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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드라마 업계가 난장판 안 되려면

문화레저부 나윤석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드라마 업계는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최근 만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파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그는 “법 시행에 맞춰 방송계 노사가 최근 회동해 오는 9월 이후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제작되는 작품부터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지만 당장 늘어나는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방송·드라마 분야는 지난해 7월 특례업종에서 삭제되면서 현재 주 68시간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의 처벌 유예로 근로자 300인 이상 방송사는 올 10월부터, 50인 이상 제작사는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근로시간 제한이 적용되면서 업계의 혼란은 벌써 가중되는 모습이다. tvN ‘아스달 연대기’의 제작사는 방영도 전에 노조로부터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SBS처럼 한시적으로 월화 드라마를 없애기로 한 방송사도 있다.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업계의 목소리에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 이전보다 제작비가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작비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 한류 산업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은 좋든 싫든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꿈을 얘기하기 마련인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현장에서 스태프의 인권에 소홀한 것만큼 이율배반적인 일도 없다.

한국에서 1년간 제작되는 약 130편의 드라마 가운데 방영 전에 미리 제작되는 작품은 10편이 채 안 된다. 나머지는 시청자의 반응이 좋으면 협찬이 붙고 그날그날 주어지는 쪽대본과 밤샘 촬영이 예사인 구조에서 만들어진다. 이런 시스템을 극복하는 해법은 사전제작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뿐이다. 주 52시간 규정을 지키면서도 훌륭한 작품으로 태어난 영화 ‘기생충’의 선례를 기억하면서 드라마 업계는 사전제작 시스템을 통해 ‘스태프 인권 보호’와 ‘작품의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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