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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흔들리는 빅뱅제국] 사람됨보다 '아이돌 상품'만 집착…YG '빅뱅 블랙홀'에 빠지다

■ 빅뱅 매출 비중 절대적인데…

멤버 구설수에 승리까지 은퇴

완전체 무대 복귀 사실상 불발

주가 급락…엔터주 시총 3위로

■ 양현석 대표의 독단·소통문제

'아이돌=팬이 만든 자산' 의식無

아티스트 리스크 관리 또 도마위

"재능만 보는 시스템 바꿔야" 지적

‘빅뱅 제국’을 만든 양현석씨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흔들리고 있다. YG는 지난 2006년 데뷔한 세계적인 K팝 그룹 ‘빅뱅’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캐시카우’인 빅뱅 멤버들이 줄줄이 마약 투약 논란, 불성실한 군 생활 등의 물의를 빚으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강남 클럽 버닝썬 실소유주 의혹과 성 접대 의혹으로 경찰에 입건된 멤버 승리가 11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며 그룹 차원의 빅뱅 컴백은 물 건너갔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빅뱅 없는’ YG, 위기 빠지나=“지금 YG전자는 위기입니다.” 지난해 10월 넷플릭스가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YG전자’의 제작발표회장에서 승리가 한 발언이다. 예능 ‘YG전자’는 기피 1순위 부서인 ‘YG 전략자료본부’로 좌천된 승리가 위기의 YG를 살려내는 과정을 그렸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위대한 승츠비’로 불리던 승리는 YG를 살려낸 게 아니라 YG를 위기에 빠뜨린 주범이 됐다.

문제를 일으킨 빅뱅 멤버는 승리가 처음이 아니다. 지드래곤과 탑(TOP)의 마약 논란과 군 복무 태도, 대성의 운전 사망사고 등 태양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버닝썬’ 사건이 이른바 ‘승리 게이트’로 번지면서 범죄의 온상인 빅뱅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나머지 네 명의 멤버가 제대하면 빅뱅을 무대에 세우려던 YG의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빅뱅의 부재는 YG 매출에도 타격을 줄 게 뻔하다. 그동안 YG 성장 과정은 빅뱅의 부침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우선 빅뱅은 YG 해외공연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2017년의 경우 200만명의 콘서트 관객을 끌어모으며 YG 전체 관객인 247만명의 80%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빅뱅 멤버들의 군 입대 영향으로 YG 전체 모객 수는 15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YG 매출액은 2,858억원,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8.3%, 62.4%나 급감했다. YG 측도 “일부 아티스트의 군 복무로 인한 활동 축소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적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주가도 연일 급락하고 있다. 한때 3대 엔터주 가운데 1위를 차지하던 YG의 시가총액은 14일 종가 기준으로 6,756억원에 그쳤다. 3대 엔터주인 JYP엔터테인먼트의 1조282억원, SM엔터테인먼트의 9,036억원에 한참 모자란다.

◇양현석 독주가 문제 키웠나=사실 기획사에 소속된 일부 연예인의 일탈은 YG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승리 상태를 계기로 YG의 아티스트 리스크 관리와 소통 방식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을 바지사장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YG가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빅뱅이라는 글로벌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유흥업소인 버닝썬의 영업 담당이 되도록 뒀다는 것은 팬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돌은 팬들이 만들어준 자산이라는 의식 자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YG에는 대마초 흡연 등 약물 문제를 일으킨 가수가 유독 많아 ‘약국’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걸그룹 2NE1의 멤버였던 박봄의 경우 마약 논란을 겪다 최근 컴백했다. 그는 2010년 국제우편을 통해 암페타민이 함유된 에더럴 82정을 국내로 배송했다가 인천세관에 적발됐다. 또 2017년 YG의 전 프로듀서 쿠시는 코카인을 흡입했다가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전 위너 멤버 남태현은 인성 논란에 휘말렸고 젝스키스의 전 멤버인 강성훈은 팬들에게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YG는 이를 바로잡기보다는 오히려 예능 소재로 다루며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속 연예인들의 일탈 때마다 보호 명목으로 일시적으로 비난여론을 피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비슷한 일이 재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당초 승리가 성 접대 사실을 부인했을 때 YG가 악플에 대한 법적 대응을 운운하기 이전에 사실 여부를 충분히 알아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평론가는 “모든 것을 무마시키고 덮으려는 것은 구태”라며 “이제는 K팝이 해외로 뻗어나가는 만큼 팬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스템이 아닌 양현석 대표가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현석 대표의 1인 황제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신인이나 아티스트를 양성할 때 인성보다는 재능만을 보는 YG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엔터주 1위에 오른 JYP엔터의 경우 실력보다는 예절과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아직 YG의 붕괴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활발한 해외활동을 펼치는 블랙핑크와 ‘사랑을 했다’와 같은 국민 송을 탄생시킨 아이콘, 전 세계적인 팬덤을 쌓아가고 있는 위너 등 탄탄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실력파 여가수인 이하이, 성실한 이미지의 악동뮤지션도 컴백이 가까워졌다. 결국 위기 탈출 여부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한 13일 약속을 지킬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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