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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3세' 정경선 루트임팩트 CIO "포용 사회 향한 고민의 기록, 책에 담았죠"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 펴내

"사회적 기업 돕고 싶은 마음에

체인지메이커 지원…HGI 설립

성수동 '혁신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성 존중 理想 실현하려 노력

사람은 빈부 떠나 고귀한 존재

집안 비판도 겸허히 수용할 것"

최근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출간한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 정경선 루트임팩트 최고상상책임자(CIO)가 종로구 가회동 김영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기자




재벌은 한국 사회에서 질타와 선망이라는 두 가지 모순적인 감정의 대상이다. 창업주가 아닌 재벌 2세와 3세에 대한 대중의 감정은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인 정경선(사진) 루트임팩트 최고상상책임자(CIO)가 사회적기업에 투자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체인지메이커’를 지원하겠다고 나섰을 때 ‘재벌 3세’의 ‘착한 취미’ 정도로만 생각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2012년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했고 2014년에는 임팩트 투자사 HGI를 시작했다. 이처럼 ‘선한 의지’로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생각으로 걸어온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 그의 진정성은 이미 증명된 셈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에는 ‘돈 있는 사람이 고귀하다’는 전제가 있는데 이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부와 인격의 관계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신념과 실천 의지의 굳건함이 느껴졌다. 얼마 전 그는 체인지메이커 20명의 인터뷰를 엮은 책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펴냈다.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좌절의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 만들어낸 우직한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았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훈훈한 재벌 3세’ 정경선을 최근 서울 종로구 김영사에서 만났다.

최근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출간한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 정경선 루트임팩트 최고상상책임자(CIO)가 종로구 가회동 김영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기자


그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인 ‘재벌 3세’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것이냐고 물으니 “알리고 싶지 않다고 해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저희 집안에 대해 농담하거나 시비를 걸어도 그저 받아들이는 편”이라며 “나와 관련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는 아주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취미가 있다. 그중에는 ‘나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너처럼 좋은 일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글들이 종종 보이는데 그런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최근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출간한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 정경선 루트임팩트 최고상상책임자(CIO)가 종로구 가회동 김영사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권욱기자


고등학교 때는 국문학과에 진학하고 싶었고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에게 책 출간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은 “포용적이고 다양성이 존중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라는 신념하에 그가 노력한 기록을 담았지만 막상 출간하게 되니 두려움과 설렘 역시 공존하는 듯했다. “언젠가는 책을 꼭 내보고 싶었어요. 한 번 내니 또 내고 싶네요(웃음). 누군가 ‘마흔까지는 책 내는 게 아니다’라고 한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20~30대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성공한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가장 (성공에) 취해 있을 때 대대적으로 (글을) 남겨 영원히 도망치지 못하는 ‘흑역사’를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너무 젊을 때 책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웃음).” 사회적기업가 중에는 정치가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에게도 정치라는 선택지가 있을까. “정치할 생각은 없어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끝단에 정치가 있는 것은 맞아요. 비영리단체가 자그마하게 하던 것을 정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나라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정치지만 저는 정치인 ‘핏’은 아닙니다. 다만 정치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분들과의 협업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최근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출간한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 정경선 루트임팩트 최고상상책임자(CIO)가 종로구 가회동 김영사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권욱기자




그는 루트임팩트와 HGI의 가장 큰 성과로 서울 성수동으로 대표되는 사회 혁신 클러스터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을 꼽았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사회 혁신 섹터라는 것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고 비영리 자활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있었죠. 성수동은 새로운 일을 하려는 청년들의 클러스터라는 이미지를 만든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단순히 이미지뿐 아니라 실제로 성수동에 영향력 있는 비영리 단체, 소셜 벤처들이 모여든 것은 실질적인 성과예요. 성수동 클러스터가 어느 정도 틀은 잡혀있지만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역량을 어떻게 얼마나 성장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가 앞으로 나와주기를 바랍니다.”

최근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출간한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 정경선 루트임팩트 최고상상책임자(CIO)가 종로구 가회동 김영사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권욱기자


소위 말해 ‘깔 게’ 없어 보이는 ‘재벌 3세’에게 혹시 자백(?)할 것이 있냐고 물었다. “글쎄요. 저희 어머니께서 ‘너는 말을 너무 현학적으로 한다’고 하시는데 그게 좀 ‘까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루트임팩트 등 사업을 하면서 제가 너무 부각되는 것도 안 좋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최고경영자(CEO)였지만 지금은 CIO예요. 영어를 요즘 많이 쓰는데 ‘재수 없어’ 보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 단체 관련 용어 중에 영어가 많아서 그렇기도 해요. 또 지금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한국어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아 자꾸 영어를 써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봐요(웃음).”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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