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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ory] 레저·미디어 넘어 농산물 유통까지…김상열의 M&A는 진행형

[호반건설, 멈추지 않는 영토확장]

채소류 유통 1위 '대아청과' 품어

계열사 합병으로 10대 건설사 부상

풍부한 현금 바탕 스타트업 투자도





# ‘대아청과’는 국내 채소류 유통 1위 업체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내 도매시장 법인이다. 이 회사가 맞게 된 새로운 주인은 다름 아닌 건설업이 주력인 호반그룹이다. 호반그룹의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호반프라퍼티(옛 호반베르디움)’는 오는 8월30일 대아청과의 총 발행주식 50만주 가운데 51%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호반은 농산물 유통업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호반건설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 호반건설과 호반건설주택 간 합병으로 10대 건설사 반열에 오른 데 이어 레저·언론 미디어·유통·벤처투자 등으로 사업영역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어서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단골 인수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무차입경영’ 원칙 등 보수적 경영 기조를 이어오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호반건설은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어디까지 영역을 넓힐지 주목받고 있다”며 “한편에서는 급속히 커지는 덩치에 대한 경고음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역발상 투자’로 대형건설사로 성장=호반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상열(사진) 회장은 25여년 만에 호반을 중견 건설사로 성장시킨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1961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고등학교를 6년 만에 졸업했다. 조선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광명주택에서 일하다 28세에 호반을 설립했다.

김 회장은 역발상 투자로 호반건설을 키웠다. 위기 때 건설사들이 내다 판 땅을 싼값에 사들이는 방식이다. 지난 1997년 IMF 때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아파트 사업에 진출했다. 2010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또다시 바닥을 쳤을 때도 호반건설은 과감하게 택지지구를 저렴하게 매입해 향후 분양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호반은 초기에 유관업종 M&A에 나섰다. 2015년 우방이엔씨, 2016년 울트라건설을 인수해 건설 업계에서 세를 키웠다. 지난해에는 심지어 매출액이 10배에 달하는 대우건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부채를 확인하고 인수를 포기했지만 호반의 규모 확장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린 계기가 됐다.

건설사만 놓고 보면 호반은 이제 중견업체가 아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계열사 합병을 통해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10대 건설사에 올라섰다. 지난해 기준 호반건설(1조7,859억원)과 호반건설주택(2조1,619억원)의 평가액을 합하면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3조4,281억원)을 넘어 9위 SK건설(3조9,578억원)을 바짝 뒤쫓는다. 시공능력평가 기준만 놓고 보면 대형사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 현금력 바탕으로 영토 넓히는 호반
=호반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건설을 넘어 유통·레저·미디어·스타트업 투자 등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이면에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이 한몫을 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호반베르디움과 호반주택건설 등 여러 계열사를 포함해 2017년 연결기준 매출 6조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 자산도 1조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우선 레저 분야의 영토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2,500억원에 리솜리조트를 인수한 후 호반호텔앤리조트를 계열사로 출범시키고 올 초 SG덕평CC와 서서울CC 등 골프장을 잇달아 사들였다. 리솜리조트 리모델링에 1,500억원을 들였고 제천 리솜포레스트에는 호텔 동을 신축할 계획이다. 앞서 이 회사는 잇단 인수로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스카이밸리CC, 하와이 와이켈레CC 등 국내 7곳, 해외 1곳에서 스포츠레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호반베르디움은 올해 호반프라퍼티로 이름을 바꾸고 유통 업계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호반에서 운영하던 스트리트형 쇼핑몰 아브뉴프랑을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 업체 대아청과 인수를 계기로 직접적으로 유통업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광주방송(KBC) 인수 이후의 미디어 산업 진출도 눈에 띈다. 25일 포스코가 소유한 언론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서울신문 지분 19.4%를 얻어 3대 주주가 됐다. 포스코 소유의 한국경제 지분 0.15% 도 취득했다.

◇커지는 덩치, 경고도 동시에 나와=호반은 벤처투자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 2월에는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도 설립했다. 별도 법인과 호반이 함께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가 투자한 벤처회사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안정적인 건설업과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호반건설은 연내 IPO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다양한 투자와 M&A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덩치가 커진 만큼 우려도 공존한다. 당장 언론사 진출을 두고 서울신문 노조는 대기업의 경영권 개입을 우려하는 성명을 내며 문제를 제기했다. 커진 덩치에 맞게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타 기업의 사례를 볼 때 규모를 키워가던 회사가 리스크 관리에 소홀해지면서 한순간에 무너진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김 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도 중장기적 해결 과제다. 장남인 대헌씨는 호반건설, 차남 민성씨는 호반산업, 장녀 윤혜씨는 호반프라퍼티의 최대주주다. 얽혀 있는 내부거래 의혹과 상속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IPO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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