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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 로버트H 싱어 교수 "HHMI, 노벨상 29명 배출은 자율성의 힘"

'HHMI 연구환경과 시사점' 발표





미국 워싱턴DC에서 가까운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있는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의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바이오생명과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이 한 건물당 50여명씩 신경과학이나 연구장비 개발 등 새로운 도전적 분야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캠퍼스는 지난 65년여간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HHMI의 바이오생명과학 연구개발(R&D) 심장부에 해당한다.

로버트 H 싱어(사진) 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연구원들은 캠퍼스 내 주택과 음식 서비스가 제공돼 다른 것에 신경을 최대한 덜 쓰게 만드는 환경에서 원한다면 1주일 24시간 내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지가 5월14~1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19’에서 HHMI의 연구환경과 시사점을 발표한다. 이번 서울포럼에서는 HHMI,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공동으로 세션을 진행해 올해 20조5,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R&D 예산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HHMI는 TWA항공 설립자인 고(故) 하워드 휴스가 1953년 무려 148억달러의 기금을 내 만들었다. 현재는 200억달러로 기금이 불었다. 싱어 선임연구원은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우수 과학자들을 선발해 후한 연구자금을 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이나 미국과학재단(NSF) 등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자에 비해 지원도 많고 자율성도 더 보장된다는 얘기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독창적 연구자 지원하고 ‘동료평가’ 통해 검증하라”

■특별강연-로버트 H 싱어 HHMI 선임 연구원



로버트 H 싱어 선임연구원이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에 위치한 자신의 연구실에서 실험 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HHMI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 결과를 적고 있다. /사진제공=HHMI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전경. /사진제공=HMMI


“만약 연구자들을 더 자유롭게 하고 제약은 줄인다면 한국에서도 연구개발(R&D) 성과를 더 많이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버트 H 싱어(사진)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 R&D 예산을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 기업에 쓰고 있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한국 과학 質 높지만 제약도 많아

자신의 아이디어 개발 풍토 필요

HHMI 철학, 보고서 아닌 독창성

예산지원·평가땐 동료평가제로

그는 우선 한국과 미국의 R&D 경쟁력과 관련, “한국에서의 과학 훈련이나 과학자의 질은 확실히 미국만큼이나 좋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곧바로 “한국 연구풍토에 관해 받은 느낌은 유능하고 잘 훈련된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어 선임연구원은 한국 출신 포닥(박사후연구원) 등과 연구한 경험이 많아 한국 연구계가 낯설지 않다. 특히 R&D 선정과 평가 과정에서 동료평가제도(peer review system)의 유용성을 들며 한국이 HHMI의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이나 미국과학재단(NSF)은 예산을 지원하고 평가할 때 동료평가제도에 의해 이뤄지는 연구자 주도 펀딩 방식이 창의성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 모델을 따른다면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수의 특출한 과학자를 선발해 집중 지원하며 완벽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HHMI의 연구 기획·선정·평가시스템을 한국 R&D 시스템에 곧바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동료평가와 자율성이라는 화두는 적극적으로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올해 20조5,000억원의 정부 R&D 예산을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대학·기업에 지원하며 개별 연구 과제만 6만개를 훌쩍 넘는다.



HHMI의 철학은 프로젝트가 아닌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관심을 갖는 연구에서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싱어 선임연구원은 설명한다. 200억달러(22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며 대략 350여명의 연구자를 집중 지원한다. 그는 연구자 선발과 관련, “보통 교수나 연구기관 연구원 등 독립적인 연구자가 된 뒤 5~10년 이내 연구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HHMI 연구원으로 뽑힌다”며 “연구자들은 20분간의 대화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제시하는 경쟁을 거친다”고 소개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연봉을 대학에서 받던 것보다 더 많이 받고 연구비도 연간 100만~200만달러(11억~22억원가량)나 받아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그도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로서 대학에서 연봉을 받지 않는 대신 HHMI에서 교수 연봉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엄청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그는 “매년 몇 차례 회의에서 연구를 발표할 때 모든 연구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며 “5년마다 지원 연장 여부를 검토받는데 기준은 보고서가 아니라 연구의 혁신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HHMI는 돌파구를 열 만한 뛰어난 연구자를 철저히 검증해 뽑은 뒤 믿고 맡기고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자를 선정할 때 얼마나 도전적이고 창의적으로 연구해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고 선정하면 맘껏 연구할 수 있게 맡긴다는 것이다.

그는 15일 ‘서울포럼 2019’ 개막식에서 카를로 로벨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의 기조강연 뒤 토론을 하고 다음날 ‘기초과학: 연구환경과 정책의 조화’를 주제로 HHMI의 연구문화를 강연한다. 그는 “서울포럼에서 HHMI가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델로 기여하고 있음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美선 정부 넘어 부자들 과학 기부

투명한 R&D 조성, 부정 방지도

미국 부자들의 과학발전을 위한 기부문화도 언급했다. 그는 “HHMI는 하워드 휴스가 준 선물인데 최근에는 윌리엄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가 (500억달러가 넘는) 재산을 세계 보건을 위해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부자들의 기부 문화와도 관련이 있지만 미국 정부가 과학 연구의 모든 측면을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측면도 있다는 것. 그러면서 NIH와 NSF의 지출이 현재 연 5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자선기금과 산업계 기금도 비슷한 액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한국 과학계에서 이슈가 된 연구부정에 관해서도 의견을 냈다. 그는 “미국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연구자는 극소수이다. 또한 실험실에서 석·박사 학생들과 박사후연구원들이 서로 자신의 연구를 토론하게 함으로써 사기를 방지한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부정이 발생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보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개방적이고 투명한 R&D 환경이 필수적이고 멘토는 연구 지원과 감독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HHMI뿐만 아니라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자도 자율성을 부여받되 만약 연구부정을 저지르다 적발되면 교수 자리에서 파면되는 것은 물론 대학으로부터 민형사 소송을 당하게 된다. 관리 위주 연구행정에도 연구부정이 끊이지 않고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치는 한국 연구계와는 풍토가 다르다.

한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중국 학생 연구원 채용이나 공동 연구과제에 제동을 걸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학생들 중 대다수가 중국인이고 그 자질이 우수해 앞으로도 계속 미국에 와서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로버트 H 싱어는…살아있는 세포서 ‘RNA 단일분자’ 관찰법 개발

癌 전이과정 규명에 큰 기여

로버트 H 싱어(사진)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살아 있는 세포에서 단일 mRNA(messenger RNA) 분자를 관찰할 수 있는 영상 도구를 개발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해왔다. 이를 통해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해왔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오벌린대에서 물리화학 학사, 브랜다이스대에서 발달생물학 박사를 받은 뒤 메사추세츠공대(MIT)와 이스라엘의 바이츠만연구소에서 분자생물학 포닥(박사후연구원)을 했다.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해부학과 구조생물학과 교수, 공동학장, 도미닉P퍼푸라대 신경과학과 교수, 세포생물학과 교수, 통합영상센터의 공동소장, 그루스리퍼생물광학센터의 공동소장을 두루 역임했다.

자넬리아 캠퍼스와 아인슈타인대 양쪽에 연구소를 두고 있는 그는 살아 있는 세포와 동물에서 RNA의 단일 분자를 연구할 수 있는 빠르고 민감한 현미경 관찰법을 개발하고 RNA의 수명주기 전반을 추적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기법은 암 전이와 지적 장애 과정에서 RNA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세포에서 RNA를 검출하기 위해 개발한 원위치 하이브리드화 기술을 이용해 mRNA가 세포 내의 특정한 위치에 국소화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발견했다. 싱어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이미징 기술과 RNA 리포터 개발을 통해 RNA 수송과 국소화에 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는 12건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과학진흥협회 회원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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