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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서재 <14> 멘사 회원 '뇌섹녀' 배우 하연주] "완독 압박 버려야 책읽기가 즐거워지죠"

질병의 사회적 원인 파헤친 '아픔이 길이 되려면'

간과했던 일상속 차별 돌아보게 만들어

걱정 많고 머릿속 복잡할때 읽을만한 책

지금에 집중하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추천

‘스타의서재’ 배우 하연주./오승현기자




‘스타의서재’ 배우 하연주./오승현기자


스타의 서재 열네 번째 주인공은 아이큐 156의 멘사 회원이자 일일 드라마 ‘왼손잡이 아내’에서 장에스더 역을 맡아 ‘아내의 유혹’의 김서형,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를 잇는 ‘악녀’ 캐릭터로 변신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배우 하연주(사진)다.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 ‘대한외국인’ 등에 출연하면서 발랄한 ‘뇌섹녀’ 이미지를 확고히 했던 하연주. 그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멘사 회원의 독서법’과 ‘뇌섹녀의 독서리스트’였다. 지난 21일 서울경제를 찾은 그에게 그 비법을 물었다. “에이, 멘사 회원이라고 따로 독서법이 있는 건 아니에요. 여러가지 책을 동시에 읽어요. 또 읽다가 재미없으면 끝까지 읽지는 않아요. 한 권을 다 읽겠다는 압박이 없어야 책을 가볍고 가깝게 느끼고 취미가 되 거든요.”(웃음)

여러 책을 시간 날 때마다 들춰보는 것이 책 읽는 자신의 습관이라는 그는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커다란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말하는 모습에서 호기심이 많아 보이는 하연주는 실제로도 과학부터 소설, 시, 사회이슈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을뿐더러 독서 모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스타의 서재를 통해 소개하고 싶은 책으로는 윤태웅 공학박사의 신간 ‘떨리는 게 정상이야’ 북콘서트에 패널로 참여하면서 알게 된 김승섭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꼽았다. “차별과 사회적 고립, 고용불안, 부조리한 사회구조가 사람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역학 관계를 정리한 책이에요. 책을 보면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던 차별들에 대해서도 자각하게 되고 이게 단지 마음의 불행에 그치지 않고 몸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에 놀라게 됐어요. 차별 때문에 사회가 아프다 같은 표현들이 그저 표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말 아픈 거더라고요.”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서는 “건강은 공동체의 책임이다”(20쪽)라는 대목이 특히 인상 깊었다면서 그는 김승섭의 신간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읽어보고 싶다고 했다.

‘스타의서재’ 배우 하연주./오승현기자


하연주는 진정한 연기자가 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자신의 마음을 닮은 것 같은 ‘봄이 되면 종달새는 울지 않을 수 없다’는 문장이 자신을 사로잡았다며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을 묶은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고흐가 어떤 의미로 이 문장을 썼는지는 읽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거예요. 저는 이 문장이 ‘희망’으로 다가왔죠. 직업 특성상 일을 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은데요, 아직 그때가 오지 않은 것이고 그때가 오면 절로 할 것이다 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요. 사실 배우도 고용 불안에 시달려요. 앞서 말씀드린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 공감했던 것도 그 때문일 거예요.” 그는 또 고흐가 한 말을 인용하며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화가의 영혼과 지성이 붓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붓이 그의 영혼과 지성을 위해 존재한다.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캔버스가 그를 두려워한다.”

‘스타의서재’ 배우 하연주./오승현기자




‘왼손잡이 아내’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어 요즘에는 오직 대본만 보는 그이지만, 이 작품에 들어가기 전 공백기에는 책을 읽는 게 일상 중 하나였다. “잠자기 30분 전에 책을 읽고 자는 습관을 들이려고 했어요. 혼자는 어려워서 유튜브 라이브로도 했는데 꽤 많은 분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어요. 당시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유발 하라리의 ‘호모사피엔스’ 한강의 ‘희랍어 시간’ 등을 읽었던 것 같아요. ‘희랍어 시간’을 읽을 때는 제가 희랍어를 실제로 배우고 있어서 책에 있는 희랍어를 읽어보고 그랬어요. 한강 작가의 작품은 ‘흰’과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도 감동적이었어요.”

하연주는 선물하고 싶은 책으로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를 심사숙고 끝에 골랐다. “제가 종사하는 산업이 특수하게 아름다움을 강요받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그러한 구조와 그 안에서의 제가 취해야 하는 위치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눈을 돌려보니 그게 단지 제가 속한 산업에서만 강요받는게 아니라는걸 알았어요. 간단한 예를 하나 들면, 취업을 할때 직장에서 여자들은 화장을 요구받고 콘텍트렌즈를 끼기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죠. 이것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여자들은 외모적으로 요구받는 게 많아요. 왜 그럴까, 왜 이런 사회가 되었을까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책이에요.”

이 외에도 하연주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는 고민이 많고 걱정이 많고 마음이 시끄럽고 복잡할 때 읽어보라고 권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에요. 그것만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얘기하고요. 우린 많은 시간들을 지금 이 순간에 있지 않고 과거와 미래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살 때 진정한 삶이 펼쳐진다고 얘기해요.”

‘스타의서재’ 배우 하연주./오승현기자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하연주는 저자인 김우재 박사에게 선물을 받은 ‘플라이룸’을 앞으로 읽을 책 리스트에 올렸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과학책들은 대부분 실험실을 떠난 과학자들이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지금 ‘실험실’을 지키고 있는 ‘과학자’가 대중들을 상대로 과학을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의 위기를 지금 직접 겪고 있는 사람이 직접 얘기하는 거니까. 본인의 연구 분야와 성과로 이야기를 풀어낸, 초파리로 사회, 과학, 역사를 담아서 기대가 됩니다. 또 과학을 새로운 인문학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저자의 견해에도 동의해요. 한국사회에 대한 과학기술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좀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 =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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