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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미세먼지 마시면 고혈압 위험 70% 커진다

내장지방 많지 않은 사람은

미세먼지에 큰 영향 안받지만

복부비만인 중장년 혈압 '쑥'

나잇살 제대로 빼려면

식생활 개선·꾸준한 운동 중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33세 남성의 내장지방(초록색), 피하지방(파란색) 면적 등을 측정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생활하는 지역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연평균 10㎍/㎥ 높아질수록 50대 전후 인구는 고혈압 위험이 1.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 내장지방까지 많다면 위험도는 1.7배로 커졌다.

19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박진호 가정의학과·김현진 국립암센터 박사팀은 미세먼지와 고혈압 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06~2014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은 성인 남성 1,417명(평균 56세)의 복부 내장지방·피하지방 단면적, 주소지와 가까운 측정소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 분석했다.

복부 내장지방 단면적이 200㎠를 넘으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수록 고혈압 위험이 1.74배 증가했지만 100㎠ 이하인 사람은 고혈압 위험 증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복부 피하지방 단면적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 염증 반응 일으켜 혈관 기능장애 초래=미세먼지는 혈관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고혈압과 관련된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장애를 유발하고 내장지방 세포가 다양한 염증 유발 물질과 활성산소종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의 섬유화·노화로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이 두꺼워지면서 좁아진다. 동맥경화증이라고 하는데 방치할 경우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기 쉬워진다.

박 교수는 “복부 내장비만은 (심근경색·뇌졸중 등) 각종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데 미세먼지에 자주 노출되면 고혈압 위험도 훨씬 커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고 복부 내장지방 감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나잇살’이라고 불리는 내장지방이 쌓여 윗배가 나온다. ‘윗배 볼록형 비만’인데 아랫배에 피하지방이 쌓인 ‘아랫배 볼록형 비만’보다 건강에 해롭다. 성인병의 최대 적인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남자 90㎝, 여자 85㎝ 이상을 말한다.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고 염증 물질이 증가한다. 지방이 혈액에 쉽게 유입돼 혈관 벽에 쌓이므로 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뇌졸중 등 심뇌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복부비만과 노화는 수면무호흡증, 무릎관절염과 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 등 근골격계 질환과 각종 암도 재촉한다.



20~40대 건강한 남성도 복부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 지방간(간 지방증)이 심해진다.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지방간 질환자다. 지방간을 장기간 방치하면 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 상태인 지방간염을 거쳐 간 조직이 섬유화되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뱃살이 나온 폐경 전 여성에서는 피부 아래층에 지방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은 피하지방형이 흔하다. 반면 폐경이 지난 여성과 중장년 남성은 복벽 안쪽 내장에 지방이 쌓인 내장지방형이 다수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갱년기(폐경이행기)를 전후해 급감하기 때문이다.

◇밥·면류·과일 등 ‘탄수화물 덩어리’ 혈당도 높여=사회생활 초년병인 20~30대는 음주·회식이 잦고 스트레스로 식욕이 늘어 복부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국수·빵 등 밀가루 음식과 술을 좋아하는 40~50대라면 겉보기에는 날씬해 보여도 배가 나온 마른 비만이 되기 쉽다. 나이가 들수록 적은 양의 탄수화물도 지방으로 쌓이는 만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내장지방 등 나잇살은 쉽게 빠지지 않는다. 근육과 기초대사량이 줄어 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덜 소비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은 복부비만의 지름길이다. 나잇살을 뺀다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육량이 줄고 팔뚝 등의 피부가 늘어지기 쉽다. 근육의 단백질을 녹여 혈당을 만드는 데 쓸 수도 있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전체적인 열량 섭취는 줄이되 껍질 벗긴 닭고기, 기름기 없는 소고기 안심·사태·홍두깨살 등 살코기, 생선류, 우유 등으로 단백질 섭취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며 “혈당 등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라면 과일, 뿌리에 당분이 많은 당근, 탄수화물 덩어리인 주먹밥·김밥·초밥·면류·감자·고구마·밤·감 등을 자제하고 나물·야채를 많이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 비중은 줄이되 단백질 섭취 비중은 높이라는 것이다.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고 고기를 피하고 무조건 건강에 좋은 줄 알고 현미밥·과일 등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중성지방·혈당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신체활동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나잇살을 제대로 빼려면 식생활 개선과 함께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걷기, 가벼운 등산·아령, 배드민턴,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은 나잇살을 빼고 근육의 퇴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복부비만이면서 운동을 안 하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동맥경화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다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복부비만이라도 고혈압·당뇨병은 경증일 수 있다”며 뱃살 빼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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