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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미만 사업장 84% 최저임금 탓 경영난…"가족까지 동원"

[中企 '최저임금 동결' 공동성명]

경영난 원인 100점 만점에 60.3점

2년 전 조사 대비 40.2% 올라

5인미만 소기업은 74.8점 달해

김기문 "근로자도 양보를" 호소

수도권에서 벨트 업체를 운영하는 김철수(가명) 대표는 얼마 전부터 아내와 자녀들을 회사로 불러 이들과 함께 제품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발주업체는 납품단가를 올리지 않았는데 직원 월급, 식대, 집세, 관리비는 전부 올랐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운영이 안 돼 식구끼리 벨트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 5명을 둔 니트편직 하청업체 대표 박철수(가명)씨도 “대기업은 마진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직원 급여를 올린 뒤 하청업체에 그 비용을 전가한다”며 “우리 같은 중소하청업체들은 이 상태로 가다가는 공장 운영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의 목소리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실태조사 사례 중 일부다. 최저임금 인상을 경영난을 야기한 요인 1순위로 꼽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27일)이 8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데다 고용 참사까지 빚어지면서 ‘최저임금 동결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업계의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본지 6월18일자 1·4면 참조







18일 중기중앙회가 357개 영세중소기업(2차 벤더 이상 제조업·도소매업·음식숙박업·기타서비스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영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영난의 이유를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꼽은 답변이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5월 실시한 동일 항목 조사(43점)에 비해 40.2%나 올랐다. 종업원 5인 미만의 소기업은 74.8점까지 점수가 치솟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최저임금 인상을 경영난의 원인으로 여기는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현장의 위기감이 1년 새 깊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납품단가와 제품 가격 상승의 반영비율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절반도 안 되는 30.9점에 그쳤다. 이는 최저임금 문제를 인건비 등 비용 문제뿐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구조적인 문제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소제조기업의 44%는 수급기업이다. 수급기업의 모기업 납품 비율은 81%에 달해 납품 단계에서 인건비 인상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하도급법 개정으로 노무비 인상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권이 생겼지만 기업들이 신원 노출을 두려워해 이용실적이 전무한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영상황에 대해 ‘어렵다’는 응답이 60.8%로 가장 많았다. 5인 미만 업체의 경우 이 비율이 84.8%까지 올랐다. 감내할 수 있는 내년 최저임금의 평균치는 8,340원으로 2018년도 최저임금보다 오히려 10원 낮았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동결’을 택한 비율이 67.2%로 가장 높았다. ‘인하’를 주장한 의견은 13.8%다. 만일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대응 방법으로는 ‘신규 채용 축소’가 2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존 인력 감원(23.2%), 대책 없음(17.1%), 대응 필요 없음(15.4%), 사업 종료 검토(7.8%) 순이다.

한편 중기중앙회·여성경제인협회·벤처기업협회·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15개 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년간 과도한 인상에 따른 현장의 부작용과 제반 경제여건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며 “4대 보험료 등 법정 비용 부담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직원 수를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단체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최저임금 동결 주장에 따른 노동계의 우려에 대해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을 사용자 측에서 감내했다”며 “근로자 측에서도 중소기업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달라. 올해만큼은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최저임금 사안을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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