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일흔 앞둔 B-52, 후배 제치고 최신무기 운용..30년 더 현역으로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96>폭격기도 100년 운용 가능할까

B-52 폭격기에 장착된 X-51A 극초음속 미사일. 극초음속 분야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에 뒤진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은 최근 새로운 초고성능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사진= 미 공군 홈페이지




100년 넘는 수명이 군용기에서도 가능할까.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B-52폭격기가 이런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공군은 최근 B-52폭격기에 탑재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주목할 사실은 미 공군이 B-52폭격기의 성능을 개량해가며 오는 2050년대까지 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B-52폭격기의 초도비행이 지난 1952년 4월15일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명 100년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술발전 속도가 어느 무기체제보다 빠른 항공 분야에서 100년을 넘긴 비결은 무엇일까. 설계 자체가 뛰어난데다 완벽한 정비와 꾸준한 개량 덕분이다. 운용 100년을 바라보는 무기체계는 B-52 말고도 더 있다. 개발 중인 한국형전투기(KF-X)를 앞으로 최소한 50년 이상 운용해야 할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이들 무기를 지켜보고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美, 사거리 수천㎞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B-1·B-2 대신 ‘노장’ B-52에 운용 맡겨

뛰어난 설계·완벽 정비·꾸준한 개량 덕에

치누크헬기·C-130수송기도 100년 넘봐

1956년생 러 TU-95 폭격기 수명도 관심

콜트 M1911권총은 이미 한세기 뛰어넘어

한국형 전투기·헬기도 최소 반백년 운용

◇미 공군, 극초음속에서도 중·러시아 압도?
=6월 중순 미국 군사매체들이 한꺼번에 미 공군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사실을 알렸다. AGM-183A로 명명된 이 미사일의 개발완료 시기는 2022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 미사일의 성능에 경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미사일 분야만큼은 일찌감치 연구개발을 시작한 자신들이 앞섰다고 여겼으나 AGM-183A 등장과 함께 우위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AGM-183A의 속도는 음속의 10~20배, 사거리는 수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은 음속의 5~7배, 사거리는 1,000㎞ 안팎이다.

미국은 이 미사일에 AGM-183A라는 제식번호와 함께 ARRW(Air 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공중발사 신속대응무기)라는 명칭을 붙였다. 미국의 가상적국이 도발할 경우 가장 먼저 사용되기에 전술무기지만 준전략급 병기로 이용될 이 무기의 운반체계로 B-52전략폭격기가 꼽혔다. 미국이 B-1, B-2전략폭격기를 제치고 최신 준전략무기의 발사 플랫폼으로 B-52를 선택한 것은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신뢰도와 경제성. 새로운 무기를 어디에 장착해도 여유 있는 무장용적과 중량, 낮은 운용비 덕분에 B-52는 제트항공기 최초로 100년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에 이미 할아버지와 아버지·손자 조종사가 나왔다는 B-52폭격기에 증손자 조종사가 탄생할 판이다.



1954년부터 1963년까지 742대가 생산된 미국의 B-52전략폭격기 중 현역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약 68대. 1962년부터 3년간 마지막 생산분인 B-52H 102대 가운데 상태가 좋고 꾸준한 개량을 거쳐온 기체들이다. 최근에는 연료탑재 공간과 내부 무장창을 개선해 조종 편의성과 연비 효율성을 높였다. 통신장비와 항법장비도 최신형으로 바꾼 이들 기체는 ‘B-2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의 후계 기종인 B-2 스텔기폭격기가 나오는 2020년대 후반 이후에도 막중한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1991년부터 21대가 생산 배치된 B-2 스피릿폭격기가 운행중단 상태에서 퇴역하고 그 후계기가 등장하는 데도 40년가량 먼저 나온 B-52는 현역을 지키는 아이러니가 눈앞에 올 참이다.

러시아 공군이 전략폭격기와 장거리 해상초계기로 운용하는 TU-95. 지난 1956년부터 생산되 이 기체 역시 운용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신뢰도가 높아 계속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 B-52 폭격기와 설계 측면에서 공통의 조상을 갖고 있다./사진= 위키피디어


◇러시아 TU-95의 수명은 언제까지 갈까=러시아가 전략폭격기, 장거리 해상초계 및 정찰기로 운용 중인 TU-95의 운명도 관심거리다. 1956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500여대가 생산돼 100여대 미만이 운용되는 이 기체 역시 높은 신뢰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운용비로 상당기간 사용될 것이 확실하다. 다만 B-52처럼 100년을 넘을지는 불투명하다. 흥미로운 대목은 B-52와 TU-95의 뿌리가 한 곳에서 만난다는 점. 미국의 전략폭격기는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B-29에서 시작돼 B-36을 거쳐 B-52로 발전한 반면 소련은 TU-4를 출발점으로 TU-85를 지나 TU-95로 진화했다. 소련의 대륙간전략폭격기의 출발점인 TU-4가 바로 불시착한 미군의 B-29폭격기를 역설계한 불법 복제판이다.

콜트 M1911


◇이미 100년 넘은 무기도=이미 운용 100년을 훌쩍 넘긴 무기도 있다. 미 육군은 진작에 현역에서 제외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일선을 지키는 콜트 M1911권총이 주인공. 선보인 지 무려 108년이 지났다. 미국에서만 270만정이 생산되고 해외에서 정식면허뿐 아니라 불법 복제품까지 합치면 300만정 넘는 물량이 보급돼 전 세계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소폭 개량형인 M1911A1의 등장 시기인 1926년을 기준으로 삼아도 앞으로 7년 뒤면 100년을 넘긴다. 미 해병대는 M1911A1의 현대화 개량판인 M 45를 부무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1921년에 나온 M2브라우닝 중(重)기관총의 나이도 2년 뒤면 100세를 맞는다. 우리나라도 K6이라는 이름으로 면허생산해 전차와 장갑차 등에서 대량 사용 중인 이 기관총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각국에서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마땅한 대안도 없다. 교체하더라도 재생하거나 새로 만드는 식으로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언제까지 현역을 지킬지 주목된다. 장수 총기의 대표격인 M1911 콜트45구경 권총과 M2브라우닝 기관총의 설계자는 같은 사람이다. 둘 다 천재적 총기 설계자인 존 브라우닝의 도면에서 나왔다.



CH-47치누크헬기.


◇‘100년 현역’ 노리는 항공기 2종=
미 육군이 운용하는 CH-47치누크헬기와 미 공군의 C-130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엷어지는 분위기다. CH-47의 초도비행 시기는 1961년 말, 미국이 약 1,200대 생산한 이 기종의 경우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 최종 진화형인 P형(CH-47P)은 미 육군과 해병대가 수직이착륙헬기로 갈아타지 않는 한 오랫동안 현역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C-130수송기의 데뷔 연도 역시 1957년으로 오래됐지만 대체할 만한 전력이 마땅치 않다. 웬만한 군용수송기는 하나같이 C-130보다 작거나 커서 대체기종이 없다. 역으로 C-130이 우수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기를 뛰어넘은 한국형 전투기·헬기 나와야=100년이 지나도록 현역을 지키는 무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는 최소한 50년 이상 운용하게 된다. 보유대수가 가장 많았던 F-5 계열 전투기의 급속한 도태를 메우고 현재의 주력인 KF-16전투기 역할까지 맡으면 50년을 훌쩍 넘기게 된다. 기체 성능이 좋아 블록 2, 블록 3 등 지속적인 후속 개량형 모델 개발로 이어질 경우 최신형을 운용하면서도 ‘100년 현역 전투기’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 헬기도 마찬가지다. 4일에는 한국형 경공격헬기(LAH)의 엔진 가동과 시험비행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군단급 직할 항공대에 배속될 LAH 역시 한국 육군의 공격용 헬기 전력을 감안할 때 향후 반백년은 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