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베트남, 최악의 착취자" 트럼프, 새 타깃 정했나

중국산 제품 '원산지 세탁' 루트

베트남 '對中관세 우회로' 부상

美 관세 부과 약효 떨어뜨리고

中 대체생산지 '어부지리' 누려

對美 수출증가율 40% 웃돌아

트럼프, G2 무역전쟁 끝낸 후

베트남으로 함포 방향 바꿀 듯





“베트남은 중국보다 훨씬 작은 국가지만 미국에는 ‘최악의 착취자’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이슈와 관련해 돌연 베트남을 비판하고 나섰다. 베트남이 대중 관세를 피하는 ‘핵심 우회로’로 활용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효과가 크게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여기에 베트남이 중국의 대체 생산지로 떠오르며 미중 무역전쟁 특수로 인한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이 심화하는 점도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마무리되면 미국의 총구가 베트남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베트남은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베트남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베트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답 대신 “(베트남은) 최악의 착취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베트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판은 중국 제품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을 핵심 우회로로 삼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압박의 힘을 빼놓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산 제품이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 등을 거치며 원산지를 세탁한 뒤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미국의 대중 관세 효과를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필리핀·캄보디아 등을 거치며 원산지를 세탁해 미국에 들어가는 방법으로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 1~5월 베트남이 중국에서 수입한 전자제품 및 컴퓨터 수입량은 전년 비 81%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전자제품 및 컴퓨터 수출량은 72% 증가했다. 이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출된 제품이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행과 함께 베트남이 중국의 대체 생산지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베트남 간 무역 불균형의 폭이 커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 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지난 3월 말까지 베트남의 대미 수출 증가율이 40%를 웃돌며 다른 국가들을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에 수출하는 상위 12개 국가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크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은 같은 기간 13.9% 감소했으며 독일은 1.2%, 일본은 2.9% 성장에 그쳤다.

베트남 관세총국도 올 들어 4월까지 미국에 178억7,000만달러(약 20조6,523억원)어치를 수출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1% 증가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395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관세 폭탄을 피해 베트남으로 향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현상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마무리되는 대로 베트남과 관세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은 베트남과 무역현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미 미국이 베트남과의 무역 불균형에 대한 준비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