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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한국형 헤지펀드

최창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알파전략팀장




액티브 펀드의 위기다. 풀어쓰면 공모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부진에 따른 설정액 감소가 정확한 표현이다.

국내 펀드시장의 역사를 되짚어보자. 펀드 열풍의 출발점은 바이코리아 펀드였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지난 1999년 3월이었다. 정보기술(IT) 열풍과 함께 폭발적인 설정액 증가를 기록했다. IT 버블 붕괴와 함께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한동안 펀드시장은 위축됐다. 이를 되살린 상품은 중국이었다. 중국 주식의 활황과 적립식이라는 투자방법과 결합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인사이트펀드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이었던 2007년이 전성기였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투자자문사가 새롭게 등장했다. 2011년은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압축 포트폴리오와 ARS라고 불리는 자문형 랩(wrap) 상품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펀드시장은 레버리지와 인버스로 무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점령했다. 2017년은 바이오 열풍과 함께 코스닥150 ETF의 열풍이 불었다.

국내 펀드시장은 공모 액티브 중심에서 공모 패시브, 그리고 사모 액티브로 변신하고 있다. ETF 중심의 패시브는 여러 차례 언급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사모 액티브에 초점을 맞췄다.

사모펀드 활성화의 계기는 2015년 10월 규제 완화부터 시작한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설립요건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됐고 투자자 가입요건도 대폭 낮아졌다. 기나긴 박스권 장세에 지쳤던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즉 한국형 헤지펀드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주역은 과거 ARS를 통해 명성을 쌓았던 투자자문사들이었다. 운용사로 대거 전환한 후 양호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자금을 모았다. ARS의 대표주자였던 타임폴리오나 장외주식투자의 대명사였던 DS자산운용들이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인하우스 헤지펀드라고 불리는 증권사 소속 헤지펀드들도 약진했다. 단일 헤지펀드로는 최대인 NH투자증권과 채권형을 앞세운 교보증권이 선두 주자다.

아직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 헤지펀드는 먼 나라의 이야기다. 사용하는 전략 자체가 너무 어렵고 초기 투자자금도 너무 많다. 레버리지 200% 사용 헤지펀드의 초기자금은 1억원이며 인기 헤지펀드는 그 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한방에 해결한 헤지펀드가 있다. 흔히 펀드 중의 펀드라고 하는 재간접펀드인데 한국형 헤지펀드를 묶은 펀드이다. 현재 3개 운용사에서 재간접 헤지펀드가 출시됐으며 미래에셋의 재간접 헤지펀드는 1,500억원 이상의 설정액을 기록하고 있다.

재간접 헤지펀드가 추구하는 방향은 안정성이다. 흔히 헤지펀드라고 하면 고위험과 고수익을 떠올리지만 재간접 헤지펀드는 다양한 헤지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안정성을 보강했다. 실제로 하락 리스크가 제한된 채권과 기업공개(IPO), 그리고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를 절반 이상 채운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조정 구간을 거치면서 수익률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안정성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 앞으로 그들만의 리그였던 사모펀드를 투자 범위에 넣어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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