득 찼는지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물이 넘치도록 따르기 전에는 그 잔에 물이 가득 찼는지를 알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래서 가득 채우지 말고 80퍼센트만 채우면 만족하라고 하는 가보다. 왜일까. 가득 채우려면 반드시 넘쳐야 하고, 그러면 80퍼센트 채우는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신감은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나는 이전보다 더 잘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라. 자신에게 끊임없이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더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 자신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낫다. 그래서 나의 최대 경쟁자는 바로 어제의 나다. 자기 자신과 경쟁을 벌이는 것이 바로 자신감이다. 많은 회사들이 경쟁회사들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그러나 초일류 회사들은 자신들의 고객을 더 의식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 바로 자신감을 가진 조직들의 특성이다. 자신감은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다.



둘째 ‘나는 지금부터 배울 수 있어’라고 생각하라. 학습능력이 있다고 믿으면 현재의 실패와 실수로부터 주눅 들지 않는다. 배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일단 남을 따라 하는 것이다. 아무나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유럽에서 전파돼 나가는 양상을 보면 일단 다 모방이다. 그러면 언제까지 모방해야 하는가. 그 사람을 넘어설 때까지. 이것이 바로 수파리(守破離)정신이다. 지키고, 깨고, 떠나라. 모방에서 출발해서 혁신에 이르는 전 과정이 바로 학습이다. 자신감은 바로 학습능력이다.

셋째 ‘나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라. 실패하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잘못만은 아니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고, 경쟁자가 너무 잘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좌절은 전적으로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또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것은 자신감의 결정적 요소다. 아버님은 자수성가하신 분이어서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오늘 내가 가진 재산을 다 날린다고 해도 내일 다시 나가서 돈 벌 수 있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 희망적 사고가 자신감의 핵심이다.

자신감은 개선, 학습, 그리고 희망의 합이다. 그 셋 중에 희망이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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