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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비핵화전엔 北제재 한미 한뜻…이행땐 밝은미래 제공"

■SK 최종현학술원 출범 기념 콘퍼런스

한중일 전문가, 북미회담 전망·한반도 미래 논의

조셉 윤 "2차 회담 실질적 성과내야...비핵화 로드맵 도출 중요"

장퉈성 "로드맵에 조기이행 가능한 비핵화 조치 담겨야"

김성한 "ICBM 폐기에만 그치면 美와 韓日 사이 균열 우려"

14일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출범 기념 한미중 컨퍼런스에서 박인국(왼쪽부터) 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의 사회로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 장퉈셩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선임연구원, 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차관,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한반도 정세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정영현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14일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출범 기념 한미중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이달 말 열리는 데 대해 “정말 흥미로운 시기”라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이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대해 한미 정부가 완전히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해리스 대사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한다면 미국은 한국을 비롯해 여러 동맹과 협력해서 북한에 밝은 미래와 번영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뿐 아니라 이날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한 한국과 미국·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과 기대·우려 등을 쏟아냈다. 이들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1차 정상회담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2차 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는 만큼 실질적 진전과 성과를 내기 위해 북미가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차 회담에서 (북미가)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면 2차 회담에서는 각 사안을 해결하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며 “특히 비핵화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고 서로 달랐는데 이번 2차 회담에서는 비핵화 정의에 대해 합의를 이루고 로드맵과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는 풍계리·동창리·영변 등 시설별로 접근하는 반면 미국은 비핵화를 신고·해체·폐기 등 체계적·구조적 접근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상호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윤 전 대표는 “그간 상호 신뢰 구축의 성과가 있었지만 더 구체적 성과를 위해 평양과 워싱턴DC에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서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상징으로서 종전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는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하지 않았고 동맹국과 협의도 하지 않았다”며 “(2차 회담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다루는 비핵화 협상을 하거나 주한미군 주둔을 거론하는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표와 함께 미국 측 전문가로 패널 토론에 나선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도, 북한도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겉으로는 정상들이 지지하지만 속으로는 달성 가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윤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비핵화 정의는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군 철수를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아인혼 수석연구원은 2차 회담이 확정된 만큼 “북한의 비핵화 의도를 시험하려면 (미국의) 제안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비핵화에 상응하는 이익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일각에서 협상을 멈추고 제재·압박 전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다시 북한이 핵 개발로 돌아설 수 있고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로 돌아설 수도 있다”며 “불리한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퉈성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선임연구원은 윤 전 대표처럼 로드맵과 시간표 도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조기 이행이 가능한 비핵화 조치가 로드맵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1차 회담 이후 빠르게 협상이 교착된 것은 로드맵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2차 회담에서 새 성과를 낳기 위해서는 구체적 단계가 명시된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핵시설 해체와 폐기 △실험시설 사찰 수용 △핵시설 동결 및 검증 수용 △핵시설 및 프로그램 부분 신고 등을 꼽았고 미국의 상응 조치로는 △한미연합훈련 축소 또는 중단 △인도적 지원 △종전선언 △단계적 대북제재 △연락사무소 설치 및 문화교류 진행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 같은 조치 중 일부라도 합의된다면 교착에서 벗어나고 앞으로 더 많은 북미 대화가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차관은 하노이 회담이 ‘스몰 딜’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전 차관은 “북한은 살라미 전술을 계속 활용하면서 양자 간 의제를 작게 쪼개서 더 큰 걸 받아내려 할 것”이라며 “ICBM 폐기에만 그친다면 미국과 한국·일본 간의 균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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