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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트로트 '엄지척'

'미스트롯' 송가인 전국구 스타 등극

트로트 콘서트 매진·관련 방송 급증

중장년층 팬클럽 가입 등 적극 참여

콘텐츠 시장 변화에 유튜브도 활용

반응 속도 느렸던 트로트에 돌파구

TV조선 ‘미스트롯’. /사진제공=TV조선




아이돌 중심의 음악 시장에 ‘트로트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이 촉발한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여러 관련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 스타 탄생과 라이브 공연, 중년층 팬클럽 결성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해 5월 2일 종영한 ‘미스트롯’은 최고 시청률 18.1%(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종편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가장 큰 수혜자는 방송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가수들이다. 우승을 차지한 송가인을 포함해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트로트 가수들은 예능 프로그램, 행사를 오가며 활약 중이다. 송가인은 한 방송에 나와 “출연료가 10배 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국 16개 도시에서 열린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가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가면서 공연에도 트로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도 잇따라 탄생했다. 지역 9개 민영방송이 공동 기획한 트롯 오디션 ‘K트롯 서바이벌 골든마이크’가 현재 방송 중이며 ‘미스트롯’의 남자 버전인 ‘미스터트롯’은 올 하반기 방영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트로트 곡은 아이돌 그룹 곡들과 달리 대중들의 반응 속도가 느린 편이다. 더구나 그동안 TV 프로그램도 트로트 가수에게는 출연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팬들에게 더욱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생기면서 기획사에서도 트로트의 가능성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콘서트 무대를 펼치고 있는 ‘미스트롯’ 출연진들. /사진제공= 포켓돌스튜디오


◇트로트 열풍에 중장년층 참여 확대=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트로트 공연 수는 95개로 전년 동기 48개 대비 2배나 늘었다. 판매티켓도 7만8,668장으로 2만4,276장에 비해 2배 넘게 뛰어올랐다. 이는 ‘미스트롯’ 콘서트 인기에 힘입은 것이다. 상반기 인기 트로트 콘서트 랭킹을 보면 1위부터 6위까지 ‘미스트롯’ 본선에서 활약한 출연진이 총출동하는 ‘미스트롯’ 콘서트가 차지하고 있다. ‘미스트롯’ 콘서트는 방송이 끝난 직후 출연진들이 전국 16개 도시를 직접 찾아간 콘서트로, 표가 빠르게 매진돼 추가 공연이 확정되기도 했다.

트로트 열풍을 이어가려는 TV 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역 9개 민영방송이 공동 기획한 KNN의 ‘골든마이크’는 첫 방송부터 반응이 뜨겁다. 지난 5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6.1% (부산경남 기준)를 기록했으며,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3위에 올랐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청자들을 TV 대신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시청해야 하는데 조회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TV조선은 ‘미스트롯’의 두 번째 시즌으로 남자 트로트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미스터트롯’ 제작을 결정하고 참가 지원 접수를 받고 있다. ‘미스터트롯’은 올해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

‘미스터트롯’ /사진제공=TV조선


눈에 띄는 것은 중장년층이 트로트 팬클럽에 가입하고 정기모임에 참석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의 팬카페의 회원 수는 현재 2만 4,000명을 넘어섰다. ‘50대 초반인데 송가인에 완전히 중독됐다’, ‘50대 주부지만 용기 내서 가입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0~20대의 전유물처럼 보였던 팬클럽 문화에 중장년층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트로트가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전면에 등장했다”며 “중장년이 문화 트렌드의 주축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아이돌 음악 일색의 음악 풍토에서 소외된 이들이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적극 표현하는 수단으로 트로트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 저항적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평했다.

KNN ‘골든마이크’ 출연진들. /사진제공=KNN




◇반응 속도 느린 트로트…유튜브에서 돌파구 마련할까=우리나라 트로트 음악 시장에서 2004년 장윤정의 ‘어머나’ 등장 이후 ‘젊은 트로트’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데뷔한 홍진영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사랑의 배터리’ 등의 히트곡을 선보여 큰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아이돌 위주의 가요 시장에서 트로트 비중이 높아지지는 않았다. 트로트 가수들은 지방 소도시 무대를 찾아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트로트 가수들이 전국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방송 무대는 KBS1 가요무대나 전국노래자랑 등으로 매우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스트롯’은 이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줬고 긴 무명 세월을 견딘 이들의 절실한 사연이 인기의 불을 지폈다.

트로트 곡은 음원 차트 순위 등을 통해 반응이 빠른 아이돌의 곡과 달리 일반인에게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트로트 가수 이채윤·나상도가 소속된 JJ엔터테인먼트의 유병재 대표는 “트로트는 ‘마라톤’처럼 길게 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니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트로트 곡은 기본 3년, 길면 5년을 밀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전국 방방곡곡 말 그대로 다양한 행사를 발로 뛰며 얼굴과 노래를 알린다”고 설명했다. 트로트 곡 하나가 뜨면 평생 그 곡으로 사랑받을 수 있지만 다른 장르보다 기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곡이 대중들에게 주목받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가수나 기획사가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송가인. /사진제공=포켓돌스튜디오


하지만 이제 중장년층도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접하는 경우가 많고,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는 트로트 가수들도 많은 만큼 트로트 시장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지난 4월기준 국내 사용자들의 유튜브 앱 사용시간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의 사용시간이 101억 분으로 가장 길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데뷔한 트로트 가수 요요미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세미트로트곡과 커버송(다른 사람의 곡을 부르는 것)을 올려 ‘아재’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댓글을 보면 ‘어머니가 좋아하신다’는 20대부터 ‘50년 동안 누구의 팬이 된 적 없는데 오늘부터 팬이 된다’는 등 40~50대의 참여가 눈에 띈다. 7080세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영상과 곡이 요요미의 인기비결로, 혜은이의 ‘새벽비’를 커버한 영상이 조회수 180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김연자의 ‘아모르파티’가 차트에서 역주행하면서 다시 주목받은 것처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트로트 곡이 인기를 끌 확률도 있다. 직접 관객들을 찾아가는 방식 외에도 SNS와 유튜브를 통해 곡이 주목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트로트 가수 요요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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