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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약자보호...빅3 장애인보험 판매 1,300건뿐

매년 2만건 파는 우체국과 대조

실손·상해보험은 출시조차 안돼

경영진 의지없어 시책비 책정 인색

설계사들 돈되는 상품 몰려 외면





국내 ‘빅3’를 포함한 생명보험사의 장애인 전용 보험 판매 건수가 매년 1,000건 수준으로 우체국 보험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은 구조적인 한계라고 해명하지만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를 포함한 민간 생보사들의 장애인 전용 보험 판매 건수는 지난해 약 1,300건으로 지난 2001년부터 출시 이후 매년 1,000건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공성이 강한 우체국 보험의 장애인 보험 ‘어깨동무 보험’이 2001년부터 현재까지 20만명 가까이 가입자를 모은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장애인 보험 가입자를 합쳐도 국내 장애인 인구가 259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 가입률이 10%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온 생보사들이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암이나 사망을 보장하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의 ‘곰두리 보장보험’, NH농협생명·KDB생명의 연금보험 등이 장애인 전용으로 출시돼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일반 보험보다 보험료가 20~30%가량 저렴하거나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올해부터는 기존에 가입한 일반 보험을 장애인 전용 보험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장애인 전용 보험 전환제도도 도입됐다. 이 제도를 이용해 장애인 보험으로 갈아타면 기존 보험보다 세액공제율이 3.3%포인트 늘어난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장애인 보험 판매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다른 상품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당장 월 수천, 수만 건씩 팔 수 있는 일반 보험을 제치고 장애인 보험에 더 많은 사업비를 책정할 이유가 없고 설계사들은 자연히 수수료가 많이 지급되는 상품 중심으로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게 된다.

게다가 장애인 전용 보험을 정부 정책에 떠밀려 출시하다 보니 간신히 구색만 갖췄을 뿐 여전히 장애인 전용 실손·상해·배상책임 보험은 전무하다는 게 장애인 단체들의 불만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일상생활 중 사고발생 확률이 높은데 정작 이를 보장하는 보험이 없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을 우려해 장애인의 실손·상해보험 가입을 꺼린다”고 전했다.

보험사들은 보험사 나름대로 반발이 크다. 장애인 사고율과 관련한 통계가 없는 탓에 손해율 예측이 어려워 상품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통계가 보건복지부나 경찰청·국민안전처 등에 흩어져 있는데 부처 간 정보교류 등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제대로 된 장애인 보험 자체를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인 셈이다. 하지만 공공성이 강한 우체국 보험의 경우 장애인 보험 판매가 누적으로 20만건을 넘을 정도인데 민간 보험사들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적극적인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민간 보험사의 장애인 보험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 당근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장애인 보험의 세액공제 한도를 연 200만원까지 늘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며 “세제 혜택 확대 등 가입 대상자들이 먼저 움직일 만한 유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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