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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1인 출판사' 대표로도 활동하는 한철균 9단 "큰돈 안 들이고 바둑 알리는 일, 책만 한 게 없죠"

신간 700부 기증...후배기사 위해 1,000만원 쾌척도

한철균 9단.






한철균 9단은 ‘한국기원 전문기사 9단’ 말고도 직함 하나가 더 있다. ‘한국바둑문화사 대표’가 그것이다.

지난 1997년 ‘돌의 방향’을 시작으로 꾸준히 바둑 관련 서적을 내온 한 9단은 올해 아예 출판사를 차렸다. 직원은 한 9단 1명이다. 그는 “기성 출판사를 통할 경우 1년에 2권 이상 내기는 어렵더라. 그래서 이참에 1인 출판사를 등록하고 책 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한철균 9단.


한 9단이 이렇게 서적 출간에 몰두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비교적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바둑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 9단은 “1,000부 찍는 데 300만원 정도 드는데 이 정도면 꽤 해볼 만한 일”이라고 했다.

과거 한 9단은 바둑계의 일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필작가로 유명했다. 한 출판사에서 스타 기사에게 출간을 의뢰한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대필에 참여해 글을 인정받은 게 계기가 됐다. 대필 원고는 이름이 나가는 기사의 최종 검토를 거쳐야 하는데 한 9단의 원고는 거의 그대로 통과됐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 기사가 소문을 듣고 한 9단에게 직접 출간 작업을 요청해온 일도 있었다.



이렇게 쌓은 평판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이름을 걸고 책을 내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을 때 밤낮으로 매달려 한 달 만에 낸 책도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출간 의뢰가 들어와 책을 쓰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바둑에 대한 책을 시리즈로 준비 중이다.

5월 말 한국바둑문화사를 통해 발간된 ‘소확맥-작지만 확실한 맥’은 입신 등극 기념으로 700부를 한국바둑중·고교 등 바둑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한 9단은 “이게 다 바둑계와 바둑 팬들 덕분이라는 의미에서 기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2014년에는 젊은 후배 기사들을 위해 써달라며 한국기원에 1,000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대출까지 받아가며 후배 돕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능기부에도 열심이다. 양평보건소가 치매 예방을 위해 만든 어르신 바둑교실에서 바둑을 가르쳐 명예양평군민으로 위촉된 일도 있다. 한 9단은 “복잡한 게임을 즐겁게 하면 치매가 예방된다고 하더라. 어르신들이 한두 판 두시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시는데 그만큼 머리를 쓰셨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고 돌아봤다. 서울시의사회 지도사범을 맡는가 하면 고교 후배들을 모아 강의하는 등 바둑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한 9단은 “나이가 들다 보니 예전처럼 머리가 안 돌아가 기력도 약해졌다”면서도 “대신 말하고 가르치는 것은 여전히 자신 있다. 없던 강의를 새로 만들어서라도 더 많이 바둑을 알리고 바둑으로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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