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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수직 계단으로 연결된 부잣집, 계층 양극화 표현했죠"

■칸 경쟁부문 오른 '기생충' 공식 회견

"계단 많이 나와 '계단 시네마'라 불러"

외신 "봉, 기발한 작품으로 컴백"호평

25일 폐막식서 본상 수상 기대감 커져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계단과 같은 수직적인 이미지로 계층과 계급의 양극화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50·사진) 감독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계단이 하도 많이 나와서 제작진끼리는 ‘계단 시네마’라고 부를 정도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7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기생충’은 백수 가족의 장남이 부잣집의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봉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이며 송강호·이선균·조여정·최우식 등이 출연한다. 봉 감독의 작품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17년 ‘옥자’에 이은 두 번째다. 전작인 ‘괴물’ ‘도쿄!’ ‘설국열차’는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칸국제영화제가 펼쳐지는 프랑스 현지에서 공식 포토콜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봉 감독은 “영화 속 배경의 90% 이상이 집 안에서 벌어지는데 특히 부잣집은 수직적 구조로 돼 있고 계단이 그것을 연결하고 있다”며 “세계 영화 역사에서 수직적 공간은 계급이나 계층을 나타낼 때 많이 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국에만 있는 ‘반지하’라는 공간을 통해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려 했다”며 “이는 서구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지점”이라고 소개했다.

봉 감독은 자신을 “(예술영화가 아닌) 장르영화 감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장르를 받아들이되 장르의 규칙을 잘 따르지는 않는다”며 “(장르의 규칙이 어긋나고 변주되는) 그 틈바구니로 사회 현실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 한국 장르 영화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한국 장르 영화는 할리우드 장르 영화의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며 “열린 공간을 통해 정치적인 부분, 인간적인 고뇌, 한국인들의 삶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온다. 한국 장르 영화에 사회적인 요소가 없으면 어색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배우들도 영화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백수 가족의 가장을 연기한 송강호는 “봉 감독은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을 매 작품에서 놓치지 않는다”며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이자 한국 영화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회견에 앞서 영화가 공개된 이후 현지 매체와 외신들은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봉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 ‘괴물’ 등을 언급하며 “웃음은 더 짙어졌고,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더 악랄해졌으며 흐느낌은 더 절망적이다. 봉준호가 기발한 작품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잡지 ‘르 필름 프랑세즈’는 현재까지 공개된 경쟁 부문 상영작 가운데 최고 평점인 ‘황금가지종려’ 마크 4개를 부여했다. 매체 평가가 본상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드 글로리’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정도를 제외하면 마땅한 화제작이 없어 ‘기생충’의 수상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기생충’의 수상 여부는 25일 오후 열리는 영화제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영화 ‘기생충’의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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