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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조사, 갈등 해소보다 여론 이용해 정책 정당성 확보" 67%

■국회 한국공론포럼 설문

부정평가 36%...19%만 긍정적

주민 삶과 무관한 주제 등도 문제

문제 해결은커녕 혼란만 부채질





현 정부 들어 빈번하게 진행된 공론조사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19.8%)보다 부정적인 응답(36.0%)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하 사단법인인 한국공론포럼은 22일 국회에서 ‘공론장 최소준칙 100인 원탁회의’를 열고 회원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진행된 공론화 과정 평가(113명 응답·단수응답)에 대해 ‘그저 그런 편(44.1%)’이 가장 많았지만 ‘잘못된 편(29.7%)’ ‘아주 잘못됨(6.3%)’ 등 부정적인 응답이 36.0%로 나타났다. ‘잘된 편(15.3%)’ ‘아주 잘된 편(4.5%)’ 등 긍정적인 응답은 19.8%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공론조사에 관심 있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공론조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시민 등으로 구성된 한국공론포럼의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현 정부 공론조사의 한계와 문제점이 뚜렷하게 증명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공론화가 바람직하게 진행되지 못한 핵심적 원인과 문제점(106명 응답·2개까지 선택)에 대한 응답으로는 ‘주민 삶과 무관한 논의 주제(36.9%)’가 가장 많았고 ‘촉박한 일정, 논의 기회 부족(35.0%)’ ‘획일적 공론 방식 선택(33.0%)’ ‘평등한 참여 기회 보장 못 함(28.2%)’ ‘공공기관의 공정하지 않은 태도(23.3%)’ 등이 뒤를 이었다. 공론조사 목적에 대한 응답(106명 응답·2개까지 선택)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공공기관의 정책 정당성 확보’가 67.0%로 공론조사 목적 자체가 갈등 해소에 맞춰져 있기보다는 구상 단계부터 정책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전제돼 있다는 지적이 압도적이었다. 이어 ‘시민 의견 수렴(45.3%)’ ‘공공갈등 해소(42.5%)’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 수집(11.3%)’ ‘다수 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상 문제 해결(5.7%)’ 순이었다.

갈등 해소보다는 정책 정당성 확보에 이용된 대표적인 공론조사 사례로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묻는 공론조사가 꼽혔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2개월여 동안 진행된 공론조사는 사회통합에 대한 고려보다는 대통령 공약에 대한 압박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 탈원전 여부를 포함한 것은 두고두고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2022년 대입제도 개편 공론조사의 경우 문제 해결은커녕 혼란만 증폭시키고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는 공론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공론조사의 폐해가 적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공론조사가 구상 단계부터 정책 명분쌓기용이라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의도가 들어가고 충분한 숙의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국공론포럼은 공론장을 보호하고 외부세력에 의한 왜곡과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공론조사의 최소 준칙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공론포럼은 자료집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정책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론화가 진행됐다”며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스스로 수습하지 못하고 공론화를 명분으로 의사결정에 국민을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원탁회의를 주최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신고리 5·6호기 이후 공론화가 유행처럼 됐지만 대부분 선출직 공무원의 공약 실현을 위한 명분쌓기용이 됐다”며 “국민의 삶과 직결된 공적 과제를 논의하는, 아래로부터의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바람직한 공론화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106명 응답·2개까지 선택)을 묻는 질문에서는 ‘충분한 논의시간 확보(42.5%)’와 ‘정부 주도에서 시민 주도로 전환(41.5%)’ 응답이 많이 꼽혔다.
/송종호·이태규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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