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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더 넓어진 K푸드 영토] '위챗'과 만난 정관장...O2O 쇼핑족에 눈도장
산업 생활 2019.03.18 17:15:31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동시에 국내 식품업계에 최대 난제를 안겨준 국가. 바로 중국이다. 좁은 내수 시장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었지만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이 시작되면서 국내 식품업계는 휘청였다. 중국 소비자의 불매운동에 이어 현지에 진출한 국내 마트가 철수하면서 판로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처럼 최근 국내 식품업체는 급변하는 중국의 유통 흐름에 발맞춰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O2O’ 매장으로=국내 식품업계가 포착한 첫 번째 트렌드는 온·오프라인 연계 매장 ‘허마셴셩’을 필두로 한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이다. 특히 허마셴셩은 QR 코드 스캔 한 번이면 결제는 물론 30분 안으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선보이며 중국의 차세대 유통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 주력하던 농심은 허마셴셩에 입점하며 새로운 판로에 힘을 싣고 있다. 편의성을 무기로 한 허마셴셩에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가운데 현지인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최적의 채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올해 처음으로 허마셴셩에서 1,000회 이상의 시식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상해, 북경 등 주요 대도시의 허마센셩에 제품을 공급해 판매를 늘려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중국 내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인 온·오프라인 통합 채널에 주목하고 영업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주문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정관장은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Wechat)’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샤오청쉬’와 중국 전역에 위치한 4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주문·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샤오청쉬는 위챗에서 새롭게 추가한 서비스로 위챗 사용자가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을 필요없이 검색 또는 QR코드 스캔으로 다른 앱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한다. 정관장은 이 서비스를 통해 샤오청쉬를 이용하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정관장 제품을 가까운 매장을 통해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주문한 제품은 1~2시간 이내에 배송된다. ◇ 소비의 ‘中心’...밀레니얼을 공략하라=스마트폰에 익숙한 ‘주링허우’(1990년 이후 출생자)와 ‘링링허우’(2000년 이후 출생자) 세대를 겨냥해 기존 유통 채널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노력도 엿보인다.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삼양식품은 이커머스 채널 입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주 고객층이 젊은 세대인 만큼 이들이 애용하는 온라인 채널을 발판 삼아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넓혀나가기 위해서다. 삼양식품은 기존 알리바바의 티몰, 징동닷컴 등 두 곳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삼양 플래그십 스토어’를 티몰 국제관, 중국 해외 직구 점유율 1위 ‘왕이카오라’, 중국 최대 커뮤니티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샤오홍슈’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아예 온라인 채널 전용 상품도 확대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온라인에서 직구 형태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오리온은 이 같은 이커머스 채널 확대를 비롯해 신제품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 전년대비 17% 증가한 9,3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배 가량 증가한 1,41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사드 이슈 발생 전 무렵의 15%대를 회복했다. 농심은 업계 최초로 타오바오몰에 ‘농심 공식몰’을 구축하며 공격적인 온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광군제 당시에는 온라인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11월 11일 하루 동안 타오바오몰에서 일일 평균치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500만 위안(72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 농심 관계자는 “광군제에 앞서 대대적인 판촉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특히 중국 인기 왕홍(SNS상유명인사)과 함께 신라면 조리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농심은 지난해 중국 온라인 사업에서 3년 전 대비 4배 가량 증가한 1,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K-푸드 존재감 내세우는 오프라인 활동=짝퉁 바나나맛 우유로 몸살을 앓았던 빙그레는 지난 2014년 중국에 법인을 설립한 후 프리미엄 이미지를 회복했다. 중국 업체가 멸균팩 형태의 바나나맛 우유를 따라 만들자 원조 형태인 단지 모양으로 변경한 것. 멸균팩 사용을 중단한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국내 설비공정에 무균화 시스템(ESL)까지 도입했다.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인이 실제로 불닭볶음면을 맛볼 수 있도록 지난해에는 ‘Go to School’이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불닭 부스’를 설치하고 제품 시식 이벤트와 함께 불닭볶음면 빨리먹기 대회를 열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에 진출한 프랜차이즈업계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파리바게뜨는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2018년 현재까지 296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었다./상하이=박준호·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K푸드, 빅데이터로 뉴요커 입맛 사로잡다
산업 생활 2019.03.14 17:38:52#“LA 지역 내 다른 파리바게뜨 지점을 우연히 들렀는데 맛있어서 다시 찾게 됐습니다. 패스츄리 등 빵도 당연히 맛있지만 제 고향인 스페인에서 즐겨 마시는 음료까지 판매해 더욱 자주 들르고 있습니다.” 최근 오후 12시(현지시간)께 미국 LA 지역 내 파리바게뜨 DTLA점에서 만난 라틴계 여성 직장인 하이디(29)씨는 메뉴판의 ‘아쿠아 프레스카(Aqua Fresca)’라고 적힌 메뉴판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음료는 라틴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것으로 파리바게뜨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나온 결과물 중 하나다.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히스패닉(미국으로 이주한 라틴아메리카인)’가 차지하는 비중은 백인 다음일 정도로 미국 주류 시장의 핵심 타깃이다. 이날 점심 파리바게뜨를 찾은 손님은 대부분 백인과 히스패닉계로 아시안계는 보이지 않았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K푸드는 기존 타깃이었던 아시안 시장을 넘어 미국 주류 소비층(백인·히스패닉·흑인 등)에도 스며들고 있다. 진출 초기 이들이 선호하는 맛을 찾기 어려워 고군분투했지만 점차 제조와 판매 노하우가 쌓이며 현지화에 성공한 덕에 타 국적 식품업체들과 경쟁해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PC의 파리바게뜨는 미국에 진출한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2년 9월에 첫 진출해 현지 2005년 10월 미국 LA 코리아 타운에 1호점(웨스턴점)을 냈다. 2005년 1개 매장에 연 매출 180억원으로 시작한 파리바게뜨 미주사업부는 지난 2016년 기준 1,5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은 파리바게뜨가 미국 내에서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다. 현재 운영 중인 매장들 가운데 3분의 1이 가맹점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현지화 빅데이터 이용 메뉴 개발=파리바게뜨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연구를 통한 ‘현지화’다. 첫 매장을 내기까지 진출 이후 3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쳤고 가맹사업을 시작하기까지는 첫 매장 오픈 이후 10년 이상을 준비했다.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가맹정보공개서의 복잡한 요건을 모두 맞추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점포를 열기 위한 인허가 과정이 까다로워 국내보다 가맹점 개설에 걸리는 시간이 6배 이상 길다. 준비 없이 진출했다가 낭패를 보기 쉬운 시장인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매장 당 평균 300여 가지 제품을 출시해 다민족·다인종으로 구성된 미국 시장 내에서 인지도를 높인 이후 이제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통해 출시하는 메뉴를 150~200종 가량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DTLA점은 이같은 시도가 적용된 첫 번째 매장이다. 임재홍 서부 영업팀 차장은 “미국 주류 소비층이 덜 찾는 단팥빵·소보루를 아예 뺐다”며 “이들이 주로 찾는 패스츄리를 포함해 샌드위치 매출이 절반을 차지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생산기지에 집중 투자=최근 방문한 CJ제일제당 풀러튼 공장. 철저한 현지화가 적용된 비비고 만두는 총 6개 라인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열을 지어 나오고 있었다.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차별화된 얇은 만두피를 구현하는 설비가 눈에 띄었다. 김규원 공장장은 “만두로 비비고 인지도를 높였다면 이제는 냉동비빔밥 등 가정간편식 등도 생산을 늘려 시장 공략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에 진출한 식품업계의 선봉장격인 CJ제일제당은 현지 식품업체를 인수하고 자사 식품생산기지에 집중 투자하며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비비고’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한국식 식문화 전파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만두시장에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중국 업체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2,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오는 2020년까지 점유율을 50%까지 높여 ‘초격차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최대 전성기를 맞는다. 올해 냉동식품 업체 쉬완스의 인수가 마무리 되면 미국 내 400여개의 물류센터를 갖고 있는 쉬완스의 인프라를 이용해 미국 전역에 CJ제일제당 제품을 심는다는 계획이다. 매출 2조3,000억원에 가까운 쉬완스 인수가 CJ제일제당 매출에 반영되면 오는 2020년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꿈에도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풀무원 두부 美 석권·농심은 동부에 공장 신설 검토=풀무원도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내 인지도를 높여왔다. 2004년 미국 유기농 식품 회사 ‘와일드우드내추럴푸드(지금의 풀무원USA)’를 인수해 두부 제품을 주류 시장에 소개했다. 이후 식품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두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미국 라면시장에서 일본계 ‘닛신’과 ‘마루찬’ 에 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는 농심은 생산기지 확대를 통해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내 첫 공장인 LA공장에 지난 1월 초 생산라인을 추가로 신설·가동했으며 미국 동부지역에 공장 추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해 아메리카 대륙을 ‘빨간 맛’으로 물들이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은 2,542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가량 증가했다./로스앤젤레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5년만에 더 넓어진 K푸드 영토] 현지입맛 잡은 기술력…간식서 프리미엄 식품까지 '홀릭'
산업 생활 2019.03.10 17:08:44#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라 포장지의 박서준 얼굴을 보자마자 ‘비비고’가 한국 브랜드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비비고 만두를 베트남에서 생산한다는 얘길 듣고 맛이 궁금해져서 구입하기 시작했어요. 크기가 큼직해서 식사대용으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26세 생산직 여성 짱). #시식행사를 통해 비비고 만두를 처음 알게 됐어요. 주로 할인 행사 기간 때 한번에 3~4봉지씩 구입해요. 오후에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즐겨 먹습니다. 중국식 만두는 제품이 다양하지만 간혹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비비고 만두는 대체로 맛있어요(52세 가정주부 응옌 티 호아). 이제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K-푸드는 ‘익숙하게’ 맛있는 맛으로 통한다. 더 이상 생소하지도 않고 입맛에 딱 맞다. 지난 1월 말 이마트 호치민 고밥점에서 열린 비비고 만두 시식 행사에서 현지 주민들은 한결같이 “맛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앞다퉈 제품을 카트에 담았다. 한류와 할인 이벤트가 첫 구매 일으킨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있지만 이들의 재구매를 이끈 것은 결국 ‘맛’이었다. 베트남 시장을 적중한 맛의 비결은 ‘기술력’에 기반한다. 베트남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현지화 수준을 끌어올린 게 주효했다. 비비고 만두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고기소 만두의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해산물과 단맛을 선호하는 현지인의 취향을 반영해 해산물과 콘앤고기 맛을 개발했다. 만두소의 고기 함량도 높였다. 이승기 CJ제일제당(097950) 영업전략팀장은 “한국 소비자가 육즙이 가득한 만두소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베트남인들은 속이 꽉 찬 텍스처를 좋아한다”면서 “최근에는 ‘비비고 왕교자’ 3종 외에도 ‘비비고 물만두’ ‘비비고 찐만두’ ‘비비고 마이크로웨이브용 만두’ 등 신제품 3종을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와 함께 ‘투 트랙(Two-Track)’ 전략으로 선보이는 현지식 만두에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적용했다. 지난 2016년 말 베트남 1위 냉동식품업체 ‘까우제(CauTre)’를 인수한 후 이곳에서 생산하는 스프링롤에 ‘비비고 왕교자’를 제조할 때 사용되는 동일한 공법을 적용한 것. ‘다이스 공법’이라 불리는 이 방식은 고기를 갈아 넣는 기존 ‘페이스트 방식’과 달리 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씹는 식감을 개선했다. CJ제일제당은 고기 함량을 높인 이 제품에 ‘리얼(REAL)’이라는 새로운 상표를 붙이고 ‘CJ 까우제’의 고급 라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흥 간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도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현지인이 즐기는 풍미에 대해 사전 조사를 마치고 숯불 향의 BBQ 맛 소스와 현지인들에게도 익숙한 매운맛을 적용했다. 비비고 김스낵은 지난해 하반기 SCJ 홈쇼핑 내 일반식품 카테고리 중 판매량 2위(5,000세트)를 차지했다. 베트남 로컬식품인 ‘Honey land’ 꿀(17,000세트)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연일 높은 기온인 베트남의 유통 과정에서 품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품 개발 단계부터 세심하게 고려했다. 냉동식품인 만두는 이동 중에 해동되며 눌러 붙지 않도록 새로운 포장법을 적용했다. 플라스틱 트레이 형태로 제조해 만두 사이사이에 빈 공간을 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연간 30도에서 34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호찌민에서 베트남인들은 오토바이에 물건을 싣고 30분씩 이동한다”면서 “만두가 녹아 달라붙으면 조리 시 제품이 뜯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출시 때부터 트레이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전략에 힘입어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베트남에서만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한 2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비비고 김치를 개발할 때는 현지 유통 사정을 계산에 넣었다. ‘콜드체인시스템(저온유통체계)’ 발달하지 않은 베트남 상황상 김치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비비고 김치의 유통기한인 30일보다 2배 늘린 60일로 설정하고 이에 맞춰 베트남식 비비고 김치를 생산했다. 최우영 CJ제일제당 연구원은 “베트남 현지 원물특성 조사를 통해 발효에 사용되는 영양성분 조성을 분석하고 초격차 역량을 바탕으로 유통기한 늘릴 수 있는 스펙을 개발했다”면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을 적용해 한국 김치의 DNA를 심어 넣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산 설비를 베트남에 그대로 구현한 경우도 있다. ‘Bring you to Korea’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편의점업계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GS25는 떡볶이, 제육볶음 등 대표적인 한식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호찌민 인근에 GS25 전용 OEM 공장을 확보했다. 윤주영 GS25 팀장은 “호찌민으로부터 차로 30분 거리 떨어진 곳에 국내와 똑같은 생산 설비로 가동되는 FF(Fresh Food, 신선식품) 생산 공장을 갖췄다”면서 “이곳에서 GS25의 신선식품 메뉴를 개발한 셰프가 두 달 간 머물며 현지화를 하거나 한국적인 레시피를 적용했다”고 말했다./하노이·호찌민=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5년만에 더 넓어진 K푸드 영토] "시행착오 이젠 끝" 시장 맞춰 메뉴 다변화
산업 생활 2019.03.10 17:08:43베트남 1위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 잡은 ‘뚜레쥬르’는 올해를 변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 상반기 커피·음료 판매 공간을 대폭 넓힌 카페형 모델도 선보인다. 베트남은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으로 커피 수요가 전반적으로 높으며 토종 커피 브랜드 ‘콩카페(CONG CAPHE)’를 국내에 선보일 만큼 로컬 커피 브랜드의 영향력도 막강해졌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베이커리 시장보다 커피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판단해 음료 바와 좌석의 공간 비율을 베이커리 공간만큼 늘린 카페형 매장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뚜레쥬르의 베이커리 제조 역량에 더해 커피도 맛있는 프리미엄 카페형 베이커리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뚜레쥬르는 2007년 베트남에 깃발을 꽂은 후 2017년까지 공격적으로 매장을 열었지만 현재는 무리한 출점 대신 효율적인 매장 운영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올 1월 기준 매장 수는 33개로 2017년(37개)부터 줄어들고 있다. 나상천 CJ푸드빌 베트남 법인장은 “지난해 뚜레쥬르 베트남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22% 상승했고 점포 당 매출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면서 “올해 추가로 10개 매장을 오픈하는 동시에 부실 점포는 정리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베트남에 첫발을 디딘 파리바게뜨는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매장과의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베이커리의 현지화 수준이 낮았지만 최근에는 개발이 쉬운 음료 위주로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를 선보였다. 직원을 대상으로 경연 대회를 열어 신메뉴인 ‘블랙슈가 밀크티’와 ‘블랙슈가 맛차’를 개발한 것도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김승훈 SPC 베트남 하노이 법인 팀장은 “진한 단맛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아 국가 위주로 흑설탕 기반의 음료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체는 소주를 앞세워 베트남 문을 두드렸다. 동남아 소주 시장의 32%를 차지하는 베트남에서 승기를 잡아야 다른 국가에서도 성공적으로 한국 소주를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포장마차 콘셉트의 ‘진로포차’를 접고 지난 1월 ‘진로 BBQ’를 오픈했다. 진로포차가 홍합탕·닭발 등 한국인이 즐기는 안주로 현지인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데 한계에 부딪히자 최근 베트남인들에게서 각광 받는 한국식 바베큐 음식점으로 모델을 변경한 것이다. 롯데주류의 플래그십 스토어 ‘K-펍 처음처럼’은 현지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호안끼엠에 터를 잡았다. 대다수의 한식집이 한인 거주 지역에 들어서는 것과 달리 현지인과 관광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김경돈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은 “베트남인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문화를 선호하지만, 변화에 민감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고 오히려 실리를 따진다”면서 “한류나 박항서 효과에 지나치게 기대기 보다는 트렌드·상권 분석을 통한 철저한 콘셉트화로 베트남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하노이·호찌민=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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