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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엔진이냐, 모터냐...동력혁명 딜레마

엔진 고집하자니 환경오염 부담

'새흐름' 전기모터 올인하자니

충전불편·출력한계 단점 여전

소비자·기업·정책당국자까지

양다리·세다리 걸쳐 놓고 고민





중견기업의 21년차 샐러리맨 이수병(47·가명)씨는 생애 세번째 ‘애마’ 구입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중고 경차와 소형차로 10여년을 굴리다가 모처럼 마음먹고 신차를 사려는데 전기모터로 달리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살지, 무난한 연비의 디젤엔진 중형차로 결정할지 석 달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씨의 사례는 동력기관 혁명기에 겪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새 흐름을 주도하는 전기모터 동력에 힘을 싣자니 저공해·연비절감의 장점이 있는 반면 충전불편·출력한계 등의 단점이 눈에 밟힌다. 내연기관인 가솔린·디젤엔진을 고르자니 전기모터와는 장단점이 뒤바뀌어 소비자와 제조사·정책당국 모두에게 고민을 안겨준다. 특히 자동차산업계는 혼란스럽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전 세계 상위권 자동차제조사들은 내연기관으로 달리는 엔진차, 전기모터로 달리는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 엔진과 전기모터를 겸비한 하이브리드차 중 어느 하나에 올인하지 못한 채 양 다리, 세 다리를 걸치고 있다. 국가별로는 노르웨이(2025년), 네덜란드(2030년), 영국(2040년), 프랑스(2040년), 일본(2050년)이 가까운 미래에 내연기관 전용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미국·한국·독일 등 다른 주요국들은 엔진차 폐막시기를 예단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엔진과 모터의 주도권 경쟁은 하늘·바다로도 이어진다. 미 우주항공국(NASA·나사)는 지난 2016년 기존의 엔진항공기를 전기모터항공기로 개조한 ‘X-57’을 공개했고 이를 발전시킨 근거리 전기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다. 반면 항공기엔진은 초음속을 낼 수 있는 제트엔진을 넘어 음속의 다섯 배까지도 넘보는 극초음속의 스크램제트엔진으로 진화하면서 전기모터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해양에서는 힘과 연비 좋은 디젤엔진이나 가스터빈엔진이 대형선박의 심장역할을 해온 가운데 국외내에서 전기추진선박 개발 및 상용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같은 동력혁명은 기술혁신의 길을 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기업들에는 여러 동력기관을 동시에 개발, 생산해야 해 투자비용에 따른 이중고·삼중고를 안겨줄 수 있다. 동력기관이 점차 전기모터로 전환되는 와중에서 엔진부품 및 완제품을 개발·생산해온 기업생태계가 해체돼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대량실업을 유발할 여지도 있다. 에너지 분야의 연구기관 관계자는 “정책당국은 기업들이 동력혁명의 갈림길에서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투자비 부담을 한층 덜어주고 관련 산업계의 고용불안을 최소화할 대응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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