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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갯불' 추경...부처, 지자체 밀어넣기 사업 수두룩

기재부, 6조 후반 추경안 내주 발표
미세먼지·산불 등 국민안전 2조
경기대응 예산은 4조 규모 편성
적자국채 5조 발행 불가피
재정효과 의문...통과 쉽잖을듯

  • 황정원 기자
  • 2019-04-15 17:30:53
'번갯불' 추경...부처, 지자체 밀어넣기 사업 수두룩

정부가 올해 6조원 후반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로 했다. 사업 내역을 보면 미세먼지와 산불 대응, 사회일자리 창출 등 ‘백화점식’으로 구성됐다. 특히 불과 4개월 전 470조원대의 확장적 본예산을 편성한데다 추경 규모를 정해놓고 개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밀어 넣기식 사업이 많아 실질적인 재정투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번갯불' 추경...부처, 지자체 밀어넣기 사업 수두룩
추가경정예산 편성 현황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미세먼지 대응, 산불, 포항 지진 대책 등 국민안전 분야에 2조원대, 수출지원, 일자리 창출, 창업지원, 사회안전망 등 경기부양에 4조원대로 추경안을 마련해 다음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산불 대응 시스템과 관련해 정부는 대형헬기 1대 구매비용 300억원을 추경안에 넣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 총 47대의 헬기가 있으나 대형헬기는 4대에 불과하다. 지난 2017년 추경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에서 구입한 대형헬기 2대가 올해 말 들어올 예정이고 이 중 1대는 강원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산불진화 및 예방인력 확충 내용도 담긴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올해 2조원가량의 본예산이 책정돼 있음에도 미세먼지 배출량을 대폭 감축할 수 있는 지원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제조업체 굴뚝자동측정기(TMS) 보급,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설치 비용 지원, 전기차 및 LPG차 보급 확대, 건설기계 노후엔진 교체, 공기청정기 보급, 연구개발(R&D) 지원 등에 쓰인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세먼지에 총력 대응하도록 최대한 추경안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포항 지진과 강원도 산불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보호에도 투입된다.

이 같은 국민안전 분야를 제외하면 경기대응용 예산은 4조원대로 지난해(3조9,000억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청년 및 노인 일자리사업, 고용위기지역 지원, 창업 및 직업훈련 지원, 사회안전망 보강 등이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고 민생을 지원하는 용도로 책정됐다. 정부가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소폭으로 경기부양 규모를 책정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적합한 사업이 많지 않은 까닭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주요 사업들은 본예산에 이미 담겨 있고 새로 받아봐도 쓸 만한 내용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과정에서 추경 규모를 미리 정해놓고 각 부처와 지자체로부터 짜내기로 취합을 받아 ‘부실 추경’ 우려도 제기된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기존 일자리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사업 예산을 더 따내기 위해 이것도 밀어 넣어 보자는 심정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9조원을 상한으로, 하한은 5조원으로 잡았고 포항 지진 대책 등이 포함되면서 이달 초 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 초안을 마련했다. 이후 강원도 산불 대응 내용이 추가되고 부처와 지자체에 돈 쓸 곳을 발굴해서 올리도록 해 규모를 6조원 후반대로 더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에 3조8,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했어도 제대로 집행이 안 된 사업들이 부지기수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추경사업 집행률(사업주체 기준)은 2월까지 평균 91.4%에 그쳤고 전체 추경사업 136개 가운데 집행률 100%인 사업은 56.6%(77개)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추경이라는 비판과 함께 가용한 재원인 세계잉여금(629억원), 한은 잉여금(3,300억원), 각종 기금(1조3,000억원) 등을 제외하면 5조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해 국회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핵심은 재정을 얼마를 투입할 것인가와 어디에 쓸 것인가”라며 “본예산 자체가 늘어난 상태에서 추경으로 쓸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어 양적인 것도 크지 않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추경효과가 클지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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