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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한미일 대북공조 복원 시급하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北 발사체 싸고 이례적 불협화음

북핵, 다른 문제와 결부시켜선 안돼

한·일 정상 긴밀한 협력관계 복원

3국 정보교류 등 공동대응 재개를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30일 화성 15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끝으로 스스로 지켜오던 미사일 발사 유예를 521일 만에 깨고 5월4일 자칭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달 9일에도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면서 다시 도발 국면으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과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으면 우리 정부는 외교부·국방부·국가정보원 등 관련 부처들이 신속하게 발사체의 성격과 위협의 정도를 분석하는 한편 미국·일본과 도발 수위에 맞춰 각급에서 즉각 접촉해 상황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향을 협의했다. 이후 한미일 3국은 상호 조율된 데 따라 정부 입장을 대외에 발표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유엔안보리 등의 조치를 위해 현지 공관을 통해 협력에 착수했다.

이번에도 3국 간에 의견 교환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말이 다 제각각이다. 같은 미사일을 놓고 우리는 ‘불상의 발사체’라고 부르며 아직 정체도 밝히지 못하고 분석 중인데 일본은 일찌감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미국은 한술 더 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무기’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반면 참모들은 일본과 동일한 평가를 내놓음으로써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같은 달 6일 미일 정상 통화 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미국·중국·러시아·국제사회와 모두 협력해나가겠다고 하면서 한국만 쏙 뺐다. 다음날 한미 정상 통화 결과에 대한 우리 브리핑에서도 한미 간 긴밀한 공조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만 있을 뿐 어디에도 일본과 함께 3국이 공동으로 대처해나간다는 얘기는 보이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한일 양국관계는 역대 최악이다. 지난해 일제 강제 징용 배상 결정, 위안부 지원 화해치유재단 해산, 양국 해군 간 갈등으로 악화한 한일관계는 일제 전범기업들의 국내 자산 매각 절차가 개시되고 일본 정부가 한일청구권 협정에 의거한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청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과거 양국이 역사 인식 문제, 영토 문제 등 어려운 관계하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큼은 협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끈기 있게 경주해온 노력마저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 한일의 대북 공조 약화는 한미일 3국의 대북 억지력과 협상력 저하를 가져옴으로써 북핵 문제의 해결을 저해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역학 구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만큼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우선 한일 양국 지도자들이 지체 없이 만나야 한다. 일제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당장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자체를 방기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 양국 정상이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밑에서 움직일 수 있다. ‘톱다운’ 방식은 북한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일본과의 외교에도 필요하다.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 일치된 전략과 로드맵을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 아베 총리는 5월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회담을 제안했다. 성사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미일 간의 긴밀한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일이 북한 문제를 양자관계의 종속변수로 다루는 한 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도 복원해야 한다. 3자 정보공유협정에 따른 북한 핵·미사일 정보 교류를 확대하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경보 훈련을 재개하는 한편 북한의 불법 해상환적 등 안보리 제재 위반 행위에 대한 공동 대응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과거 3국의 안보 협력에는 미국의 역할이 긴요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올바른 인식과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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