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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협상재개 나선 이유는]北, 단계별 비핵화 이행 시간표 등 평양선언서 빠진 카드 제시했을수도

협상장소 제3국 빈 낙점 등

치밀한 사전기획 흔적 보여

"북미 물밑조율 결과"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물인 평양공동선언을 반기며 북한과 조만간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그간 북미협상 교착을 초래했던 장애물이 어느 정도 제거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평양공동선언에는 없는 내용인 비핵화 시한을 못 박고 핵사찰을 강조한 것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북측의 비핵화 조치에 돌파구가 마련된 것을 의미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평양선언 발표 직후부터 북한 핵사찰을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사찰 허용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며 폼페이오 장관도 “영변 핵시설의 영구 해체에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을 강조했다. 이는 평양선언과는 미묘하게 다르거나 선언에는 없던 내용으로 북측이 비핵화 검증의 핵심으로 미국이 요구해온 IAEA 사찰을 일정 시점에 허용하겠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평양선언에는 영변 핵시설 영구 조치에 대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으면 이뤄지는 ‘조건부 조치’로 포괄적으로만 언급돼 있다. 동창리 시험장 폐기와 관련해서도 평양선언에는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라고 돼 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보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하에’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1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남북 정상이 공식 발표한 내용 외에 더 많은 비핵화 논의를 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라는 시간표를 명기한 데 대해서도 북한이 비핵화 전체 로드맵을 미리 정하기보다 특정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고받는 단계적 이행을 추진하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제기되지만, 한편으로 북측이 평양선언에 적시되지 않았던 ‘단계별 비핵화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에 가동될 ‘빈 채널’에 대해 “오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가 북미 간에 물밑에서 이뤄져온 조율의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핵화 협상 장소로 제3국인 오스트리아 빈이 낙점된 것부터 즉흥적인 결정이라기보다는 치밀한 기획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전날까지도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보여달라고 압박했던 북한과 즉각적인 협상 재개에 나섬에 따라 북미대화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빈에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구체적 논의가 오가는 한편 폼페이오 장관이 요청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고위급회담에서는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는 등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협의가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조치들에 대한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북미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미 간 빈 채널과 뉴욕 고위급 협상이 동시에 펼쳐지며 급진전을 보일 경우 이르면 10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북측이 핵시설뿐 아니라 기존 보유 핵을 모두 신고하고 IAEA 사찰을 전면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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