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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갈수록 낮아지는 北비핵화 기대수위 걱정스럽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기대수위가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주 “제재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 의도”라고 밝힌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우리는 단지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말은 듣기에 따라 핵 동결보다 낮은 단계인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현상유지만 해도 제재완화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잖아도 미국은 그동안 북핵 목표치를 계속 낮춰왔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강조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FFVD)’로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이마저도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영변 핵시설 폐기→포괄적인 핵 신고→대량파괴무기(WMD)를 포함한 비핵화라는 단계적 비핵화론으로 후퇴한 바 있다.

미국이 갈수록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기대 수위를 낮추는 것은 2차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자 여론의 질타를 피해가기 위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미국의 이 같은 태도변화가 후속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의 협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비건 대표가 제시한 방안대로 될 경우 북 비핵화 과정은 장기간 교착국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런데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만 인정해주고 대응조치로 제재완화를 서두르면 북핵 해결은 영영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제 북미정상회담까지 불과 9일 남았다. 이번주에는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도 예정돼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한미 정상은 조급한 마음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어차피 북핵은 하루 이틀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그런 만큼 멀리 내다보고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당장 정권 임기 내에 성과를 내겠다고 제재완화부터 서두르면 북핵 해결은 물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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