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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에 쫓긴 美 애브비, 보톡스 품었다

[630억달러 앨러간 인수배경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휴미라'

'임랄디' 등장 이후 매출 급감

특허만료 앞두고 성장동력 확보

치료질환별 1위간 맞손 급증

바이오 합종연횡 신호탄 전망도





글로벌 매출액 1위 의약품 ‘휴미라’를 개발한 미국 애브비가 ‘보톡스’로 유명한 앨러간을 전격 인수한 것을 놓고 글로벌 바이오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치료질환별 1위를 차지하는 기업끼리 맞손을 잡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른바 ‘승자 독식구조’가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제약·바이오기업 애브비는 630억달러(약 73조원)에 앨러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당 188달러로 전날 종가인 129.64달러에 비해 45%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으로 인수는 내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애브비의 앨러간 인수는 올 들어 체결된 글로벌 제약업계 인수합병(M&A) 중 BMS의 세엘진 인수액(740억달러)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애브비는 앨러간 인수를 통해 당기 순이익이 10%이상 상승하고 매출액 역시 4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제약사 중 매출 1위인 화이자의 매출 477억달러를 넘는다.

앨러간은 80억달러(약 9조 2,000억원) 규모의 전세계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 80%를 차지하는 보툴리눔톡신 ‘보톡스’의 개발사다. 보툴리눔톡신은 초기에 눈꺼풀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으로 출시됐지만 사각턱, 주름 개선 등에서 큰 효과를 보여 ‘회춘의 명약’이라고도 불린다. 치료영역에서도 다한증, 사시, 뇌성마비 등 10개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암세포와 연결된 신경을 차단해 초기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애브비는 앨러간을 인수하며 ‘보톡스’를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의 대표주자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로벌 매출액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미국 특허는 2023년 만료된다. 지난해 매출액 328억달러 중 휴미라(191억달러)의 비중이 60%에 달했던 애브비는 휴미라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이미 휴미라의 아성을 위협하는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기 시작한 유럽 시장에서는 매출액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 등 바이오시밀러의 잇따른 등장으로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되자 애브비는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일부 국가에서 ‘휴미라’의 80% 할인을 제시했을 정도다.

지난 1월에는 BMS가 세엘진을 740억달러에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일본 다케다가 샤이어를 659억달러에 품는 등 글로벌 제약사 간의 M&A가 잇따르고 있는 반면 국내 전통 제약사 사이의 인수합병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이번 합병은 최근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에 이어 국내 바이오업계의 인수합병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국내 총 시장 규모가 20조원대에 불과하고, 가장 큰 규모의 제약사가 매출 1조원을 겨우 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에만 10조원 넘게 쓰는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이 쉽지 않다”며 “각사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으면서 덩치도 키울 수 있는 업체간 M&A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지난해 8월 미국 임상 3상에 진입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이노톡스’에게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브비는 앨러간과의 인수합병을 설명하며 메디톡스로부터 도입한 이노톡스의 임상 3상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과거 동화약품의 기술수출 물질도 M&A를 거치며 무산된 적 있어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브비가 ‘보톡스’를 휴미라를 이을 대표주자로 꼽은 것은 바이오 업계에 큰 호재”라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끼리 서로 손을 맞잡는 합종연횡에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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