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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oney]'제로페이'만 매달린 韓…글로벌 페이전쟁서 존재감 '제로'

■싱가포르 '머니 2020 아시아' 가보니

이페이·알리페이 등 바이어 북적

핀테크 격전지 '中 굴기' 돋보여

'동남아 우버' 그랩도 진출 선언

제로페이 육성에 밀린 韓은 썰렁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포럼 ‘머니2020 아시아’. 판관 포청천을 연상하게 하는 복장을 한 중국인 직원이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의 신생 간편결제 업체인 ‘이페이(Yeepay)’ 직원인데 “(이페이를 통해) 중국과 세계를 연결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결제 플랫폼이지만 이페이는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의 결제 및 송금 서비스가 주력이다. 이페이의 B2B 결제 규모는 연간 3,000억달러. 한화로 따지면 약 339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일반인들에게는 베일에 싸여 있다가 이번 포럼을 통해 공개되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3일간 열린 포럼 기간 내내 이페이 부스는 사업 제휴를 타진하는 업체들로 붐벼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뿐 아니라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바오푸인터넷테크놀로지’도 크로스보더 결제(국경을 넘는 결제방식) 시스템으로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예를 들어 중국 등에 근거를 둔 수출업자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 입점하고 결제대금을 받을 때 기존 방식에 비해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였다. 바오푸의 한 관계자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13억명에 달하는 중국 내수 시장을 잠식했다면 최근에 생겨난 중국 페이 업체들은 해외로 수출하려는 사업자의 수요에 맞춰 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핀테크 격전지로 떠오른 머니2020에서도 중국의 간편결제 업체들의 ‘페이 굴기’가 단연 돋보였다. 글로벌 핀테크 업체 100여곳이 각각의 부스를 차려놓고 투자자 모집이나 사업제휴 상담을 벌였는데 절반인 50곳이 페이 업체들이고 이 가운데 90%가량이 중국 업체들이다.



중국은 물론 동남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페이 전쟁이 불붙고 있는 것은 그만큼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9,300억달러에서 올해 1억800만달러로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머니2020 아시아 행사장’에 설치된 중국 결제 업체 ‘이페이’의 홍보 부스에서 직원들이 방문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해주고 있다. /싱가포르=김기혁기자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그랩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대목이다. 루벤 라이 그랩파이낸셜 공동대표는 지난해 금융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그랩파이낸셜을 설립한 데 이어 “앞으로 간편결제·소액대출·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이나 정보기술(IT) 발달이 늦은 동남아에서는 금융소비자 신용등급을 매기기가 어려운데 그랩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확성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대출이나 보험 등의 금융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페이나 그랩 등 새로운 신흥강호가 부상하자 마스터카드나 페이팔 등 대형 결제업체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페이팔은 이날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홍보하며 온라인 결제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시장 추이에 맞춰 혁신을 꾀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사나 핀테크 업체들은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JB금융그룹과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만 참여해 글로벌 트렌드 파악에 나섰을 뿐이다. JB금융은 금융 시스템을 각 기능별로 개방한 오픈뱅킹플랫폼 ‘오뱅크(Obank)’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 서비스를 도입하면 데이터를 쉽게 공유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드림플러스’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현지서 만난 한화그룹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유망한 핀테크 업체를 발굴해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 한화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대형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을 벌이고 있는 카드사들은 이번 행사 참석이 언감생심이고 제로페이 육성책에 밀려난 국내 페이들은 정부의 추가 규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싱가포르=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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