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경호때 기관단총 노출에...하태경 "섬뜩" 靑 "교과서적 대응"

청와대 경호관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경호를 위해 기관총을 들고 있다./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청와대 경호관이 기관단총을 외부에 노출한 채 경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섬뜩하고 충격적”이라고 비판했고 청와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칠성시장에서 대통령 경호 근무를 하던 경호관의 사진을 공개했다. 하 의원은 “기관단총을 든 경호관”이라며 “이 사진이 합성이기를 바란다. 청와대는 사진의 진위를 즉각 답변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답변을 내놓았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과 시민들을 지키고자 무기를 지닌 채 경호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라며 “사진 속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들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다. 혹시 발생할지 모를 외부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대응은 문재인 정부에서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며 “경호관은 오직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경호할 뿐이며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고려 사항이 아니다. 대통령이 누구든 같은 수칙으로 경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다시 반박했다. 하 의원은 “기관단총 소지 자체를 문제 삼지 않았다. 기관단총 노출 경호는 시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청와대는 동문서답하지 말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 이번 노출에 대해 사과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의 문제 제기와 청와대의 해명으로 이 논란이 주목받자 자유한국당의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권의 입장에서 대구 칠성시장이 무장테러 베이스캠프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민 대변인은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기관총은 전용 가방 속에 감춰둔 채 경호했다”며 “무장테러 상황이 아니고서는, 기관총은 가방에 넣어두는 것이 경호 관례라고 한다”고 말했다.

경호 관행에 대한 해명에도 한국당까지 가세하며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이전 정부에서 총기를 보인 채 대통령을 근접경호하는 경호관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대구 시장에서 한 경호 방식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한국 국빈방문 당시 투입된 청와대 경호관들의 사진도 공개했는데, 이 사진에서는 경호관이 사복 정장을 입은 채 총을 들고 서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사복 착용 여부 등은 행사 성격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안다”며 “시장 방문에서는 상인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사복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홍우기자 [e-mail]

24일 청와대가 제공한 지난 2월 모디 인도 총리 국빈 방한 시 롯데호텔 근접 경호팀 근무 모습. /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