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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90>CB650R에 마음을 빼앗긴 소감

혼다 4기통 모터사이클 CB650R 시승기

강화도에 가시면 새우튀김을 드십시오

Q. 네오 레트로를 표방한 날렵한 디자인, 동급 유일의 직렬 4기통 엔진, 혼다. 무슨 바이크일까요?

답은 CB650R입니다. 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예쁜 디자인에 끌려서 CB650R을 시승하게 됐습니다. 황동색으로 돋보이는 엔진부, 유연한 곡선읕 자랑하는 네 줄의 매니폴드, 원형 헤드라이트가 그렇게 예쁘더군요. 대신 주행감, 재미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었더랬습니다. 지금까지의 혼다가 그랬듯 ‘얌전한’, 그래서 조금은 심심한 바이크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혼다코리아 주차장에서 CB650R과의 첫 대면




하지만 경기도 오산(천년 묵은 사골드립 죄송)이었습니다. 테헤란로를 지나 강북으로 올라오는데 이미 너무나 취향저격이고 재미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실크 위를 달리는 듯한 부드러운 주행감이 너무너무너무 러블리했습니다. 저는 디젤자동차보다는 조용한 휘발유차, 가능하다면 더 조용한 하이브리드차를 선호하고 시끄러운 배기음을 싫어하는데 CB650R은 정말이지 부드럽고 차분했습니다. 649㏄의 미들급 모델이라도 4기통이기 때문에 가능한 주행감입니다. 진동은 놀랄 만큼 적었습니다. 신호대기 중 문득 핸들바를 잡고 있는 손이 너무나 편안해 마치 시동 꺼진 바이크를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요.

선명하게 기억되는 CB650R의 수많은 장점들..(아련)


그러면서도 고RPM에선 치고 나가는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계속 KTM 390듀크가 재밌다고 그렇게 찬양해 왔는데, 재미의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CB650R도 제 바이크 라인업에 추가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CB650R, CBR650R의 직렬 4기통 엔진은 약 7,000RPM에서 회전수가 늘어날수록 짜릿한 주행감을 자랑한다”는 것이 혼다코리아 측의 설명입니다. 구모델 대비 출력이 5% 향상됐다더군요.

그리고 배기음. 폰카로 찍은 영상(아래 영상이 안 보이시는 분들은 클릭)에서는 카랑카랑하는 고음이 더 크게 잡혔지만 실제로는 낮고 묵직한 제트기 같은, 4기통 특유의 배기음을 자랑합니다. 도도도도동 하는 단기통 배기음이 약간 방정맞은 390듀크, 마냥 클래식한 W800 배기음을 주로 듣다가 이런 미래적이면서도 중후한 사운드와 달리다보니 신나서 잠깐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CB650R은 다루기가 참 쉽습니다. 시승용 바이크를 지하주차장에서 꺼내(?)올 때만 해도 조심조심 엉금엉금 기어나왔는데 너무나 금세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바이크 공차 중량이 202㎏로 가벼운 편은 아니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밸런스가 잘 잡힌 덕에 내려서 밀고 끌 때는 체감 중량 170㎏ 정도, 달릴 때는 150㎏ 정도로 훨씬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힘 센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언제나 바이크 무게와 시트고에 예민하거든요. 지금까지의 설움에 대해서 3박4일 동안 풀어놓을 수도 있지 말입니다.

이런 마인드로 꿋꿋하게 바이크를 계속 타는 나...크윽 인간승리


워낙 가볍게 잘 달리는 데다, 특히 조향각이 넓어서 유턴도 쉽게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덩치큰 시승차로 유턴하는 데 트라우마가 많은 데도 CB650R은 너무나 편안한 마음으로 유턴할 수 있었으니까 이건 정말 믿어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코너링. 강남에서 시승차를 인수해서 강북으로 데려오는데 너무 재밌어서, 솔직히 헬멧 안에서 실실 웃으면서 강남을 통과하고는 급 북악스카이웨이를 들렀습니다.

백년마다 한번씩 가는 북악스카이웨이. 시승차로는 더더욱 가본 지가 오래인데 이날만은 바로 집에 가기가 아쉬웠습니다.


분명 오늘 처음 탄 바이크인데 마치 1,000㎏을 같이 탄 차처럼 제 몸에 촥촥 감겨서 코너를 돌아주더군요. 뭘 어떻게 만들어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건지 사실 저는 잘 모릅니다만, 바이크 조금 타보신 분들이라면 바로 느낌이 오실 겁니다. 북악이 집에서 너무 가까워서 안 간지 오래였는데 오랜만에 즐겁게 북악 와인딩을 즐겼습니다. 초보라도 금세 쉽고 편하게 탈 수 있는 바이크라는 점에서 역시 혼다스러웠습니다.

서스펜션은 적당히 물렁하면서 달리는 중의 피로감을 막아줍니다. 브레이킹은 정말 딱, 모자람 없는 수준에 아주 딱 맞췄다는 느낌입니다. 시승을 위해 강화도 곳곳을 달려봤는데, 정말 불편하거나 거슬리는 점 하나 없이 마냥 신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제가 써놓고도 진부한 SNS 광고 같은 느낌이지만 정말 저의 소감은 그랬습니다.





갑툭튀 강화도 투어 정보...이 곳의 새우튀김이 맛있다는 검증된 소식!!


강화도는 새우튀김이지!!!


동막해변에 갔더니 역시나 자리를 지키고 계신 NPC


ABS뿐만 아니라 미끄러운 길에서 앞뒷바퀴의 속도 차이를 산출해 연료 분사량을 조절함으로써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헉헉;;;) 혼다 셀렉터블토크컨트롤(HSTC), 급하게 저단 기어로 바꿀 때 뒷바퀴 잠김을 막아주는 어시스트 슬리퍼 클러치도 적용됐습니다. 그리고 타면서 전혀 몰랐지만(…) 변속 타이밍이 요 때다!하고 계기반에서 알려주는 시프트업인디케이터도 적용돼 있다고 합니다. 일본 판매 가격과 별 차이 나지 않는 가격(1,086만원)도 합리적입니다.

CB650R의 미니멀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계기반


열혈 라이더 포오즈. /사진제공=애독자 류모씨(특별히 다리 길어보이게 찍어줌)


그렇게 저는 CB650R에 마음을 빼앗겼고, 이번 시승기는 찬양 일색이 되었습니다. 총평하자면 CB650R은 도심에서는 편하게, 교외에서는 편하면서도 재미있게 탈 수 있는 바이크입니다. 이렇게 끝내면 아쉬우니까 굳이 모자란 점을 꼽자면 라이더의 성향에 따라 ‘재미’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 정도일 것입니다. 재미를 기준으로만 보자면 경쟁자가 많긴 합니다. 이미 많은 바이크를 겪었으며 특히 빠르게 치고 나가는 고배기량 바이크에 익숙해져 있다면 CB650R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편안하고 쉬우면서도 이 정도 재미까지 한꺼번에 갖춘 바이크는 드물 것이라는 점! 어쨌든 저는 정말 강력 추천한다고 굳이 TMI를 살포하며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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