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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청소년 자해 실태 추적…‘마음의 상처, 몸의 상처가 되다’

사진=KBS 제공




22일 방송된 KBS1 ‘추적60분’에서는 ‘소리 없는 아우성, 청소년 자해’ 편이 전파를 탔다.

최근 청소년들이 자신의 신체를 훼손해 피를 흘리는 등의 사진을 찍은 후 SNS에 올리는 자해 인증 계정, 이른바 ‘자해계’가 급증하고 있다. 한 SNS에 ‘자해’를 검색하면 무려 5만 8천 건에 달하는 게시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자해가 대유행이라 말할 정도다. 그런데 청소년들의 이 같은 자해 양상은 단순히 유행을 쫓는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이 아니라고 한다. 아이들은 살기 위해 ‘비자살성 자해’를 선택하고 있다는데. ‘추적60분’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는 자해 실태 및 그 원인을 취재했다.

▲ 마음의 상처, 몸의 상처가 되다

올해 19살이 된 이채경(가명) 양.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자해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가 주로 시도한 자해 방식은 주사기로 피를 뽑아내는 이른바 ‘사혈자해’. 심할 땐 1.2L의 피를 뽑는 바람에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특목고에 다니는 박소연(가명) 양은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면 이틀에 한번 꼴로 자해를 한다고 털어놨다. 많은 이들이 이처럼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을 두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관종’이라며 혐오한다. 하지만 <추적60분>이 만난 자해 경험 학생들은 사람들의 선입견과는 달랐다. 자해 경험 학생들 대부분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모범생들이었다.

“처음 자해했을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 13살 때였어요. 그때 처음으로 칼로 손목을 그어가지고. 그때 커터칼이 주위에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항상 들고 다녔었어요. 기분 나쁘면 언제든지 화장실 달려가서 하고”

- 19세 이채경(가명) 양 -

▲ 중학생 100명 중 10여 명이 ‘자해’ 경험

2018년 교육부가 중고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정서 행동특성검사’ 결과, ‘자해를 한 적이 있다’는 중학생의 수는 무려 4만 5백여 명, 전체 학생의 9.7%에 이르렀다. 자해 경험이 있는 고등학생의 수도 3만 여명, 6.4%에 달했다. 그런데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이 결과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얘기한다. 부모와 함께 상담 받는 것을 꺼려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는 학생의 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왜 자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추적60분>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해 청소년들의 심리를 파악해봤다. 그 결과, 가정불화, 교우관계, 학업 등의 이유로 우울감이 극에 달하거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자해를 함으로써 순간적인 해소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죽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고 내일도 살려고 하는 거거든요. 화가 나는데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억울하고 살기는 살아야겠고 파괴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고, 해소할 수 있는 데도 없으니까 (내 몸에 상처를 내는 거죠) “

- 청소년 시절 자해 경험자 김하윤(가명) 씨 -

▲ 아이들의 상처를 악화시키는 학교

지난해 5월, 중학생인 김윤아(가명) 양은 담임교사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들었다.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담임교사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후, 윤아의 자해 는 더욱 심각해졌다. 15살 한정은(가명) 양도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자해 학생을 색출하면서 자해 사실이 밝혀져 극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털어 놓는다. 마음의 상처를 달랠 길이 없어 자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던 아이들은, 이에 대처하는 학교의 태도로 인해 더 큰 상처를 받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자해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대응 매뉴얼이 없는 것을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는데. <추적60분>이 17개 시도교육청에 문의해본 결과, 제대로 된 ‘자해 학생 대응 매뉴얼’이 있는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어느 학교에서는 자해 검사를 했습니다. 아이들을 복도에 일렬로 세워둔 뒤 교사가 팔을 걷어붙입니다. 상처가 발견되면 그 즉시 상담실로 끌려갑니다. 죄수를 교도소에 넣듯 상담실에 집어넣는 행동들(을 하고 있어요)”

- 15세 한정은(가명) 양 -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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