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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 주식 상장폐지?', 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차이나그레이트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
이스트아시아홀딩스도 감사인 부재로 정지
투자자 거래중단, 사고팔지 못해 발만 동동
IPO 노리는 기업도 저평가 신세 못 면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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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 주식 상장폐지?', 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또 너냐? 다음엔 죽는다.”

벌써 10년이나 된 ‘거북이 달린다’라는 영화에 나온 대사입니다. 탈옥수 송기태(정경호 역)가 연이어 형사 조필성(김윤석 역)을 마주하자 내뱉은 말입니다. 계속해서 자기 앞을 막아서니 송기태 입장에선 조필성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겠죠.

주식시장에도 이런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 기업이죠. 정확히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회사들입니다. 맞습니다. 또 중국 기업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중국 기업은 그야말로 골칫덩어리입니다. 잊을만하면 말썽을 피우는 게 중국계 상장사인데,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차이나그레이트(900040)라는 회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회사는 2008년 5월 30일에 푸젠훙싱워덩카집단유한공사 등 자회사들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설립된 역외지주회사입니다. 자회사 3곳(훙싱워덩카, 워덩카경공업, 워덩카신발재료)과 손자회사 4곳(취안저우콰이부, 워덩카무역, 워덩카연구, 워덩카상무)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자회사와 손자회사는 주로 신발과 의류를 제작합니다. ‘워덩카’라는 명칭이 많이 보이는데, 월드컵(woldcup)의 중국식 표기입니다. 국내 월드컵, 화승과 브랜드 계약을 맺고 있다고 합니다.

'또 중국 주식 상장폐지?', 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중국에서 ‘워덩카’로 불리는 ‘월드컵’ 브랜드. /사진=프로월드컵 홈페이지

아무튼 이 회사가 지난 18일 장 마감 후, 퇴근 무렵인 오후 5시43분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공시를 합니다. 감사보고서에는 외부 감사인이 ‘의견거절’이라는 감사의견이 적혀 있었습니다. 감사를 담당한 다산회계법인은 전환사채에 대한 채무불이행, 계속기업전제와 관련한 불확실성, 전환사채 및 파생상품부채의 측정 등을 이유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는 이유를 제시합니다. 곧바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38조의 규정에 의한 상장폐지사유에 해당되며 이와 관련해 동사가 상장폐지에 관한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영업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매매거래를 중지시켰습니다.

이 소식은 투자자들에겐 한동안 잠잠했던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동안 중국 국적 기업은 국내 증시에 24개가 상장됐으나 절반에 가까운 11개가 상장폐지 됐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2011년 1월 코스피에 데뷔한 ‘중국고섬’인데요. 이 회사는 상장하고 얼마 안 돼 1,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상장 3개월 만에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결국 2013년 10월 퇴출됐는데, 애꿎은 투자자들만 약 2,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후에도 코웰이홀딩스, 연합과기, 성융광전투자, 3노드디지탈, 중국식품포장, 화풍방직, 웨이포트, 중국원양자원, 완리, 차이나하오란 등이 줄줄이 국내 증시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또 중국 주식 상장폐지?', 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언제쯤 저 오성홍기처럼 붉게 휘날릴 수 있을까? /서울경제DB

이제 투자자들 입장에선 중국 기업이라면 지긋지긋할 정도일 겁니다. 웬만한 투자자는 근처에도 가지 않겠지만 주식 투자라는 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아니겠습니까. 잘못될 가능성도 있지만 수익이 날 수도 있는 만큼 분명 이런 기업에도 투자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입니다. 문제가 있는 기업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생각하는 개미들도 포트폴리오에 중국 기업을 담았을 겁니다. 이렇게 투자한 사람들은 최근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서 어느 정도 전략이 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터진 겁니다. 차이나그레이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국판 블랙리스트가 추가됐습니다. 신발, 의류, 악세서리를 생산, 판매하는 회사들을 자회사로 둔 이스트아시아홀딩스(900110)입니다. 이 회사는 19일 장 종료 후 “기존 외부감사인의 해임으로 외부감사인이 부재한 가운데 현재까지 신규 외부감사인 선임이 완료되지 않아 오는 22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감사보고서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공시했습니다. 그 즉시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스트아시아홀딩스의 회사 주권에 대해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신규 외부감사인이 선임될 때까지 거래가 정지되는데, 그때까지 투자자들의 돈은 묶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중국 주식 상장폐지?', 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왜 중국 주식은 늘 문제를 일으키는 걸까?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날 투자자의 공포는 시장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정규 시장에서 11.54%나 급락했습니다. 중국 건강식품 제조업체인 씨케이에이치(900120)는 이보다 더한 14.09%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씨케이에이치는 6월 결산법인으로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 불안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기업이 재차 퇴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기업이 도매급으로 묶인 것은 아닙니다. 골든센츄리, 글로벌에스엠, 로스웰, 에스앤씨엔진그룹, 윙입푸드, 컬러레이, 크리스탈신소재, 헝셩그룹 등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모두 ‘적정’ 의견을 받았고 이날 주가가 오르거나 소폭 하락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당분간 또 불안에 휩싸일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국내 증시에 도전하는 기업도 저평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퇴출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한동안 중국 기업의 상장은 뜸했습니다. 지난 2017년 8월 컬러레이 이후 지난해 11월 말 윙입푸드가 상장하기까지 새내기 중국 기업은 없었습니다. 도전은 계속됐지만 기업공개(IPO)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전보다 깐깐해진 거래소의 상장 심사도 있지만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극단적인 저평가가 더 컸습니다. 중국 제약기업인 보난자제약과 환경설비 제조·운영회사인 TBI는 지난해 상장을 준비했지만 이 같은 이유로 IPO를 올해로 미뤘습니다. 더 좋은 기회를 가지려 했지만 또 다시 차이나 리스크가 증시에 확산돼 이들 기업은 올해도 상장을 자신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적은 내부에 있었던 셈입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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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식 투자자는 언제쯤 웃을 수 있을까요?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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