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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오해

최창대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유동인구가 많고 목이 좋은 상가의 부동산 거래에는 으레 권리금이라는 것이 붙기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 이익이 실현될지 확신도 없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이 권리금이 임차보증금보다 훨씬 높은 경우도 있다. 기업 간의 거래에서도 말로 설명하기 힘든 때로는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지급 대가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상가의 권리금은 점포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으로 투자 대비 초과수익이 기대돼 지급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권과 유사한 개념이라 설명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기업 간의 지배권 거래에서 자주 접하는, 그러나 명확히 설명하기는 힘든 경영권 프리미엄은 무엇이란 말인가. 다수 학자들의 연구가 있지만 용어 자체의 의미는 지배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의사 결정권, 즉 인사권·대표권·업무집행권 등을 가질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대가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인수합병(M&A) 현장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이슈가 있다. 입찰 형태의 경쟁 방식을 통한 M&A 거래에서 모든 매수 후보자는 낙찰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기법으로 인수대상 회사의 가치평가를 수행한다. 여기에는 대상 회사 고유의 가치에 인수 후 향유할 수 있는 시너지까지 고려돼 평가가 이뤄진다. 이 경우 몇몇 거래 참여자들은 경영권을 인수하는 거래이니 별도의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를 인수 대가에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런 주장은 맞지 않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인수대상 회사의 시장 거래가치, 즉 상장기업의 경우 거래 직전의 주가 내지는 거래 전 일정 기간의 평균주가를 초과해 지급된 대가다. 일종의 사후적 측정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옳다. 여기에는 치열한 경쟁과 협상을 통해 반영된 매수자의 예상 시너지, 경쟁사로 기회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경영진의 판단, 때로는 선대 오너의 유훈이나 경영권 확보로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 등이 녹여져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사후적 측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경영권 프리미엄의 본질에 대한 이해 없이 모든 경영권 이전거래에서 거래금액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기계적으로 가산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상기 사례의 경우와 같이 향후 경영권 프리미엄의 일부를 구성하게 될 요소의 가치가 이미 포함된 평가 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또다시 고려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물론 기업 간의 지배권 거래에서 상징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거나 분쟁조정을 위한 경영권 프리미엄 산정 의뢰를 받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후적인 통계나 경험치를 바탕으로 논의되는 것일 뿐 어떠한 가치평가 기법을 사용하는가와는 무관하게 인수 대가의 특정 비율에 해당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무조건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와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측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매수자가 인수대상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시너지의 가치 중 경쟁과 협상을 통해 매도자에게 나눠주는 몫의 크기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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