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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치 안정 속 금리 하락국면으로...금값 올라갈 여력 충분

[머니+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금이 금값이 되는 시대가 온다

한달새 7% 급등했지만 아직도 높은 가격으로 볼수 없어

투자자들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에도 의문 품기 시작

"현 상황 금값에 우호적인 환경" 투자자금 유입 이어질듯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고금을 막론하고 세상 어디에서건 금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 받아왔다. 그렇다고 모든 투자자들이 금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유명한 투자의 대가들 중 워런 버핏이 대표적인 금 무용론자이다. 가치투자를 자신의 투자철학으로 삼고 있는 버핏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내거나 실질적인 활용도를 지닌 자산에 한해서만 투자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러한 관점으로 금을 판단한다면 이 두 가지 기준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금은 주식, 채권과 달리 배당이나 이자를 지급받지 못하고 오히려 보유비용만 발생한다는 점에서 일견 버핏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워런버핏식 가치투자만으로 금을 평가하기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금의 가치는 이익창출능력이 아닌 이 독특한 물질의 희소성과 보존성에 근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의 총량은 24만톤 내외로 추산되는데 이 중 17만톤은 이미 채굴됐고 지금도 매년 3,500톤이 신규로 채굴되고 있다. 단순계산으로는 20년 안에 매장된 모든 금이 고갈되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모든 자원들이 그렇듯 금도 향후 기술발전에 따라 채굴 가능 규모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자원들과의 상대적 비교에서 금은 분명 매우 희소한 자원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금의 가치는 단지 희소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만도 아니다. 금은 화학적으로 볼 때 극히 안정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산화가 발생하지 않는 종류의 금속이다. 즉, 시간이 흘러도 녹이 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물리적 가치에 훼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 중요한 특성으로 인해 지난 수천년 동안 금은 모든 문화권에서 가치판단의 척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과거 수많은 형태의 화폐들이 발행됐지만, 이 중에 오직 금만이 현대사회에서도 동일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 현재 유통되는 화폐 중 먼 미래사회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으로는 역시 금이 유일할 것이다. 금의 가치는 금에 내재돼 있는 이러한 깊은 신뢰를 통해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변동 측면에서 보자면 금은 안정성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과 비교해보면 금 가격의 최근 30년 동안의 평균 변동성은 15.1로 미국주식 S&P 500지수의 같은 기간 변동성 14.4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시장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금 가격의 등락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을 안전자산으로 분류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금 가격 변동에 주로 작용하는 외부변수로는 시장금리와 달러 두 개가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금 가격은 대체로 금리 및 달러가치와 반비례하는 특성을 보인다. 금리가 상승하면 금값이 압박을 받고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금값이 상승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무수익 자산으로서 금의 핸디캡이 다소 완화되게 된다. 또 금리하락에 따라 시중유동성이 증가하면 인플레이션 효과에 의해 상대적으로 금의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 투자를 고려하는 입장에서 지금은 어떤 환경일까. 시장금리는 지난해 4·4분기에 고점을 찍고 하락국면으로 돌아섰다. 올 하반기 한국과 미국 모두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에서 내년까지 저금리 기조에 갑작스런 전환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달러를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난 1·4분기까지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달러 강세가 진정되는 국면이다. 달러가치가 안정되는 가운데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현 시장상황은 원론적으로 금 가격에 분명 우호적인 환경이다. 실제로 최근 1개월 사이 금 가격은 7% 내외 급상승했다.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변수가 추가되었는데 투자자들이 글로벌 증시의 추가상승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경기둔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이미 역사적 고점까지 상승한 증시의 조정가능성을 투자자들은 경계하고 있으며 이러한 판단은 최근 금에 대한 투자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 가격은 현재 온스 당 1,350달러 내외까지 빠르게 상승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없는 가격대이다. 지금 가격은 9년 전인 2010년의 가격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미국증시는 2배 이상 급등했지만 금은 2011년 1,900달러까지 한 차례 상승한 이후 수년 동안 오히려 하락만 해왔을 뿐이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금은 현 가격 보다 하락할 여지는 크지 않지만 반대로 올라갈 여력은 매우 풍부한 가격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금이 금값이 되는 시대가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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