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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어뢰로 어뢰 잡는다…'바닷속 패트리엇 미사일' 카운트다운

<85> 개발 속도내는 '요격용 어뢰'
음향추적 어뢰 등장에 요격용 어뢰 개발
독일 실용화 목전…미국은 플랫폼 다양화
러·佛·伊 추격 속 한국도 기초연구 시작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어뢰로 어뢰 잡는다…'바닷속 패트리엇 미사일' 카운트다운
적이 발사한 어뢰를 직접 맞춰서 파괴하는 어뢰 요격용 어뢰가 현실화하고 있다. 그림은 독일이 개발 중인 시스파이더 어뢰의 운용 개념도. /시스파이더 홈페이지

‘바닷속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어뢰로 어뢰를 잡는 어뢰 요격체계가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어뢰 요격용 어뢰(ATT·Anti Torpedo Torpedo) 개발에 최근 두 가지 주목할 만한 일이 생겼다. 하나는 독일이 개발 중인 요격용 어뢰 프로젝트에 캐나다 합류. 다른 하나는 중단됐다고 알려졌던 미 해군의 요격용 어뢰 개발이 내년 예산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독일은 이 시스템을 오는 2023년께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기초 연구에 들어갔다.

◇독일, ‘바다거미’ 잰걸음=독일이 개발 중인 어뢰 요격용 어뢰 ‘시스파이더(SeaSpider)’가 국제 협력개발 단계에 들어섰다. 캐나다 마젤란 항공우주사는 독일 아틀라스사와 시스파이더 개발 및 생산에 참여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마젤란사는 시스파이더의 핵심 부분인 탄두부와 로켓추진부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독자적으로 추진하던 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다른 국가를 참여시키는 경우는 주로 개발비용 분담과 시장 확보용이다. 특히 개발 중반 이후라면 후자의 성격이 강하다. 뒤늦게 개발에 합류하는 입장에서도 기술 습득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나쁠 게 없다.

독일의 거대 방산업체인 티센크루프 계열인 아틀라스는 2009년 이래 시스파이더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최근 2년 동안 이 시스템을 1,000톤급 실험선에 탑재해 운용 실험해온 독일은 올해 초 테스트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두부의 폭약을 제거한 미국제 구형 M 37 어뢰와 독일제 DM2A3 어뢰를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 수상함과 잠수함의 잠망탑 앞 또는 어뢰 발사관에서 발사 가능한 이 시스템은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1년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어뢰로 어뢰 잡는다…'바닷속 패트리엇 미사일' 카운트다운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어뢰로 어뢰 잡는다…'바닷속 패트리엇 미사일' 카운트다운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어뢰로 어뢰 잡는다…'바닷속 패트리엇 미사일' 카운트다운
크기가 중어뢰보다 훨씬 작아 수상함정과 잠수함의 잠망탑 하부, 기존 어뢰발사관 등에 탑재 가능한 요격용 어뢰 발사관. 독일은 잠수함에 우선 탑재할 계획인 반면 미국은 수상함대에 먼저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TT 중단 없다’=미국도 관련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독일과 함께 요격 어뢰체계 연구를 선도하던 미국은 지난해 여름 갑자기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 해군이 제출한 2020회계년도 예산안에 일부 예산이 반영됐다. 잠수함 지휘통제 시스템 개선 연구에 들어갈 6,000만달러 예산안에 요격용 어뢰 예산이 포함됐다는 것. 미국이 새로 깔 잠수함 통제 시스템은 오하이오급(1만8,750톤) 대륙간 탄도탄 발사 잠수함(SLBM) 18척을 대체할 콜럼비아급(2만810톤) 12척과 건조를 앞두고 있는 버지니아급 공격원잠(SSN) 블록Ⅳ·블록Ⅴ 20여척, 호주가 500억호주달러를 투입해 건조할 어택급(4,500톤) 잠수함 12척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미국산 요격 어뢰 시스템이 미 해군과 호주뿐 아니라 동맹국 해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미국은 니미츠급 항공모함 5척에 탑재해 실험하던 요격용 어뢰 시스템을 2018년 여름 철거해 연구를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으나 탑재 플랫폼 다변화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함정과 잠수함, 대잠 헬기, 무인 항공기와 해저에 건설되는 고정식 발사관, 자항식 기뢰 등 다양한 운반체계에 요격용 어뢰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어뢰 요격용 어뢰란=어뢰로 어뢰를 잡은 무기체계다. 어뢰 요격용 어뢰(ATT)는 공중처럼 3차원 공간인 수중에서 요격하기에 종종 ‘바다의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린다. ATT를 이해하려면 우선 어뢰의 위력이 치명적이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미사일이나 함포는 몇 발을 맞아도 견딜 수 있으나 어뢰 한 발에 수만 톤급의 대형 함정이 대파 또는 침몰하는 경우가 많다. 어뢰에 탑재된 폭약이 미사일은 물론 포탄보다 많기 때문이다. 수중 폭발이 일어나고 버블제트 효과까지 더해지면 파괴력은 훨씬 커진다. 버블제트 효과란 어뢰나 기뢰가 수중에서 폭발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폭압으로 물이 기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급속한 팽창과 수축 재팽창을 뜻한다.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난 것도 군 당국은 버블제트 효과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어뢰 공격 vs 방어, 모순 대결의 끝은?=현대식 어뢰인 화이트헤드 어뢰가 나온 1894년 이래 공격과 방어는 모순의 대결을 이어왔다. 2차 세계대전 말까지 어뢰 방어 수단은 회피. 무유도로 직항하는 어뢰를 빨리 발견해 침로를 변경하면 피할 수 있었다. 급한 경우 그물을 투사하는 방식도 썼다. 2차 대전 이후 최근까지 적 함정에서 발생하는 음향을 추적하는 어뢰가 보편화하면서 대응 방식도 음향 대응으로 변했다. 함정이 기동할 때 내는 스크루 소음을 녹음한 기만기(Decoy·디코이)를 활용하는 간접 대응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기만기도 각 함정에서 끌고 다니는 예인식 기만기와 자력으로 항주하며 어뢰를 속이는 자항식 기만기로 나뉜다.

문제는 기만기 제작과 운용에도 첨단기술이 들어갔지만 어뢰가 더 빠른 속도로 똑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개발되는 어뢰는 음향뿐 아니라 항적 추적 기능까지 더했다. 함정의 스크루에서 나오는 기포와 가짜 음향을 발생하는 미끼(디코이) 중에서 기포와 바닷물의 흐름을 택하면 디코이는 무용지물이 돼버린다. 이걸 극복하기 위한 게 바로 어뢰 요격용 어뢰다. 지금까지는 어뢰라는 창의 공격에 몸을 구부려 피하거나(회피 기동) 음향 방패 격인 가짜 형상(디코이 음향)을 만들어 헛주먹질을 유도했지만 이제는 흐름이 변하고 있다. 어뢰라는 긴 창을 요격용 어뢰라는 작은 창으로 직접 요격하는 시대에 이른 셈이다. 창으로 창을 막는 격이다.

◇한국의 선택은=독일과 미국 외에 러시아와 프랑스·이탈리아도 요격용 어뢰를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경어뢰를 개조한 로켓 추진 요격 어뢰를 개발 중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공동 개발 중인 요격 어뢰도 MU90 경어뢰가 기반이다. 반면 독일과 미국도 별도의 추진체를 사용하지만 크기는 경어뢰급이다. 미국의 요격 어뢰는 마크 48 중어뢰보다 무게가 16분의1 정도다. 우리도 어뢰 요격을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체계 개발 이전의 개념 연구 단계다. 독일과 미국식 가운데 추종 모델을 정하지도 않았다.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 뒤 장점을 취할 계획이다.

가장 앞서 있다는 독일의 시스파이더도 장단점이 분명하다. 스크루 없이 로켓의 추진력만으로 항진해 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싸고 속도가 빨라 적의 어뢰를 먼 거리에서 파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어가 어렵다는 약점도 있다. 모터와 펌프 제트로 작동하는 미국의 요격 어뢰는 값이 비싸지만 제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이스라엘은 특이한 요격 방식을 택했다. 기존의 기만체계인 디코이의 음향 신호를 따라 어뢰가 접근하면 디코이에 장착된 근접시한이 작동하며 자폭해 어뢰를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해군 주요 함정의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점도 선결 과제다. 적이 발사한 어뢰를 직접 파괴하기 위한 선결 요건은 조기 발견. 어뢰를 빨리 발견하면 할수록 생존 가능성도 높아지나 한국 해군 주요 함정의 음파탐지기(소나)는 구형이다. 안 보이는 부분의 예산을 아끼려 가격이 낮은 소나를 수입한 탓이다. 예인 소나가 아예 없는 함정도 많다. 더욱이 서해는 잠수함 작전에 너무 얕고 동해는 해저 지층이 복잡한데다 바닷속 해류 흐름도 불규칙해 적을 탐색하기 어려운 해역이다. 요격 어뢰 도입 이전에 탐지 수단부터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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