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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도 이탈...'反화웨이 전선' 균열 되나

메모리 수요 감소에 위기감

美기업, 화웨이와 거래 재개

설비투자 대폭 축소도 추진

국내기업 수급 숨통 '반사익'







마이크론 등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우회경로를 통해 중국 화웨이와 메모리 거래를 재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공장에서 만들지 않은 제품을 화웨이에 납품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황 하락으로 인한 메모리 수요 감소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인위적인 거래 단절까지 겹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무역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가면서 반(反)화웨이 전선에도 틈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마이크론은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메모리 감산 계획과 내년 설비 투자 대폭 축소를 공언했다. 메모리 업황이 내년에도 안 좋을 것임을 시사하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는 수급 측면에서 다소나마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마이크론과 인텔 등이 약 3주 전부터 미국 밖에서 생산한 수백만달러어치의 제품을 화웨이에 보내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중국 공장에서 만든 메모리를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달 미 상무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거래 제한 명단에 올리자 즉각 제재에 동참하며 납품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후 법률 자문을 거쳐 수출을 재개했다고 NYT는 전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2주 전부터 화웨이에 대한 제품 출하를 일부 재개했다”며 “일부 제품이 상무부의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상무부의 제재에 따라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제품이 미국 밖에서 제조되고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술 비중이 25% 미만이면 제재를 피할 수 있다.

마이크론의 화웨이 매출은 13%에 달한다. 무작정 거래를 끊기에는 부담이 크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거래를 끊을 경우 삼성·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점도 거래 재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이크론의 거래 재개는 지난 23일 영국의 반도체 설계 자산 업체인 ARM의 최대주주 손정의 회장이 “화웨이와의 거래 재개를 법리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이은 것이다. 실적 악화를 우려한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은 국가안보와 무관하다며 제 목소리를 내는 추세가 확연하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화웨이와 거래를 단절할 ‘진짜’ 기업 리스트를 만들기 위한 솎아내기가 진행 중”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날 발표된 마이크론의 3·4분기(3~5월)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매출은 48억달러로 시장 컨센서스(47억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이번 분기 실적에 무역분쟁 여파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마이크론이 D램과 낸드의 웨이퍼 투입량을 각각 5%, 10% 줄이고 오는 2020년 설비투자를 ‘현저히’ 감소시키겠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아직 라인 공정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서 더 나가 마이크론은 아예 D램은 5%, 낸드는 10% 기존보다 공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낸드는 생산 감소 폭을 기존 5%에서 추가로 5%포인트 늘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설비 투자도 크게 줄이겠다는 것이라 업황이 내년에도 어렵다는 의미”라며 “다만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마이크론이 먼저 공급을 줄이는 만큼 수급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재계의 한 임원은 “현재로서는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의 화웨이 거래 재개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부터가 불분명하다”며 “워낙 시나리오가 여러 갈래라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훈·박민주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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