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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코카콜라=탄산음료회사 공식 깨다

'채식·웰빙' 부상에 설탕 줄이고

식물성 우유 등 제품군 확대

'糖'면한 과제 '乳'익하게 변신중

"소비자가 원하는 음료 더 많이 선보일 것"

식물성 음료·커피 회사 등 공격적 M&A

과일음료·차 이어 아몬드·잣우유 선봬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채식주의(비거니즘·Veganism)’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완벽한 채식주의자들은 먹거리에서뿐 아니라 패션·생활 등 전 영역에서 동물 유래 제품을 거부하는 친환경·윤리적 삶을 실천하는데 예를 들어 동물 실험을 한 화장품은 쓰지 않는다거나 동물의 가죽·털을 이용한 패션 대신 차라리 가짜 털(페이크 퍼)이 낫다는 식이다. 음료도 예외일 수는 없다. 채식주의자들은 우유 등 동물성 음료 대신 콩·아몬드·코코넛·귀리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음료를 더 선호한다. 미국·영국·독일·스위스 등에서 채식주의자의 비율은 총 인구의 10%를 넘나들 정도로 증가한 상황이며 관련 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업체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식물성 식품·음료 시장은 62% 성장했고 올해 국제 판매액이 총 163억달러(18조 4,6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8월 국내 첫 선을 보인 코카콜라의 아몬드 음료 ‘아데스(AdeS)’는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출시된 제품이다. 코카콜라의 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출시됐다. 아데스는 1988년 아르헨티나에서 탄생한 30년 전통의 음료로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는 이미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아몬드의 각종 영양소와 비타민E 등이 함유돼 있어 바쁜 아침, 허기질 때, 늦은 밤 출출할 때 등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마시기 적합하다. 또 오리지널 한 병(210ml)에 칼로리가 54kcal에 불과해 우유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데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마실 수 있는 ‘대체 우유’로 평가받고 있다. 과일이나 견과류를 넣은 스무디로 만들어 마시거나 우유 대신 시리얼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미용과 건강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아데스 출시는 코카콜라사가 탄산음료 시장의 강자를 넘어 종합 음료회사로 혁신을 시작한 의미 있는 행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받았다. 코카콜라는 빠르게 성장하는 식물성 음료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해 2017년 씨앗 음료 브랜드 아데스를 인수했다. ‘코카콜라는 탄산음료’라는 공식을 깨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다. 글로벌 CEO인 제임스 퀸시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가 움직인다면 우리 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도전과 혁신을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코카콜라의 매출에서 주스 및 식물성 음료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기준 전체의 8%까지 도달한 상황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8월 영국의 커피전문점 체인인 코스타 커피를 39억 파운드(약 5조 6,300억원)에 인수하며 커피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차가운 음료의 대명사인 코카콜라가 뜨거운 음료인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또 2017년에는 멕시코 기반의 프리미엄 탄산수 브랜드인 ‘토포 치코’도 인수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음료수를 더 많이 제공하겠다”는 전략 아래 탄산음료 수요가 줄고 있는 현실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시그니처 브랜드인 ‘코카콜라’의 변신도 진행 중이다. 설탕에 대한 반발감과 유기농에 대한 선호가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한 코카콜라는 2017년 연간 보고서를 통해 판매 중인 500개의 음료 브랜드의 제품 중 300개가 넘는 제품의 설탕을 줄였고 400개 이상 제품의 설탕을 줄여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설탕과 카페인 등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성분을 소비자들이 직접 조절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더 다양한 음료 및 패키지 옵션을 선보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코카콜라의 변화는 국내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건강한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며 차·주스 등 다양한 음료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5월 출시한 ‘태양의 식후비법 더블유W차’다. 얼핏 코카콜라의 이미지와 잘 맞지 않는 듯 보이는 더블유차는 직접 우려낸 녹차, 우롱차, 홍차를 조화롭게 섞어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데다 변비 예방·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여성들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데일리 수분보충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토레타 by 아쿠아리우스’도 눈에 띈다. 물 한 병도 특별하게 마시려는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음료로, 자몽·백포도·사과·당근·양배추 등 10가지 과채 수분을 함유한 깔끔한 맛이 인기를 끌어 2016년 출시한 이래 1년 만에 390억원의 연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는 글로벌 선두 음료 기업 코카콜라의 변신이 국내 음료 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리라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아몬드 우유, 잣 우유, 귀리 음료 등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식물성 음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건강과 친환경, 윤리적 삶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등장은 앞으로도 식품·음료 시장을 뒤흔들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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