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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할랄라면'으로 활로 찾았지만...수주성과는 아쉬어

말레이시아 경제성장률 둔화 따라 양국 교역 둔화
한국의 대 말레이시아 소비재 수출 비중 4.1% 불과
文 국민방문 통해 '한류-할랄 결합 글로벌 시장 진출'
새로운 아젠다 제시했으나.. 건설 수주 등은 부진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 추진도 기대효과는 모호

  • 윤홍우 기자
  • 2019-03-14 15:30:01
文, '할랄라면'으로 활로 찾았지만...수주성과는 아쉬어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최대 쇼핑센터인 원우타마 쇼핑센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를 방문,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라면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할랄 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에서 가장 주력했던 경제협력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할랄’이다. 할랄이란 ‘신이 허용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의약품·화장품 등을 일컫는다. 세계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 3조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할랄에 주목한 것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의 교역 및 투자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할랄 제품을 통해 양국 간의 교역을 넓혀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말레이시아 교역 및 투자는 최근 다소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고, 건설수주 또한 2013년에 고점을 기록한 후 감소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저하됐고, 정부의 재정위기에 따라 대형 인프라 건설 발주 등이 주춤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한국의 대 말레이시아 수출은 중간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소비재 수출은 부진하다. 말레이시아는 비교적 소득 수준이 높고 소비재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크지만, 2018년 기준 한국의 대말레이시아 소비재 수출 비중은 4.1%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는 이에 따라 한류와 할랄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아젠다를 이번에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도착 직후 말레이시아 최대 쇼핑센터인 원우타마 쇼핑센터에서 개최된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했고 한류와 할랄을 결합한 수출 상품을 통해 글로벌 할랄 시장에 동반 진출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로의 강점을 교역 확대를 위한 ‘촉매제’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다.

문 대통령은 14일 열린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서도 “전세계 인구 25%가 무슬림이고, 글로벌 할랄시장 규모도 2조 달러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가장 열정적으로 한류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한국의 한류와 말레이시아의 할랄이 접목된다면, 더욱 큰 경쟁력으로 거대한 세계 할랄시장에 함께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대감 속에 문 대통령이 거듭 소개한 상품이 바로 ‘할랄 라면’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말레이시아 현지기업과 합작 투자해 할랄인증 식품인 ‘대박라면’을 출시했다”며 “말레이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을 뿐 아니라 한국으로 역수출하는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文, '할랄라면'으로 활로 찾았지만...수주성과는 아쉬어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이 신세계 푸드가 만든 할랄식품 대박라면을 시식하고 있다./사진=신세계 푸드

실제 신세계 푸드가 현지 식품기업 마미 더블 데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JAKIM)을 받아 작년 4월에 출시한 ‘대박라면’은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말레이시아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매달 20만개 이상 판매가 되어, 누적판매량 400만개를 넘어섰다.

할랄제품의 범위는 식품을 뛰어넘어 의약품, 화장품 등으로 확장된다.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외국 정수기 업체 중 최초로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을 획득한 코웨이도 2006년 현지 법인 설립 이후 12년 만인 올해 1월 고객 100만 계정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말레이시아가 글로벌 할랄산업의 선두국가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을 글로벌 할랄산업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경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오래 전부터 할랄산업과 이슬람금융 육성, 할랄 표준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신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10월에 발표된 ‘11차 말레이시아계획 중기검토보고서’를 보면 경제성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할랄산업 육성을 강조했으며, 세부적으로는 할랄 전문가·기업 육성, 인증제도 강화, 프리미엄 할랄제품 및 서비스 생산 등을 포함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이슬람 경제 생태계를 갖춘 국가가 말레이시아인 셈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말레이시아 측도 할랄이라는 표시만 갖고 가는 것보다 우리 K-POP이라든지 한류를 함께 기획한 것과 같이 간다면 홍보 효과가 크다는 양국 간의 서로의 공통 이익이 맞아서 이번 말레이시아에서 이러한 행사를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文, '할랄라면'으로 활로 찾았지만...수주성과는 아쉬어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최대 쇼핑센터인 원우타마 쇼핑센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할랄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라면’을 통한 교역 확대에 주력했지만 아세안과의 관계를 4강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신남방 정책’의 취지에서 보면 이번 순방 성과에는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마하티르 신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재검토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정상 간 외교를 통해서도 굵직굵직한 수주 성과를 도출 하지 못한 것은 우리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일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올해 말까지 타결했다는 목표도 제시했으나, 이미 한-아세안 FTA를 통해 대부분의 상품 관세가 면제되고 있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양자 FTA를 통한 기대 효과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한-말레이시아 경제협력 평가와 신남방정책 협력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도로, 철도 등 단순 인프라 건설보다는 현지기업이 수행하기 어려운 석유화학 플랜트, 고층건물, 해상교량 등 고급 기술이 필요한 프로젝트 수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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