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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24시] 전인미답 험로 앞에서 ‘다함께’ 하는 법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경제위기 딛고 성장해온 한국경제

준우승 신화 쓴 U-20대표팀처럼

포용과 인정으로 '원팀' 거듭나야

4차 산업혁명 개척자 될 수 있어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지난 16일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은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한국의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남기고 끝났다. 우리 젊은이들이 이만큼 성장한 것을 보는 놀라움과 즐거움이 컸지만 우승의 문턱에서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그러나 열심히 준비하고 최대한 뛰었기에 후회 없다는 젊은 선수들의 당찬 소감을 들으며 결과에 연연하는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반성하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준우승이라는 좋은 결과와 함께 눈이 가는 것은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감독의 두툼한 책자다. 얼마만큼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패배했다는 점이다. 지키지 못한 것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라 앞서 나간다는 것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재성장에 성공한 가운데 미지의 21세기를 마주한 한국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나가는 게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참고할 것이 많지 않은데 경쟁과 견제는 더욱 심해진다는 점 때문이다. 누군가를 뒤쫓아갈 때는 선례가 있기에 그 공과를 학습해 추진하면 되지만 추격에 성공해 앞에 나란히 서거나 앞서 나가면 이제는 스스로 앞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목표를 어떤 방법으로 추구할지 정하고 추진해야 하는데 참고할 대상은 별로 없고 경쟁자의 견제와 추격해오는 후발자의 도전은 거세지기 때문에 어려움이 큰 것이다. 또 앞선 대열에 서면 선발자로서의 책임도 커지기에 어려움은 배가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이 마주할 미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지난 100년간의 변화와 또 다른 ‘전인미답’의 모습일 것이기에 선택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후발주자인 중국의 추격과 견제는 물론 혈맹인 미국이 방위비 분담의 증액을 요구하고 유사동맹국으로 얘기되는 일본이 국제법 준수를 이유로 비판하는 것도 그것을 비난하기 전에 성장한 한국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고 책임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자칫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려는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앞서 가는 것의 어려움을 증가시킨다.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추가 득점을 추구하는 공격적 성향 보다 현재의 승리를 지키려는 수세적 성향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나 효과적인 측면에서 어느 것이 더 좋은 전략인지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수세적 성향을 강화할 경우에는 행동반경이 좁아지면서 정신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런 사례들이 많이 목격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르기도 하지만 지나친 위축도 일을 그르치게 된다. 따라서 결국은 양자를 적절히 혼합해야 함에도 그것이 쉽지 않다. 지난 수십 년간 성장이냐 분배냐를 놓고 진행된 논의는 그것이 결국 균형 또는 융합의 문제임에도 선택의 문제로 진행돼 혼란을 가져왔는데 이러한 혼란이야말로 앞서 가는 일의 어려움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새로운 과학기술 환경을 마주하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함에 따른 비용과 책임, 그리고 위험 부담을 지불해야 하는 한국이 취해야 할 태세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U-20 월드컵 대표팀이 외친 “우리는 하나”라는 모토가 떠오른다. 선수와 스태프가 혼연일체가 돼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시합에 임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설명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로 들리지만 새로운 미래 환경을 마주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교훈이라고 하겠다. 기존의 여건에 더해 이제까지 아무도 가본 적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미래는 다 함께 하나가 돼야 개척해나갈 수 있다. 하나가 되자고 해서 서로의 차이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해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더 큰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인식의 지평을 넓혀 자유대한민국의 수호 및 발전이라는 목표하에서 보수와 진보, 성장과 분배, 부자와 빈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해 다 함께 하나가 되는 것만이 강소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우선적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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