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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글쓰는 AI





2016년 일본 문단을 술렁이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인공지능(AI)이 쓴 단편소설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공모전에서 1차 예심을 당당히 통과하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활동마저 AI의 도전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대중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줬다. 심지어 심사위원들조차 공모작 가운데 AI가 쓴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물론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사전에 구체적인 스토리와 문체를 개발자들이 만들어줬기 때문에 오롯이 AI의 작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AI와 딥러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AI의 영역이 단순한 번역 수준에서 벗어나 고도의 창작활동에 진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AI로봇 ‘샤오이스’는 현대 시인 519명의 작품 수천 편을 100시간 동안 스스로 학습해 1만여 편의 시를 쏟아냈다. 이중 작품성이 뛰어난 139편을 엄선해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라는 시집까지 출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프로그래머들이 개발한 AI ‘셸리(Shelley)’는 트위터 유저들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 공포물을 창작해냈다. 개발자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을 모아 입력하는 방식으로 셸리를 훈련했는데 인간과 AI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독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일본 광고회사인 덴쓰가 개발한 카피라이터 AI인 ‘AICO’는 광고주의 의뢰를 받아 신문광고 시장에도 당당히 진출했다. 카피라이터 AI는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블로그와 뉴스 사이트 등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여러 가지의 광고 문안을 제안하고 있다. 때로는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엉뚱한 표현을 내놓아 참신한 발상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미국의 비영리 AI 연구기관인 ‘오픈AI’가 새로 개발한 글짓기 AI ‘GPT-2’의 글쓰기 실력이 너무 뛰어나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천기술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800만개의 인터넷 페이지에 담긴 단어 15억개를 학습한 AI는 ‘반지의 제왕’에 담긴 한 구절을 던지면 자신만의 문장을 거뜬히 만들어낸다. 개발팀은 책 한 쪽 분량의 글을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낼 정도라고 전했다. 이러다간 AI 소설가가 자신만의 감성으로 인간을 뛰어넘는 새로운 감동을 안겨주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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