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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간다] 이득희 의료로봇연구단장 "AI·빅데이터와 융합…스스로 움직이는 시술로봇

■ KIST 중재시술로봇 '닥터허준'

반복작업 자동화…정확한 치료가능

의료로봇 제작·상용화 성공하려면

시장흐름 읽고 유연한 개발 필요

임상 등 인허가 절차도 개선돼야

이득희 KIST 의료로봇연구단장이 지난 3일 서울 하월곡동 본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앞으로 시술·수술로봇 개발이 가야 할 방향은 자동화입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할 것입니다.”

이득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장은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본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앞으로의 연구개발(R&D) 방향을 소개했다. 그동안 개발된 국내외 주요 수술 및 시술로봇들은 조종의 상당 부분을 인간에게 맡겼지만 앞으로는 로봇 스스로 간단한 의료작업들을 스스로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루틴하고 반복적인 일들을 (수술로봇을 통해) 자동화한다면 의사들의 피로를 줄이고, 치료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더 나은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수술로봇 자동화를 추구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로봇의 자동화가 높아진다면 임상 현장에서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우선 엑스레이를 비롯한 각종 광학·전자기장비 등으로 촬영한 환자의 환부와 그 주변 영상을 3차원(3D) 입체영상 모델로 만든다. 이를 바탕으로 AI가 적절한 시술계획 수립을 돕는다. 해당 계획에 따라 시술이 이뤄지도록 로봇은 스스로 자동제어하게 된다. 이 단장은 이 같은 구상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빠르면 3~4년 내에 이처럼 자동화된 시술로봇을 시제품 수준까지는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의료로봇 제작 및 상용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기술개발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을 비롯한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시술로봇 ‘닥터허준’의 경우가 그 대표적 사례다. 그는 “우리도 원래는 (닥터허준을 만능 중재시술로봇으로 개발하려던 게 아니라) 척추디스크 질환에 특화된 내시경 척추시술로봇으로 개발하려는 목표였다”며 “하지만 5년간 개발하다 보니 그 사이에 시장 상황이 변화했더라”고 전했다. 그가 언급한 시장 상황 변화란 전 세계적으로 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수술 로봇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을 뜻한다. 대신 저가의 보급형 시술로봇의 수요가 확대된다고 판단했다고 이 단장은 말했다. 이에 따라 닥터허준을 모든 종류의 정밀 중재시술에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로봇플랫폼으로 개발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서 로봇수술을 가장 많이 실행했던 의사인 나군호 세브란스병원 교수도 지난해 닥터허준을 경험해보고 나서는 “이런 중재시술로봇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평가했다고 KIST 로봇개발진은 전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계의 자본 규모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로봇신기술 도입에 대한 도전정신은 매우 높다고 이 단장은 평가했다. 국내 의료진도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이고, 임상 실력이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어 대한민국은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기에 최적지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그는 행정당국의 보수적인 인허가 절차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환경을 개선해준다면 의료로봇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단장은 “의료기기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만큼 안정성을 매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 의료 당국의 입장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다만 믿을 만한 의료진과 공인된 신뢰성을 갖춘 로봇기술 전문가들이 안전하다고 인정한 기술에 대해서는 인허가 절차의 속도를 보다 높일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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