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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환경 등에 투자' 글로벌 ESG펀드 주목
증권 재테크 2019.02.25 06:43:36글로벌 자산운용시장에서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회책임투자(SRI)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ESG’를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와 맞물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일명 ‘착한 투자’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산업에서 ESG펀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ESG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 2012년 말 6,550억달러(한화 약 735조8,925억원)에서 지난해 10월 1조500억달러(약 1,179조6,750억원)로 60% 성장했다. 이 중 유럽의 ESG펀드 운용자산이 6,300억유로(약 802조4,751억원)로 약 68%를 차지하며 글로벌 ESG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은 3,000억달러(약 337조500억원) 수준이다. ESG펀드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기금의 ESG펀드 투자 확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 증가 때문이다. 일본 최대의 공적연금(GPIF)은 2017년 운용자산 1조4,000억달러 중 약 100억달러를 ESG펀드에 투자했고 스웨덴 공적연기금인 제2국가연금펀드(AP2)는 2018년부터 운용자산 400억달러 중 120억달러를 ESG 벤치마크를 추종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ETF를 통한 ESG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뱅가드 등도 꾸준히 ESG ETF 상품을 출시해나가고 있다. 블랙록과 뱅가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3개의 ESG ETF를 신규로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ESG펀드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선진국에 비해 규모나 수익률 측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ESG펀드 순자산 규모는 이달 20일 기준 3,869억원이다. 2년 전(1,451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지만 글로벌 펀드와는 격차가 크다. 그래도 관련 펀드 출시는 계속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등 국내 대형 운용사 대다수가 올해 ESG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ESG 투자는 일반 공모보다 주로 연기금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공경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ESG펀드의 순자산 중 97% 이상이 연기금·공제회 등을 통해 유입된 자금”이라고 말했다. 또 “수익률도 아직 뚜렷하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상회한 곳은 두 곳”이라고 전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ESG펀드 19개 가운데 지난 1년간 수익을 낸 펀드는 한 개에 그쳤다. 공 연구원은 “국내 SRI펀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 유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업의 ESG 수준에 관한 정보 제공 확대, 객관적인 분류기준 마련,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개발 노력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새벽배송'업체도 일회용품 줄인다
경제 · 금융 정책 2019.02.24 17:51:05정부가 배달음식점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추진하는 데 이어 새벽 배송 업체와의 자율협약 체결에도 나선다. 배달 과정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거나 아이스팩 재사용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새벽 배송 시장에서의 일회용품 남용을 줄이기 위해 ‘마켓컬리’ 등 주요 업체와 자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여 보자는 차원”이라며 “몇몇 업체들과 논의를 거쳤고 조만간 자율협약 체결식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벽 배송이란 식재료나 반찬 등을 오후12시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일찍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협약 내용은 포장용기 ‘재사용’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로폼 박스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아이스팩 등은 충분히 다시 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제품을 개봉한 후 남은 박스 등을 현관 앞에 내놓으면 업계가 다음 배송 때 이를 회수해가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의 경우 재사용이 쉽지 않다는 점은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식재료를 직접 담는 비닐은 대체재가 마땅치 않지만 야채류 등을 하나의 비닐에 담는 식으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며 “포장용기 재사용은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일회용품 저감 효과까지 있어 관련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안 만들고 재활용 쉽게…폐기물 '제로시스템' 구축한다
경제 · 금융 정책 2019.02.24 17:30:16정부는 지난해 9월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일회용품 ‘제로화(최소화)’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생산-소비-관리-재생’ 전 과정에서 폐기물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일회용품을 안 만들고 안 쓰면서 재활용 효율성은 높여 폐기물의 생산부터 재생까지 모든 단계에서 ‘제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다 환경오염 위협도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뤄야 하는 목표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영화관 종이컵’ 재활용 불가…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걸음마=정부의 계획대로 일회용품 제로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환경부는 지난 12일 ‘자연환경정책실 세부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22년까지 제품 생산량당 폐기물 발생량을 15% 감축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민간기업에서도 정부 계획에 일부 화답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비닐 쇼핑백을 종이봉투 등으로 교환하고 있고 페트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꿀 예정이다. 변화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은 많다. 종이컵이 대표적이다. 통상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반만 맞다. 방수를 위해 폴리에틸렌(PE)이 코팅된 종이컵은 사실상 재활용률이 0%인 탓이다. 커피전문점이나 영화관 등에서 사용하는 종이컵의 대부분은 PE 코팅이 돼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매립을 하는 경우에도 100% 자연 분해가 진행되지 않는데다 기간도 최대 30년 이상 소요된다.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 시장도 걸음마 수준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매립 후 6개월 이내에 90% 이상 분해가 진행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분해된 후에는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문제는 국내 관련 시장 연구가 선진국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없는데다 담당 부서가 명확하지 않아 현황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규제·인식 개선으로 사용량 줄여야=올해부터 전국의 대형마트·슈퍼마켓(면적 165㎡ 이상)에서는 일회용 비닐 봉투 사용이 금지됐다. 그러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비닐 봉투를 판매·사용하고 있다. 가격은 20원으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별다른 경각심 없이 비닐 봉투를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의 경우 2020년부터 현재 약 70원인 비닐 봉투 가격을 14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가 250명 이상 점포에서 판매되는 플라스틱 봉투 가격을 5페니로 올렸던 지난 2015년 이후 영국의 비닐 봉투 사용량은 약 150억개 줄었다. 2020년부터는 모든 점포가 적용 대상으로 비닐 봉투 사용량이 더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스틱 용기 등 1회용품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아직 배달음식점이나 새벽 배송 업체 등에서 사용하는 1회용품을 규제하는 법은 없다. 환경부는 우선 올해 상반기 내로 배달음식점의 1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해 규제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상현 녹색미래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며 “일회용품을 일상생활에서 남용하지 않도록 홍보하고 교육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유색 페트병 퇴출…폐기물 처리 시스템 강화=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줄이고 34%에 불과한 재활용률도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환경부는 “페트병의 재활용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음료·생수병으로 쓰는 유색 페트병을 2021년까지 퇴출할 것”이라며 “제품의 품질 보존을 위해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이 어려운 맥주 페트병은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이나 캔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방향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실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대체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맥주 페트병 생산을 바로 중단한다면 비용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제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환경부는 대형 업체들과의 자발적 협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업체들까지 정부 방침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폐기물 처리 시스템의 공공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 영역이 책임지고 있던 재활용 시장을 정부가 직접 살피며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폐기물 선별장과 소각시설 등의 공공 처리 용량을 확대하는 종합계획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제조업을 포함해 폐기물 배출량이 많은 사업장은 ‘자원순환 목표’를 부여해 배출량을 줄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100% 재활용 종이컵으로 자원순환…'지속가능 삶' 있는 제주로
산업 기업 2019.02.24 16:42:42천혜의 섬 제주도가 환경과 삶을 바꾸는 거대한 실험장으로 거듭난다. 서울경제신문은 오는 3월부터 환경부, 한국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함께 손잡고 제주를 무대로 친환경 공익 캠페인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를 대대적으로 펼친다. ‘세바우’의 첫 출발지를 제주로 잡은 것은 친환경을 표방하지만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는 현실적인 인식 때문이다.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지만 곳곳은 쓰레기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명 해수욕장을 비롯해 성산 일출봉, 천지연 폭포, 쇠소깍 같은 여행지에 버려진 쓰레기는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만 아니라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제주의 지속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제주는 섬 안에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도내에 관련 설비를 갖춘 업체도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드문 실정이다. 무턱대고 폐기물을 쌓아놓을 수 없어 폐기물을 전량 내륙으로 옮기고 있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명성 못지않게 국내 쓰레기 배출량 1위 지역(거주민 기준)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섬이라는 특수성이 안겨준 천혜의 자연은 제주의 명성을 드높였지만 역설적이게도 환경문제를 자체 해결하지 못하면서 제주의 자연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안고 시대의 화두인 ‘지속 가능한 삶’을 제주에서 펼쳐보려고 한다. 본지가 연중 캠페인으로 펼치는 ‘세바우’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거나 일회용품을 단번에 없애자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자원의 선순환을 꾀하자는 데 있다. 즉 생산과 소비, 관리 및 폐기, 그리고 재활용에 이르는 자원순환 시스템이 하나의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정된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제주도 안에서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오는 2027년까지 생산·소비 단계에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제품 재사용 촉진을 통해 폐기물의 근원적 발생을 절감한다는 정부의 자원순환 기본계획과도 맥을 같이한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단순히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 친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며 “우리 사회 공동체가 재활용, 즉 자원순환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짚었다. 올해 ‘세바우 캠페인’은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올레길에서 첫발을 내딛는다. 관광객이 올레길 인근에 자리한 캠페인 참여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했을 때 받게 되는 용기는 매장 내에서는 머그잔이며 매장 밖으로 이동해야 할 경우에는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컵을 받는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 식품포장용지 기술을 개발한 리페이퍼가 생산하는 이 컵은 값싼 중국산 원지를 사용하는 ‘이름만 종이’인 기존의 폴리에틸렌(PE) 종이컵과 달리 100% 재활용할 수 있다. 보통의 종이컵은 내수성을 부여하기 위해 PE 코팅 처리를 하는데 이 경우 코팅을 분리하기 어려워 자연에서 온 원료인 종이를 그대로 버리게 된다. 땅속에 묻어도 완전히 분해되는 데 30년 이상 소요되며 태워도 유해가스가 배출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유산(PLA·Poly Lactic Acid) 코팅을 한 생분해성 컵이 최근 등장했지만 내열성이 부족해 전자레인지나 오븐 사용이 어려운데다 컵 전체를 하나의 소재로 통일하기 어려워 종이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특수 코팅제를 입힌 리페이퍼의 컵은 PE·PLA 컵의 단점을 모두 극복해 원지를 100% 재활용할 수 있으며 생활 폐기물로 버려져도 빠르면 3개월 이내 분해(퇴비화)되기 때문에 환경부의 ‘포장의 환경성 높인 한국산업표준 8종’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내열성까지 우수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캠페인 참여 카페에는 수거함을 매장 안에 비치해 컵 반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각 카페의 컵은 제주도 내 재활용 도움센터에서 모은 후 페이퍼코리아의 생산 공장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컵은 별도 처리를 거쳐 재생 원지로 재탄생하고 원지는 훗날 고급 화장지나 복사지 등으로 변신해 다시 소비자를 만나게 된다. 특히 이번 캠페인을 위해 별도 제작하는 컵은 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의 고급 원지를 사용하면서 생산부터 폐기·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자원의 선순환 체인이 모범적으로 구축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관광객들이 이동 중에 사용한 일회용 종이컵을 음료를 구매한 카페로 다시 돌아가 반납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캠페인 참여 카페 어느 곳에서든 리페이퍼컵을 수거하고 올레길 곳곳에도 종이컵 수거함을 비치할 예정이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세바우 캠페인이 내륙으로 확산, 대한민국의 변화를 일굴 수 있도록 환경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지난해부터 주요 국립공원에서 환경 캠페인을 펼쳐온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주요 여행 명소를 중심으로 자연에 유해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대신 텀블러나 다회용컵, 불가피할 경우 친환경 종이컵을 사용하도록 독려한다. 이찬희 서울대 그린바이오 과학기술연구원 교수는 “지난해 발생한 쓰레기 대란에서 보듯 폐기물을 수거하고 분류할 때 시민과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쓰레기 봉투 종량제가 이제는 당연하게 우리 삶에 뿌리내렸듯 (까다로운 재활용 분류 과정 등이)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우리 국민과 지자체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갑자기 풀린 2008년처럼 정부의 정책이 한번 퇴보하게 되면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환경에 유해한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노력과 함께 자원순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제한된 자원을 제대로, 똑똑하게 쓰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커피는 텀블러,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
경제 · 금융 정책 2019.02.24 16:40:56커피 전문점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부터 대형 마트 내 비닐 봉투 퇴출까지, 지난해 4월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이 같은 노력은 각계각층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폐기물 발생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 하고 있고 기업 역시 환경부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일회용 제품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정부와 기업이 주도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시민 개개인의 실천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생활 속 작은 실천만으로도 일회용품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개인의 인식 전환과 습관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일회용품 줄이기는 생각만큼 거창한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장 집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철저한 분리수거가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이미 분리수거가 생활화된 국가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배출되는 쓰레기 중 30%만 재활용을 하고 있다. 정확한 분리수거 규정이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플라스틱은 시민들이 제대로 된 분리수거 방법을 모르는 대표적인 배출물이다. 플라스틱은 뚜껑을 떼어내고 내용물을 비워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부에 음식물이 묻어 있다면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물질이 섞인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거업체가 가져가더라도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이류의 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닐 코팅된 책의 표지나 노트의 스프링은 제거 후 배출해야 하고 신문지 등은 물기에 젖은 상태로 버리면 재활용 업체가 수거하지 않는다. 공구나 철사·못 등의 쓰레기는 투명 비닐 봉투에 넣어 배출해야 하지만 캔·고철류 수거함에 낱개로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경우 불가피하게 일회용 제품이 뒤따라 온다. 아직 정부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일회용품을 남용하는 업체도 많다. 이때 주문하는 과정에서 일회용 수저를 빼 달라거나 반찬을 하나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배달해달라고 요청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무실이나 음식점·카페 등 집 밖에서도 일회용품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수기 물을 마시거나 인근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Take-out)’할 때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다. 일회용 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한다거나 쇼핑을 할 때 에코백을 챙겨 가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여행을 갈 때 개인 세면도구를 챙겨가는 것 또한 실생활에서 일회용품 줄이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다행스러운 것은 시민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플라스틱 챌린지(plastic free challenge)’가 대표적인 사례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제주패스가 공동 기획한 활동이다. 참여자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진과 함께 환경보호 실천 다짐 등의 문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 후 이를 이어받을 사람 2명 이상을 지목하면 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참하며 열풍을 이끌고 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버려졌던 전기차 배터리 ... 부품으로 다시 쓸길 열려
경제 · 금융 정책 2019.02.20 17:32:37100% 버려졌던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를 연구개발(R&D) 대상으로 쓰는 등 재활용할 길이 열린다. 현재는 전기차 폐배터리는 시도지사에게 반납해야 해 재활용할 수 없는 구조였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배터리·전기차 제조사, 폐차장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와 자율협약을 맺고 전기차 폐배터리의 효율적인 재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단계별 관련업체와 함께 체계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폐차장은 폐배터리를 분리·보관할 수 있고 배터리 제조사나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부품을 재사용해 연구에 활용하는 등의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할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대기환경보전법’에 폐배터리 반납 규정만 명시돼 있고 그 후 관리체계는 미흡했던 탓이다. 폐배터리를 재사용할 길이 열린 것은 지난해 12월26일 ‘전기차 폐배터리 반납에 관한 고시’에 따라 폐배터리 관리주체에 환경부가 추가되면서다. 환경부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관련법 규정을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타 부처와 협력해 민간이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관련업체에서 배터리 연구에 필요하다는 요청이 오면 폐배터리를 적극 제공하고 함께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사용 관련 상세 규정이 올해 내로는 완성될 것”이라며 “폐배터리의 인체·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관련 연구 개발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완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과대 포장 NO"...'플라스틱 어택' 환경운동 지구촌 확산
사회 사회일반 2019.02.20 17:21:08지난해 3월 영국 남부의 소도시 케인샴의 한 슈퍼마켓에서 한 무리의 주민들이 구매한 물품의 포장지를 그 자리에서 버리기 시작했다.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 실태를 고발하고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촉구하기 위해 시작된 이 행동은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라는 이름의 캠페인으로 발전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플라스틱 어택 운동의 알렉스 모스 대변인은 CNN에 “첫 번째 플라스틱 어택 장면이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기 시작하자 이 움직임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전 세계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항의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불과 반년 만에 100건이 넘는 플라스틱 어택이 이뤄졌으며 여기에는 유럽뿐만 아니라 홍콩·한국·캐나다·페루·미국의 소비자들도 동참하고 있다. 과대 포장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매장에 버리고 오는 플라스틱 어택 운동의 목표는 ‘플라스틱 제로(0)’ 사회의 구현이다. 엘런맥아더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을 위해 수집되는 플라스틱 포장재는 전체의 14% 정도에 불과하다. 매년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세계의 해양으로 배출되고 있다. 플라스틱 어택의 글로벌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크리스토프 스테이어트는 “우리는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뭔가를 하고 싶다는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라며 “단지 뭔가를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신을 바꾸고 변화시키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발적인 환경보호 움직임은 최근 각국 시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친환경 생활과 소비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재활용은 물론 재활용 이전에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자는 의식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플라스틱 어택처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경각심을 주기 위한 행동부터 환경보호 활동에 운동을 접목한 ‘플로깅(plogging)’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시민들이 환경 보호에 나서는 방식은 다양하다. 플로깅은 이삭줍기를 뜻하는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달리기를 의미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 등 운동을 하면서 주변 쓰레기를 줍는 일을 말한다. 소비 습관의 변화도 눈에 띈다.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옷 한 벌을 구입할 때도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인 과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일련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물 사용량을 최소화한 염색법을 도입하거나 합성섬유 대신 천연 소재로 만든 의류를 찾고 중고제품의 재활용이나 공유, 버려진 의류나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만든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 구매에도 적극 나선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환경보호 움직임은 기업과 정부의 정책 변화도 이끌어낸다. 영국의 그린피스 온라인 청원서에 따르면 슈퍼마켓에 폐기용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라는 요청이 50만건 넘게 들어오자 리디와 카르푸 등 글로벌 소매업체는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지속가능 환경 조성하자"...EU, 2년내 일회용 플라스틱 'OUT'
국제 정치·사회 2019.02.20 17:21:01유럽화학물질청(ECHA)은 최근 화장품·세정제 등 생활용품과 페인트·광택제·코팅제 등 화학제품에 불필요하게 첨가되는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법안을 발의했다. 관련 제조업체들에 세금을 물리는 등 구체적인 제재안이 확정되면 입법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께 시행될 예정이다. ‘5㎜의 환경 교란자’로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인류 생존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이슈로 떠오르자 이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바스쿠트 툰작 유해물질·폐기물 부문 유엔 특별보좌관은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이 같은 노력은 ‘보편적 인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며 “새 법안이 시행되면 유럽연합(EU) 역내에서 배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규모가 연간 약 3만6,000톤, 향후 20년에 걸쳐 총 40만톤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편리함에 젖어 막대한 쓰레기를 배출해온 선진 각국이 플라스틱과 비닐 등 각종 환경 폐기물의 폐해를 제대로 깨닫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본격적으로 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이다. 지난 2015년 코스타리카 앞바다에서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채 구조된 바다거북의 충격적인 영상이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해변에서 죽은 향유고래 뱃속에서 6㎏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왔다. 해양 동물이 인류를 향해 던진 끔찍한 경고 메시지를 받아들인 각국은 앞다퉈 플라스틱 제품 사용 제재에 나섰다. 플라스틱 폐기 절감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유럽 국가들이다. 영국은 올해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면봉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프랑스는 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접시 사용 제한에 나선다. EU는 2021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일부 국가는 비용 부담을 늘리는 형식으로 폐기물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벨기에의 경우 일회용 면도기에, 독일은 비닐봉지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2020년부터 플라스틱 비닐봉지 가격을 현재의 5페니(약 70원)에서 10페니로 인상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지역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부 지자체의 경우 환경 문제에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도시는 시애틀이다. 시애틀은 지난해 7월부터 일반 음식점 내 플라스틱 빨대와 식기 사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행보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돼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나섰다. 뉴욕시는 올해부터 마트나 식당의 제품 포장 시 스티로폼 용기·완충재 사용을 금지했다. 상대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억제 노력에서 뒤처져 있던 일본 정부도 앞으로 10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25% 줄이는 대신 2030년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을 30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이 같은 계획을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표하며 환경 문제 해결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할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주요 오염원이었던 글로벌 기업들도 날로 고조되는 위기의식과 소비자 인식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린피스 등 1,300여개 단체들이 참여하는 ‘브레이크프리프롬플라스틱(BFFP)’이 최악의 플라스틱 오염원 3개 기업으로 코카콜라·펩시코·네슬레를 꼽으면서 세계 소비자들의 여론이 악화하자 이들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 250곳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해양보존회의에서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기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재생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대체해 2025년까지 전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재활용 전문 투자그룹인 클로즈드루프펀드에 1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삼성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로 … SK하이닉스 온실가스 40%↓
산업 기업 2019.02.20 17:11:33# 서울 서린동 사옥에 근무하는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개인용 텀블러를 갖고 다닌다. SK이노베이션의 일회용 제품 줄이기 환경보호 캠페인 ‘아.그.위.그(I green We green)’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나타난 생활의 변화다. 지난해 말부터는 인스타그램에 머그컵·텀블러·나무를 함께 촬영한 뒤 ‘아그위그 챌린지’ 해시태그와 함께 다음 참여 주자 3명을 선정하면 베트남 맹그로브 숲에 나무를 심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플라스틱의 원재료를 만드는 화학업체 SK이노베이션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이러니’이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읽은 영리한 선택이라고 본다.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친환경 기술개발이나 재생에너지 확보, 친환경 캠페인 등에 공을 들이며 사업모델 혁신에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환경 규제를 ‘비용’으로 인식했지만 이제는 기업 ‘착한 알림’의 창구가 되는 것은 물론 관련 기술을 고도화할 경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은 지속가능성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돼 있다. 친환경 기술로 시장을 바꿔 나가는 대표 기업으로는 현대차가 꼽힌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의 수소전기차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경제’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수소차는 내연기관 차 대비 연비가 최대 6배가량 높으며 주행 중 대기의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기 때문에 ‘도로 위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로도 불린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수소차 관련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50만대로 늘리는 한편 2025년까지 수소차 등 친환경차 모델을 44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물에서 수소를 분해할 때 주로 화석연료가 사용된다는 비판이 있지만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기술 고도화 및 이들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활성화로 이 같은 문제점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며 대기오염 문제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원사업장 내에 4만2,000㎡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평택사업장과 화성사업장에 총 2만1,000㎡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미국·유럽·중국 전 사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로 높여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내년에는 11만5,000여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3.1GW급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친환경적인 반도체 생산공장을 목표로 하는 ‘2022 에코(ECO) 비전’을 통해 △2016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 △폐기물 재활용률 95% 달성 △해외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의 과제를 2022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a Better World)’이라는 지속경영 목표하에 환경보호, 반도체 생태계 강화, 사회문제 해결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협력사들과 함께 ‘에코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친환경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며 ‘사회적가치(SV) 파트너십’ 컨설팅도 도입해 협력사의 환경, 안전, 보건, 분쟁광물 이슈 등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줄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제품 원료가 ‘친환경’임을 강조한다. LG화학은 IBM·포드·화유코발트·RCS글로벌 등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착한 코발트’ 공급망 구축 작업에 한창이다. 해당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이들 업체는 코발트가 채굴돼 정련 및 배터리 제조 등을 거쳐 전기차에 최종 탑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공유하게 된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로 코발트 채굴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및 아동착취 문제가 국제적으로 부각되자 ‘친환경 인증’을 받기 위한 움직임이다. LG화학은 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공개하며 원료 수급 관련 환경 문제 등에 대해 적극 대응 중이다. 국내 기업의 이 같은 친환경 행보는 선진국 글로벌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친환경 흐름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100%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환경그룹(The Climate Group)이 조성한 ‘RE100(Renewable Energy 100%)’ 운동이 대표적이다. 해당 운동은 지난 2014년 뉴욕에서 시작된 이래 구글·애플·이케아·스타벅스·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164곳이 참여 중이며 각 업체는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태양광·바이오가스와 같은 자가설비 등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율 100%를 달성했으며 구글 또한 지난해 이미 100%에 도달했다. 화석원료 의존도가 높은 GM이나 BMW와 같은 자동차 제조 업체도 RE100의 멤버다. BMW는 풍력 등의 자가 설비를 통해 내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율 100%를 달성할 계획이며 GM은 2016년 3%대인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태양광 설비를 중심으로 2050년까지 10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친환경 기업이 아닐 경우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소외받기도 한다. 1조달러에 가까운 돈을 굴리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5년부터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는 한편 기후 변화를 야기하는 사업 관련 업체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김성제 포스코경영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RE100는 강제력이 없지만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발생되는 이미지 하락 등의 효과를 우려해 향후 업체들의 동참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車시트로 가방 제조 등 재활용 아이디어 쏟아지는 中企
산업 기업 2019.02.20 17:10:59중소기업들은 재활용 관련 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웠던 아이템을 다시 활용하는 것은 물론 버려지던 소재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재활용 관련 특허는 총 2만9,134개에 달한다. 지난 2015년 2,800여건으로 3,000건을 밑돌던 특허등록 건수는 2016년 3,019건으로 증가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3,300건을 웃돌며 시장의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올해 생활폐기물 재활용 기술개발을 신규사업으로 선정, 7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화장품 용기 시장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화장품 용기가 사실상 재활용이 어렵다 보니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기 어려운 분야로 손꼽혔다. 토너나 크림 등 내용물에 직접 닿는 만큼 인체에 무해해야 하는 내측 용기와 색상과 강도 등이 중요한 외측 용기가 각각 다른 소재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이 두 용기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화학 약품으로 코팅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재활용을 어렵게 만든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정민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6년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화장품 용기 ‘투톤글라스’ 개발에 나섰고 2017년 제조에 성공해 현재 한국콜마 등 국내 기업과 존슨앤드존슨 등 다국적기업 등에 납품하고 있다. 강효준 정민 이사는 “기존 화장품 용기는 이중소재라서 재활용이 어려웠지만 정민의 투톤글라스는 이중사출을 통해 한 겹으로 용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파쇄만 하면 바로 재활용할 수 있다”며 “국내 외에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해부터는 일본 화장품 기업에도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버려지는 소재를 새로운 상품으로 탄생시키는 패션기업도 있다. 2015년 6월 설립된 모어댄은 자동차 의자를 구성하는 가죽 시트와 안전벨트·에어백을 수거, 세척해 가방과 지갑·신발·학용품 등 패션잡화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폐차장에서 사라지는 의자의 가죽 시트나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가죽 등을 재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2년여간의 연구를 거쳐 2017년 9월 처음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했는데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과 독일·스페인 등 15개 국가에서 약 200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설립 첫해 3명이던 직원이 현재 20명으로 늘어났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는 “자동차 부품 등은 폐차 뒤에도 재활용할 수 있지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동차 시트와 안전벨트·에어백 등은 안전상의 이유로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며 “처음에는 폐기물로 만든 제품을 팔면서 왜 수익을 내느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재활용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면서 윤리적 패션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아이스팩 다시 쓰고 옥수수성분 포장재도
산업 생활 2019.02.20 17:02:57# 연초 이커머스업체 옥션이 공개한 ‘2019년 쇼핑 트렌드’ 10가지에는 △홈코노미 △뉴트로 △스탠딩워크 등과 함께 △에코 패키징 △업사이클링 패션 등 2개 항목이나 친환경 관련 키워드가 포함됐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종이·실리콘 빨대, 에코백 등 ‘에코 패키징’ 열풍이 퍼지고 친환경적인 소재나 폐기물로 만든 옷·가방·신발 같은 ‘업사이클링 패션’이 트렌드를 주도해나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실제로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설을 앞두고 △저탄소 인증 사과·배 세트 △과일 껍데기로 만든 친환경 세제 세트 △대나무 칫솔·빨대 △친환경 텀플러·에코백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에코프렌들리(ECO FRIENDLY·친환경)’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휴대용 수력발전기와 태양광 충전기 선물세트 등을 이색적으로 출시해 고객이 생활 속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고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게 했다. 또 친환경 포장도 강화해 플라스틱·스티로폼 대신 옥수수 성분의 생분해인증 포장물로 대체했고 화학성분 겔 대신 순수 정제수가 들어간 보냉팩을 사용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선물세트로 고마움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받는 이에게 환경을 지키자는 의미까지 담을 수 있다”며 “넓은 의미로 ‘미닝아웃(정치적·사회적 신념과 같은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소비 트렌드가 선물세트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또 현대홈쇼핑(057050)은 냉장고에 보관 중인 아이스팩을 무료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친환경 캠페인 ‘북극곰은 아이스팩을 좋아해’로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열린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이 시작 2시간 만에 참여고객 4,000명을 넘겨 조기 마감됐을 정도다. 그간 아이스팩은 사용 후 분리 배출되지 않고 그냥 일반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렇게 자체 캠페인으로 매달 8만개(1인당 20개×4,000명)의 아이스팩을 모은 현대홈쇼핑은 연간 100만개 규모의 아이스팩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재활용률이 95%까지 높아지면서 회사 측은 100만개를 재활용할 경우 2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말부터 매장에서 장바구니를 대여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CU 측은 이를 통해 점포 비닐봉투 사용량을 30% 이상 줄여 약 4,300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부터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도시락 용기 △무인쇄 아이스컵 △종이 빨대 등을 도입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도 서울 강서구와 협력해 지난해 말부터 ‘재사용 종량제 봉투’ 시범 판매에 나섰다. 재사용 종량제 봉투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 용도로 사용한 후 다시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종량제 봉투로 서울 강서구 지역 점포에서 선도적 시범 운영을 거친 후 다른 서울·수도권 지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간 세븐일레븐은 일회용 얼음컵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완전 투명한 무지 형태로 바꾸고 PB 생수 ‘옹달샘물’ 뚜껑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한 바 있다. 11번가는 새해 친환경 캠페인 ‘세이브 디 어스(Save the Earth)’를 시작, 첫 행사로 ‘플라스틱 빨대 안 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해양 생물에게 치명적이고 인체에 유해한 미세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해 쓸 수 있도록 실리콘과 스테인리스·종이로 만든 ‘대안 빨대’를 판매한다. 가격은 개당 2,500원으로 제품별 1,000개씩 총 3,000개를 판매하며 11번가 ID당 한 제품씩 배송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지난해 11월 개인 컵에 음료를 주문하면 300원 할인 혹은 에코별 1개 적립 등 추가 혜택을 주는 ‘에코 보너스 스타’를 도입했다. 실제 1달 만에 개인컵 사용고객이 24%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까지 연간 제공된 개인 컵 혜택 제공 건수가 8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380만건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또 12년째 선보이고 있는 새해 첫 ‘럭키백’도 1회용 포장박스 대신 여러 번 쓸 수 있는 가방 형태의 에코백으로 제작했다. 여기에 인쇄 없는 흰색 박스와 종이 위주로 포장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쓰레기의 역습…200년 후 한반도에 나무가 사라진다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8:18:10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는 오는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일회용 비닐 사용 금지를 앞두고 육류와 어패류 매대에 놓인 롤 비닐 거치대를 절반으로 줄였다.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구매한 제품을 담아야 하는데 롤 비닐이 보이 않는다”는 고객들의 불평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지 10개월이나 지났지만 대란의 주범인 일회용품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 수북이 쌓여 있다. 정부는 일곱 번의 대책을 내놓았고 올해 재활용 관련 예산도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3,555억원을 편성했다. 1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서울 곳곳의 주택가 분리수거함을 살펴보니 음식물 찌꺼기나 비닐 껍질이 붙은 플라스틱이 눈에 띄었다. 버려진 비닐·플라스틱은 폐기물로 처리된다. 이들 쓰레기를 재활용하려면 별도로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택배와 배달음식도 마찬가지다. 유통업체는 이중·삼중으로 포장하고 배달음식점은 일회용 용기에 음식을 담은 뒤 비닐로 꽁꽁 싸맨다. 후폭풍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매년 17만6,807톤의 쓰레기가 서해·남해·동해 등 우리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 중 56.5%는 플라스틱이었고 스티로폼(14.4%)이 뒤를 이었다.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물을 위협하고,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 본지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ECO & 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 캠페인을 펼친다. 유해한 PE 종이컵 대신 친환경 코팅을 적용한 종이컵을 사용하고 이를 수거해 화장지 제조 등에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 플라스틱이나 캔 등도 재활용을 고려한 생산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사회 인식을 바꾼다. 제주도에서 먼저 캠페인의 포문을 연다. 캠페인은 환경부, 한국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 사단법인 제주올레 등이 함께한다. /임진혁·이수민기자 세종=정순구기자 liberal@@sedaily.com ECO&LIFE, 세바우 캠페인은? 서울경제신문이 올해 연중 캠페인으로 펼치는 ‘ECO & 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는 ‘환경(ECO)’과 ‘삶(LIFE)’의 지속 가능한 균형을 찾기 위해 ‘세상을 바꾸는 우리’가 적극 나서서 실천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의지를 담았다. -
폐기물로 뒤덮이는 한반도…상상 못한 '참혹한 미래'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7:35:30지난해 7월 미국 환경단체 ‘포트모건셰어더비치’는 접이식 의자에 달린 끈에 목이 졸려 죽은 채 해변에 떠밀려온 바다거북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허연 배를 드러낸 채 뒤집힌 거북의 목에 난 깊은 상처에는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 치던 마지막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뒤 세계인은 북극에서 전해진 사진 한 장에 또다시 충격을 받았다. 먹이를 찾으러 나온 북극곰은 검은 플라스틱을 물어뜯고 비닐봉지를 뒤지고 있었다. 지구 전체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 뱃속에서 20㎝ 크기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발견되는 등 국내 여건도 다르지 않다. ◇폐기물이 덮은 지구=18일 정부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도시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쓰레기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지난해 9월 발간한 ‘왓어웨이스트(What A Waste) 2.0’ 보고서에서 2016년 20억1,000만톤으로 추정되는 전 세계 쓰레기양이 30년 뒤에는 34억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한국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체 쓰레기의 23%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WB는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에 주목했다. 종류별 비중만 보면 음식물(44%)과 폐지(17%)에 이은 12%를 차지하지만 분해가 잘 되지 않는 탓에 제대로 재활용하지 않으면 수백 년에 걸쳐 생태계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관리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개 바다로 흘러간다. 2015년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소개된 논문들을 종합하면 지난 2010년 기준 전 세계 192개국의 해안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최소 480만톤에서 최대 1,270만톤에 달하며 오는 2020년께는 두 배까지 늘 것으로 조사됐다.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전망도 나왔다. 바다 위의 플라스틱은 북태평양 해상에 한반도의 7배가 넘는 155만㎢ 규모의 거대한 쓰레기 섬을 형성하는가 하면 해양 생물의 몸속을 파고들어 생태계를 파괴한다. 한국환경공단의 2014년 자료를 보면 해양 평방마일마다 플라스틱 4만6,000조각이 들어 있고 매년 적어도 1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상어, 거북이, 돌고래 등이 플라스틱을 먹고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정 다도해도 쓰레기로 몸살=우리나라도 폐기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라남도는 홍어 뱃속에 폐비닐이 가득하고 바다거북 사체에서 폐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해양쓰레기 전담반을 구성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전라남도의 ‘해양쓰레기 발생량 조사’를 보면 전남 해역에 연간 1만8,000톤에서 3만5,000톤의 쓰레기가 유입되고 8만7,000톤의 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들 쓰레기의 절반가량은 중국 등 외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여수·신안·고흥 등지에 있는 무인도의 쓰레기만 4,120톤에 달한다. 한반도의 청정지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전라도뿐 아니다. 해양환경공단이 2013년 발표한 ‘제2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매년 17만6,807톤의 쓰레기가 서해·남해·동해 등 우리 바다로 들어온다. 해양수산부가 2016년 여섯 차례에 걸쳐 전국 40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쓰레기의 56.5%는 플라스틱이었고 스티로폼(14.4%)이 뒤를 이었다. ◇사라지는 나무, 넘치는 온실가스=시민단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2017년 캠페인에서 해외 연구를 인용, 매년 150억그루의 나무가 줄어들어 우리가 쓸 수 있는 나무는 20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목의 42%가 종이 원료인 펄프로 사용되는데 종이컵 같은 일회용품은 나무를 사라지게 만드는 주범으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한 해 166억개의 종이컵을 쓰면서 베는 나무는 1,500여만그루에 달한다. 또 이들 종이컵을 만들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는 4,700여만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문제는 나무가 사라지는 만큼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가둬둘 곳이 사라지며 지구 온난화 등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우리 국민이 1인당 종이컵 사용을 1개씩 줄일 경우 하루 35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지난달 최초로 실시한 온실가스 경매에서 톤당 가격 2만5,500원을 적용하면 892만원 상당으로 연간 32억6,000만원어치다. 종이뿐만 아니라 석유에서 비롯된 비닐도 1톤 제작 시 나오는 온실가스 감축에 나무 1,100여그루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땅에 묻어도 500년 가까이 썩지 않고 소각 시 유해물질도 배출된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쓰레기 배출이나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인간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
쓰레기의 역습...소금으로 먹는 미세플라스틱 이럴줄은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7:33:53무심코 버리는 플라스틱과 소모성 일회용품 등 각종 생활용품은 인류와 동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인류의 최고 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가장 크게 해치는 것이 바로 쓰레기인 것이다. 그 중심에는 미세플라스틱이 있다. 바다의 파도와 바람 등에 잘게 쪼개지거나 세탁과정, 타이어 마모, 치약 등 생활용품에서 생성된 5㎜ 이하 미세플라스틱은 물고기와 바닷새 등을 거쳐 먹이사슬의 마지막에 있는 인간의 건강을 노리고 있다. 18일 학계 등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950만톤의 플라스틱 중 15~31%를 차지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지난 2013년 경남 거제 칠천도 해역에서 바위털갯지렁이 10마리를 조사했을 때도 모든 개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는데 한 개체에서 최대 451개까지 검출됐다. 2016년 경남 거제와 마산 일대 양식장의 굴·담치·게·갯지렁이 조사에서도 전체의 97%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2015년 조사에서는 경남 거제와 진해 32곳 등 국내 바다의 1㎡당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해외 평균보다 8배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가까이 일본에서도 도쿄만 멸치 64마리 중 49마리에서 평균 2.3개, 최대 15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드는 소금도 미세플라스틱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7년 호주와 프랑스·이란·일본·말레이시아·뉴질랜드·포르투갈·남아공 17개 소금 브랜드 조사 결과 16개 브랜드에서 소금 1㎏당 1~10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식용 소금으로 인간이 먹는 미세플라스틱만 연간 37개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우선 치약이나 세제 세안제 같은 생활용품에는 제품당 5,000~9만5,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원료로 들어간다. 자동차가 달릴 때 타이어가 마모되면서, 세탁과정에서 합성섬유의 미립자가 떨어져 나가면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된다. 페트병이나 비닐봉지·어망 같은 커다란 플라스틱이 풍파를 맞아 부서지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생긴다. 미세플라스틱이 당장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바다 생물이나 소금 등 해양생태계에서 나오는 제품을 통한 미세플라스틱 축적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인간의 건강을 해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이 바닷속 화학물질을 흡착하는 과정에서 독성을 유발하고 체내에 쌓일 수 있는데 이 경우 인간에게 각종 암을 유발하고 생식기 발달 저하나 성장 지연을 일으킨다는 분석도 있다. 태평양 굴을 미세플라스틱에 노출하는 실험에서는 난모세포 수가 38% 감소하고 지름과 정자 속도, 자손들의 성장이 각각 5%, 23%, 18~41% 감소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대한 한국수자원공사 위촉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은 독성물질을 흡착해 생물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며 “관련 규제와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화학제품이나 비닐, 소모성 일회용품 등도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주범으로 꼽힌다.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매립·소각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인체에 좋지 않은 유해 물질 등을 배출하는 탓이다. 특히 국토가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는 기존의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 상태다. 주곡리 지정폐기물 매립장이나 경북 의성군 폐기물 처리장 등 관리가 소홀한 시설도 많다. 추가적인 매립 부지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결국 소각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지만 미세먼지·초미세먼지·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종이컵 등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면서 초래되는 온실가스 등의 문제는 이제 상식이 돼 버렸고 최근에는 일회용품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 문제까지 불거졌다. 종이 타월이나 식당의 냅킨·나무젓가락 등에 함유된 ‘형광증백제’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비닐 랩에 들어 있는 ‘폴리염화비닐(PVC)’이라는 화학물질도 간이나 콩팥·비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임진혁기자 세종=정순구기자 liberal@@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비닐 사용, 핀란드의 100배...커피 테이크아웃 92%가 일회용컵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7:32:49‘모든 음식은 일회용기로 배달됩니다.’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한 식당 소개글에 적힌 첫 문장이다. 된장찌개 하나를 주문하면 공깃밥부터 찌개·반찬까지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에 담겨 온다. 배달 앱을 이용해 다른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저부터 조그만 간장통까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곳이 태반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회용품 남용 사례는 여전하다. 지난해 4월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일회용컵과 비닐봉지 사용량 35%,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50%를 줄이는 내용의 ‘재활용 폐기물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부 성과를 보고는 있지만 갈 길이 먼 셈이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책 못지않게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찬 하나 주문하는 데 일회용품 한가득=최근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말 4,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새벽 배송 시장도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다. 새벽 배송이란 음식 재료나 반찬 등을 전날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1인 가구가 늘고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식재료는 건강할 수 있지만 그 식재료를 담는 일회용품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새벽 배달 시장이 커질수록 일회용품 사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새벽 배송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한 회사의 경우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큰 상자 안에 담아 배송한다. 이때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상자 내부를 은박보냉팩으로 감싸고 식재료는 비닐이나 스티로폼·플라스틱 등으로 포장한다. 모두 재활용이 어려운 일회용품이다. 또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다. 혹시 모를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서지만 제품을 두세 번 비닐로 포장하거나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건 과잉포장이라 볼 수밖에 없다. 이병화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새벽 배송 시장에서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등이 과하게 쓰이는 실태를 인지하고 있다”며 “업체들과 논의를 거쳐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곳곳에 사각지대…롤 비닐 사용에 커피 테이크아웃도 증가=일회용 비닐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0년부터 주요 대형마트와 자발적 협약을 맺고 비닐봉투를 장바구니나 종량제 봉투 등으로 대체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달 1일부터는 전국 대형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아예 금지됐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으로 이전까지는 가능했던 유상 제공까지 완전히 막히면서다.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남용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부터 매장 내 사용이 금지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머그잔이나 텀블러 등 다회용컵 이용이 늘었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는 있지만 갈 길은 멀다. 마트 내 비치된 롤 비닐이 대표적이다. 생선이나 정육·채소 등 수분이 있는 제품의 경우 롤 비닐과 같은 일회용품을 예외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서다. 커피전문점도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은 제한됐지만 테이크아웃을 이용할 때는 플라스틱컵이나 환경에 유해한 폴리에틸렌(PE) 종이컵 사용을 막지는 못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한국부인회총본부와 함께 지난해 9월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 694명(92.5%)은 여전히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체품 없어 곤혹…사회적 인식 개선이 우선=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제품 사용량은 세계 1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으로 미국(97.7㎏)과 프랑스(73㎏) 등을 모두 제쳤다. 2015년 기준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도 1인당 414장에 달한다. 불과 4장을 쓰는 핀란드의 100배가 넘는 수치다. 정부가 이런 추세에 급제동을 건 것은 지난해 4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터진 후다. 방향은 옳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정책 변화에 부작용이 속출했다. 당장 마트 내 롤 비닐은 대체품이 없다는 한계에 부딪혔고 커피전문점의 일회용컵 사용 제한도 사업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불편을 줬다. 일회용컵 사용을 단칼에 금지하기보다 일정 기간 머그잔 등 다회용컵과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을 병행한 뒤 소비자들이 익숙해진 후 종이컵을 금지시키는 등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정책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부 대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의 참여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함께 선행돼야 보다 효과적으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현 녹색미래 사무처장은 “일회용품을 줄이는 정책은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앞으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동시에 정책 홍보와 교육 등을 진행해 시민들이 그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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