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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中 디스플레이 굴기'도 시험대 오르나

BOE 지난해 순익 반토막





중국이 자랑하는 디스플레이 업계 1위 BOE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분기 기준으로는 10분기 만인 지난해 4·4분기 3,000억원 넘게 손실을 보면서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익도 전년 대비 반 토막 넘게 빠졌다. 물량공세를 주도하며 점유율을 늘려왔던 BOE마저도 치킨 게임 속에 내상이 불가피했던 데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투자 등에 따른 비용 부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 부진과 환 손실 등이 겹친 여파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이어 기술 난도가 더 낮은 디스플레이 굴기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 구조 악화로 BOE의 가격 주도권이 당분간 느슨해질 것으로 보여 아직 LCD 사업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30일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BOE가 지난해 패널 과다 공급에 따른 경기 부진 영향으로 실적이 반토막 났다. BOE의 지난해 매출은 971억 900만 위안(약 1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3% 늘었다. 문제는 순익이다. 34억3,500만 위안으로 전년보다 54% 하락했다. ‘전고후저’ 양상 속에 이익이 급감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BOE가 지난해 4·4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적자 폭은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속된 LCD 패널 가격 하락과 중소형 OLED 라인의 감가상각비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대형 LCD 라인의 수율 저조 등도 부담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BOE의 부진은 국내 업체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BOE가 보수적 가격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BOE가 영업손실을 냈던 2016년 2·4분기에 패널 가격 하락세가 멈추기 시작했고 이후 1년 동안 LCD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며 “BOE는 주력인 32인치 패널부터 방어에 나서기 시작해 다른 LCD에서도 이전보다 공세적인 가격정책을 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LCD 출구전략을 모색해 온 LG디스플레이로서는 약간의 시간을 번 셈이 됐다. BOE가 본격적으로 10.5세대 공장에서 초대형 패널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기존 8세대 공장으로는 생산성 면에서 경쟁이 버겁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장기 하락 국면에서 단기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물량공세가 주춤할 때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OLED로의 사업 전환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BOE의 성공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 △거대 내수시장 △반도체와 달리 기술 난도가 아주 높지 않은 디스플레이 업종의 특성 등이 맞물려 있다”며 “하지만 BOE도 기술 난도가 높은 대형 패널과 OLED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마저 나오면서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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