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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원전 핵심기술 유출 또 없다는 보장있나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수출한 한국형 원자로의 핵심기술이 해외 원전업체에 통째로 유출돼 국가정보원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원전기술은 ‘냅스’라는 소프트웨어 등으로 원전의 정상 가동 여부를 진단하는 프로그램이다. 개발과정에만도 1,000억~2,000억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됐으며 전략물자로도 지정돼 있다. 이 기술을 다른 나라가 확보하게 되면 원전 운영·정비단계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어 우리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앞으로 한국형 원전 수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니 걱정스럽다.

국정원의 수사 대상자는 한국수력원자력 퇴직자로 UAE 원전업체로 이직하며 핵심 소프트웨어 등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국내 원전업계 종사자가 기술을 빼내 해외에 넘기려 했다는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탈원전정책으로 원전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외국 회사로 옮기는 국내 기술인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등지는 원전인력이 많을수록 기술유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과 달리 수사망에 포착되지 않은 사례가 더 있을 법하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원전인력 이탈은 탈원전정책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답답한 노릇이다. 그 사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트라우마가 있는 일본조차 원자력 인력 양성을 논의할 부처 합동회의 신설을 추진하는 등 경쟁국들은 원전산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처럼 한국만 역주행하면 원전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핵심인력의 한국 탈출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기술인재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면 굳이 설계도를 빼내지 않아도 우리가 독자 개발한 원전기술이 고스란히 넘어갈 수 있다. 그만큼 기술유출이 많아지고 결국 원전 수출경쟁력은 곤두박질칠 게 뻔하다. 더 늦기 전에 탈원전정책의 속도조절을 통해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절실하다. 마침 19일이면 탈원전 선포 2년이 되니 정책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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