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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Fun]푸조 508 GT, 굽이친 도로서 느낀 '펀 드라이빙'의 진수

■푸조 508GT로 제주해안 드라이브

몸집 줄이고 쿠페 스타일로 변신

중저속서 탄력적 주행성능 일품

좁은 실내, 후반 가속력은 아쉬워







봄이 오면 제주도처럼 드라이브하기 좋은 장소가 없다. 섬 전역이 해안도로로 연결돼 있다. 동해안처럼 드넓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달리기보다는 제주에 오면 섬 동쪽 아래 하도해수욕장에서 시작하는 드라이브 길을 추천한다. 하도해수욕장과 세화해수욕장, 평대리해변, 구좌를 거쳐 김녕해수욕장으로 가는 코스다. 하도에서 출발해 편도 2차로의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리면 바로 오른쪽에 얕은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펼쳐진다. 천천히 달려 해질 무렵 제주도의 왼쪽 월정리까지 지나면 유채꽃과 함께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2세대로 바뀐 푸조 508 모델 GT로 이 해안도로를 달렸다. 제주도에서 만난 2세대 푸조 508 GT를 보곤 놀랐다. 지난 2010년 1세대가 나온 푸조 508은 유럽에서 ‘라지 패밀리 카’에 선정될 정도로 가족을 위한 중형 세단의 이미지가 강했다. 2세대는 4도어 쿠페라도 불러도 될 만큼 변했다. 중년에서 청춘이 됐다고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니다.

날렵하게 깎인 라인이 보닛에서 뒷면까지 지난다. 주간주행등은 사자의 송곳니처럼 램프에서 앞범퍼 아래까지 세로로 가로지른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가로로 쭉 늘리고 블랙 하이그로시를 센터페시아에 깔아 미래 차의 분위기를 낸다. 스티어링 휠 아래와 위를 직선으로 만든 핸들도 인상적이다.

푸조는 508 GT를 스포티하게 만들기 위해 과감한 모험을 했다. 새 푸조 508(4,750㎜)은 1세대(4,790㎜)보다 차 길이를 줄였고 전고도 1,420㎜로 전 세대(1,460㎜)보다 낮췄다. 휠베이스 2,793㎜(2,815㎜)도 줄여 전체적으로 컴팩트해졌다. 푸조가 2세대 508은 더 이상 재미없는 중형 세단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다.





주행 성능 역시 푸조 508 GT만의 색깔을 보여준다. 스포티한 모습답게 시트 포지션이 굉장히 낮다. 몸을 구겨 넣고 타야 할 정도다. 시트 역시 고성능 차들이 장착한 버킷시트 형태다. 앉으면 다소 단단한 시트에 파묻혀 운전하게 된다. 아래위로 D컷 형상을 한 스티어링 휠이 손에 착 감긴다. 좁고 와인딩이 많은 해안도로에서 푸조 508의 매력이 발휘된다. 유격이 적고 탄탄한 핸들이 중저속에서도 탄력적인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특히 둘레를 줄여 크기를 작게 만든 스티어링 휠은 코너를 돌 때 빠르게 감아 돌리고 되돌리고를 쉽게 할 수 있다. 체구가 작은 운전자들도 푸조 508 GT에 앉아 무리 없이 재미있는 주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너를 돌 때 몸이 꽉 조여 차와 함께 노면을 따라 지나는 느낌이다.

반전은 탱탱한 스티어링 감각과 달리 전체적인 주행 성능은 부드럽다는 점이다. 쿠페의 모습이지만 단단한 독일 차들과는 결이 다르다. 푸조 508은 1,997㏄의 디젤 엔진으로 177마력, 40.8㎏.m의 힘을 낸다. 이와 맞물린 EAT 8단 변속기는 엔진의 회전력을 상당히 부드럽게 스티어링 휠과 바퀴로 전달한다. 오르막이나 정차 후 출발할 때를 제외하면 디젤 엔진인지 모를 정도로 매끄러운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엔진과 가속감은 부드럽지만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은 다소 탄력적이게 세팅돼 커브 길에서 재미가 있다. 새 푸조 508은 실제 사람들이 타는 길에서 최대한의 재미와 최대한의 효율, 승차감을 준다. 제주도 해안가의 수많은 곡선 길을 지나다 보면 푸조가 이렇게 젊게 변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푸조 508을 더 이상 ‘패밀리 카’로 부르지 말라는 소리다.

아쉬운 점은 역시 좁은 실내와 부족한 후반 가속력이다. 평균 연비(13.3㎞/ℓ)에 신경을 쓴 탓인지 높은 고속 영역에 접어들기도, 그 상황에서 탄탄한 주행을 하기도 부담스럽다. 차고를 낮춘 탓에 전방 시야가 좁아졌고 뒤를 쿠페형으로 깎아 룸미러를 통한 뒷면 시야가 굉장히 좁다. 과도하게 낮춘 시트 포지션에 운전 자세를 잡기가 쉽지 않다. 조금 빠르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스프링이 빠르게 튀어 노면 충격이 엉덩이를 칠 때도 있다. 차가 흔들릴 때 흔히 잡는 창문 위쪽에 자리한 손잡이도 없애버렸다. 고속 주행 대신 안전한 속도에서 재미를 느끼라는 무언의 신호인 듯하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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