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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전세계 휩쓰는 K캐릭터] 살짝 고쳤더니 '돈' 되네

美 심슨가족+팝아트 '킴슨앨범' 167억원

스폰지밥·아톰 등도 변형...수십억대 거래

미키마우스 '초라한 생쥐'서 귀엽게 변신

뽀로로도 슈트·청바지 입혀 업그레이드

카우스(KAWS)의 ‘킴슨(KIMPSON) 앨범’이 1일 홍콩 소더비경매에서 약 167억원에 낙찰됐다. /출처=소더비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 ‘킴슨(KIMPSON) 앨범’의 가격은 무려 167억원이다. 지난 1일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약 1억1,597만홍콩달러에 낙찰됐다. 캔버스에 그린 유화로, 크기는 가로·세로 101.6㎝다. 작가는 미국 출신인 45세의 젊은 작가 카우스(KAWS)다.

도대체 무엇이 이 그림을 그토록 고가에 팔리게 했을까. 카우스는 유명 캐릭터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변형’해 작업하는 팝아티스트다. 그림 속 심슨 가족을 보더라도 X자로 처리된 눈, 떡덩어리를 붙인 듯 커다란 귀, 해골처럼 턱뼈가 도드라진 얼굴 등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경매 출품 당시 추정가는 600만~800만홍콩달러였지만 경합이 붙어 무려 15배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팔렸다. 카우스는 심슨을 패러디 한 킴슨 시리즈를 다수 제작했는데 심슨의 캐릭터 저작권 만료로 작품을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된 상황이 오히려 희소성으로 작용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릭터가 진화하면 ‘돈’이 된다. 친숙한 캐릭터에 변형된 특별함이 더해져 부가가치를 만들기 때문이다. 카우스의 경우 심슨 외에도 ‘미키마우스’ ‘아톰’ ‘스폰지밥’ ‘세서미 스트리트’ 등의 캐릭터를 변형한 작품들이 수십억원대에 거래되며 대량생산한 캐릭터 상품과 디자인 협업 제품도 인기다. 지난해 7월 카우스가 서울 잠실 롯데타워 앞 석촌호수에 자신의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내한했을 때는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도 “영접…KAWS”라며 작가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캐릭터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예술의 소재로 차용한 팝아트와 손잡을 때 가치 상승이 극대화된다. 무라카미 다카시 등 일본의 팝아트 작가들은 아예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 강렬한 정체성을 확보하기도 한다. 한국 작가로는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결합한 ‘아토마우스’의 작가 이동기가 대표적이다. 그의 작품은 국내외에서 수천만원대에 팔린다.



19일 DDP에서 개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애니메이션의 마법’에 출품된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캐릭터. /사진제공=GNC미디어


캐릭터는 진화한다. 원래 그랬다. 월트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의 경우 초기작인 ‘증기선 윌리’에서는 초라한 생쥐 캐릭터였지만 스토리가 강화되면서 더욱 귀엽게 진화했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저서 ‘판다의 엄지’에서 진화론을 캐릭터에 접목시켜 설명했는데, 성장 과정에서 머리 크기에 비해 팔다리가 길어지고 턱이 길어지는 것이 진화의 섭리지만 미키마우스는 “아이들처럼 짧고 땅딸막한 다리를 갖게 하기 위해 바지를 내려 입었으며 머리는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밝혔다. 즉 눈이 크고 머리뼈가 둥글게 솟고 턱이 뒤쪽으로 들어간 ‘유아적 특징’을 강조해 소비자들의 본능적 애정 욕구를 끄집어냈다는 것이다.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캐릭터도 외모가 달라졌다. 첫 시즌에서는 펭귄 뽀로로와 여우 에디, 흰곰 포비 등의 캐릭터가 동물답게 벌거벗은 모습이었으나 시즌2·3을 거듭하면서 푸른색 점프 슈트나 청바지에 티셔츠 등을 갖춰 입게 됐다.

결국 진화의 방향은 취향을 고려한 세련미, 스토리의 강화와 맞물린다. 마블 캐릭터 등 강인함이 특징인 것들은 외모나 의상·장비 등을 통해 힘과 능력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이처럼 캐릭터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다. 그것이 보여주는 게 꿈과 이상이기 때문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19일 DDP에서 개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애니메이션의 마법’에 선보인 디즈니의 공주 캐릭터들. /사진제공=GNC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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