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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 24/7] 조폭·마약사범 소탕·버닝썬...'한국판 FBI' 광수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1986년 창설된 형사기동대 전신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 계기로

기동수사대가 광역수사대로 확대

체격 좋고 운동선수 출신이 대다수

범서방파 와해로 주목받은 광수대

베테랑 등 범죄영화 단골 소재로

최근엔 부실수사 문제 등 도마에

수사력 끌어올릴 인프라 확충 절실





지난해 11월 클럽 폭행에서 시작된 ‘버닝썬’ 논란이 100여일 만에 마약, 경찰 뇌물, 성 접대, 성관계 불법촬영·유포로까지 확대됐다. 논란이 추가될 때마다 버닝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와 가수 정준영, FT아일랜드의 최종훈 등 연예인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서울 강남의 클럽을 무대로 연예인·재력가·여성 등이 뒤엉킨,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세상에 알려졌다. 현재 각종 혐의에 대한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여기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등장한 곳이 바로 서울지방경찰청의 ‘광역수사대(광수대)’다. 영화 ‘베테랑’, 드라마 ‘시그널’에도 나온 곳이다.

◇‘유영철’ 사건에서 비롯된 광역수사대=광수대란 전국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경찰 내 수사조직이다. 현재 17개 지방경찰청에서 588명의 형사가 근무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수대에만 총 98명이다.

광수대의 전신은 지난 1986년 창설된 형사기동대다. 1980년대 조직폭력배를 소탕하기 위해 만들었다. 당시는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 김태촌의 ‘서방파’ 등 유명한 폭력조직이 활동하던 시기였다. 이들을 제압할 강력한 경찰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후 경찰은 형사기동대·강력수사대 등으로 나뉘어 있던 수사조직을 ‘기동수사대’로 1999년 통합했다.

현재의 광수대는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서울 전역에서 21명을 살해해 악명을 떨쳤다. 경찰서마다 제각각 수사를 진행해 공조가 이뤄지기 어려운 바람에 유영철을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에 경찰청은 ‘묻지 마 범죄’와 범죄의 광역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광수대를 각 지방청에 설립했다. 이 같은 취지를 반영해 광수대는 2개 이상의 경찰서에 걸쳐 발생한 사건, 사회적 관심도가 큰 사건, 신종 수법의 범죄 등에 대한 기획수사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버닝썬의 경우도 현직 경찰과 클럽 간 유착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관할인 서울 강남서에서 광수대로 수사가 이관됐다. 정준영의 성관계 불법촬영 및 유포,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 접대 의혹은 광수대 1계에서, 클럽과 경찰 간 유착관계는 광수대 2계에서, 클럽 내 마약 유통 및 투약은 마약수사계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사할 사안이 늘어나면서 광수대를 포함해 서울청 수사인력까지 동원해 총 126명이 투입됐다.

영화 ‘베테랑’과 인기 드라마 ‘시그널’의 무대가 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옛 마포구 청사. 현재 서울청 광수대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입주해 있다. /연합뉴스


◇영화 ‘베테랑’ ‘범죄도시’ 모두 광수대=광수대의 전신이 형사기동대인 만큼 조직폭력배 소탕은 광수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광수대 소속 경찰이 유독 체격이 좋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끼리 모이면 누가 광수대 소속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며 “신입은 광수대에 갈 수 없고 주로 수사를 잘하는 경찰, 체격이 좋은 운동선수 출신 경찰들이 광수대에 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청 광수대는 국내 최대 폭력조직이었던 ‘범서방파’를 와해시킨 주역으로 유명하다. 2009년 서울 청담동에서 범서방파 150명과 부산 칠성파 80명이 회칼·각목을 들고 대치한 일이 있었다. 당시 범서방파 조직원과 칠성파 부두목이 청담동 룸살롱에서 사업 문제로 만났다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수대는 강남 대치 사건을 모의하고 가담한 혐의로 범서방파 부두목 김모씨를 구속하는 등 간부급 조직원을 모두 검거했다.



최근에는 시가 3,700억원 규모의 필로폰을 국내에 대량 밀반입한 국내외 대규모 마약조직의 일당을 잡기도 했다. 대만의 ‘죽련방’, 일본의 ‘이나가와회’ 등 국내외 대규모 마약조직이 얽혀 역대 최대 규모의 필로폰이 거래된 사건이었다. 경찰이 파악한 필로폰만 112㎏, 약 37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광수대 측은 관할구역 제한 없이 한국을 넘어 대만·일본 등의 접선 현장을 추적한 덕분에 일당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직원들에게 각종 갑질을 일삼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을 수사하고 유병언의 아들 유대균을 검거하는 것도 모두 광수대의 몫이었다.

이 같은 활약 덕분에 광수대는 영화·드라마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됐다. 영화 ‘베테랑’에서 갑질 폭행, 마약 등 온갖 불법을 일삼는 재벌 3세를 쫓는 배우 황정민이 대표적이다. 영화 ‘범죄도시’는 2007년 중국 폭력조직인 연변 흑사파 조직을 와해시킨 서울청 광수대 형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성접대 의혹을 받는 빅뱅 멤버 승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수사력 끌어올릴 인프라 확충 필요=광수대 형사를 모델로 다수의 영화·드라마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광수대를 보는 시선이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버닝썬과 관련해 클럽 내 폭행, 마약, 경찰 뇌물, 성 접대, 성관계 불법촬영 등 논란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경찰에 불리한 이슈의 경우 부실수사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클럽 측은 지난달 버닝썬을 폐쇄하고 바로 철거 작업을 시작해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되자 경찰은 철거작업을 중단시켰다. 탈세 의혹 등이 제기된 클럽 ‘아레나’ 역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이유로 7일부터 영업을 중단했지만 경찰은 10일 아레나를 압수수색했다.

전문가들은 인력뿐 아니라 인프라 등을 확충해 광수대의 수사력을 한층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흔히 수사에는 특별한 수사능력 없이도 자연히 해결되는 사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해결이 안 되는 사건, 열심히 수사하면 해결되는 사건 등 3가지 종류가 있다”며 “광수대라면 용의자도 알려져 있지 않고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을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범죄정보에 대한 빅데이터, 마약 네트워크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수사2계 광역1팀 사무실 앞에 우수 수사팀 명패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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