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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춤한 사이...중동과 밀월 과시하는 中

사우디 왕세자, 기업인들 이끌고 21일부터 방중 일정 돌입

세계 최대 석유 수출기업 아람코, 중국과 합작 프로젝트 체결

사우디 앞서 이란 의회 의장·외무장관도 中 찾아

시진핑 "中과 이란은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 우애 과시

미군 철수 저울질하는 아프간 인근에서 중국군 활동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활발한 경제외교를 벌이면서도 중동에서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중국이 최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밀월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무역과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은 물론 최근 미국과의 끈끈한 관계가 틀어진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중국과의 우애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 파병을 저울질하는 사이 중국은 중동 내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야심도 내비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만리장성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2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비롯한 사우디 대표단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중국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대표단은 21일 만리장성을 둘러봤고 22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1일 베이징을 방문한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사우디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고 있다”면서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양국 관계의 주요 특징은 상호 존중과 지지”라며 경제를 다양화하려는 사우디의 노력을 지지하며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을 기꺼이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 회장을 비롯한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인도, 파키스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 중이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기업인 아람코는 방중 기간 중 중국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북방공업과 합작으로 랴오닝성 판진시에 석유 정제·화학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프로젝트의 가치가 100억달러(11조 2,5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5월 취임 후 첫 순방지로 사우디를 택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을 계기로 양국 관계에 균열이 발생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피살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 관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민감한 핵기술을 사우디에 넘기려 했다는 미 하원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중국이 사우디와 협력을 확대하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카슈끄지 피살 사태로 많은 국가들이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불참했지만 중국은 리야드에 많은 기업인을 보내 빈 살만 왕세자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인민대회당에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은 사우디의 앙숙인 이란과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5월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하고 그해 8월과 11월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간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란이 서방의 제재로 압박받을 때 이란과 무역뿐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이란을 옹호하는 역할을 했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교역국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베이징을 방문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 일행을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국제 정세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키길 원하는 중국의 의지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지난 19일 왕 부장을 만나 “이란의 전 세계적 관계에서 중국은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중국과 관계는 우리에게 매우 고귀하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자리 “내 오랜 친구와 깊게 소통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의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와 신뢰가 증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중동 최대 맹주인 이란, 사우디와 경제적 협력을 넓히는 동시에 중동 내 분쟁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8일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저울질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아프간 인근에 군 시설과 병력을 확대해왔다고 보도했다. WP는 위성사진 분석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군이 타지키스탄의 아프간 접경 지역에서 최소 3년간 은밀하게 활동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곳은 아프간 동북부의 와칸 회랑에서 불과 수마일 떨어진 요지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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