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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토론' 승부수 띄운 마크롱, 지지율 반등세

야권에서도 호평 일색 "아름다운 순간"

파리에선 “노란 조끼의 폭력시위 반대” 집회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노르망디 지방 그랑 부르그데룰드의 체육관에서 이 일대 600여 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사회적 대토론에서 자신이 준비한 메모지를 들고 연설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 국면 타개를 위해 마련한 사회적 대토론은 이날부터 두 달간 전국에서 조세, 공공지출, 민주주의, 기후변화 등 4개 대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파리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이 15일(현지시간) 노르망디 지방 그랑 부르그데룰드의 체육관에서 이 일대 600여 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이 발의한 사회적 대토론의 첫 모임을 시작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국에 생방송이 된 이날 토론에서 “논의에 금기는 없다”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파리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집권 후 최대위기로 평가된 ‘노란 조끼’ 집회 국면에서 띄운 사회적 대토론이라는 승부수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정 추진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측근들은 물론 야권에서도 마크롱의 저돌적인 도전정신이 되돌아왔다면서 호평하는 분위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마크롱의 국정 지지율이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반등했다.

여론조사기관 BVA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 마크롱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31%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올랐다.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의 최신 국정 지지도 조사에서도 마크롱은 4%포인트 상승한 27%의 지지율을 보였다. 유류세 인하 등 서민경제 개선대책 요구에서 시작해 직접 민주주의 확대와 마크롱 퇴진 등의 요구로까지 번진 ‘노란 조끼’ 연속시위 국면에서 지지율이 그야말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반전으로 평가된다.

마크롱의 이런 예상을 깬 상승세는 그동안 계속 수세에 몰렸던 그가 승부수로 꺼내든 ‘사회적 대토론’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롱은 지난 15일 노르망디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열린 첫 토론회에 직접 참석해 여섯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킨 데 이어, 지난 24일에도 남부의 소도시 부르그 드 페아주에서 열린 토론회에 사전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해 3시간 동안 주민들의 질문에 일일이 응답하는 ‘성의’를 보였다. 특히 부르그 데 페아주의 토론회에서는 현 정부에 대한 분노를 상징하는 ‘노란 조끼’를 입고 나온 시민들이 여럿 있었지만, 거리집회에서 “마크롱 퇴진”, “부자들의 대통령” 등의 구호가 자주 들리는 것과 반대로 흔한 야유 하나 나오지 않았다.



이날 토론의 진행을 맡은 야당(사회당) 소속의 시장도 “서로가 주장을 강하게 얘기하기는 했어도 분노와 증오 같은 것은 오늘 전혀 없었다. 시민들이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하려는 의지가 충만했다”고 호평했다. 엘리제궁 참모들과 여권은 대통령이 정면승부수로 꺼내든 사회적 대토론의 효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대선 캠프에서부터 함께했다는 마크롱의 한 보좌관은 2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것이 내가 기억하던 에마뉘엘 마크롱이다. 대선 당시의 그 정신이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호평이 나오고 있다. 제1야당인 공화당(중도우파) 다미앙 아바드 의원은 “형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마크롱의 퍼포먼스는 성공이었다. 아름다운 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인들은 아직 응답을 받지 못한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는 정부에 훨씬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면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마크롱의 폭력시위에 대한 강경대처는 프랑스의 보수진영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노란 조끼’에서 나타난 폭력시위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파리에서 열려 마크롱에게 힘을 실어줬다. 빨간 스카프를 두른 시민들은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와 유럽연합기를 흔들며 “민주주의엔 ‘예스’, 혁명엔 ‘노’” 등의 구호를 외치며 파리 도심을 행진했는데, 이 집회에는 전날 파리에서 열린 ‘노란 조끼’ 집회 참가 인원(4,000여명)의 2배를 훨씬 넘는 1만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이런 반등 기류에도 마크롱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 많다. ‘노란 조끼’ 시위가 이어지는 것과 별도로 이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세력이 정당을 창당하고 유럽의회 선거 도전을 선언하는 등 정치세력화에 나서면서 마크롱과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프랑스 여론연구소의 프레데릭 다비 소장은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를 준 것은 아주 큰 결정이었다”면서도 “그 이후에도 마크롱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본인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7일 이집트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도 얇은 얼음 위를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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