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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2개 업종 동시 빨간불]"연말~내년 상반기 공급과잉"...위기에 빠진 반도체 버팀목 D램

■D램 다운사이클 경고등

"삼성D램 올 2분기 점유율 44%...7분기 만에 6%P↓

주도권 잡으려 더 공격적 영업, 가격 하락 이어질 것"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공급 확대도 시장에 악재





반도체 초호황의 슈퍼사이클이 둔화될 수 있다는 보고서는 잊을 만하면 나왔다. 하지만 23일 메리츠종금증권의 경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보고서가 반도체 실적 호조의 견인차 격인 D램이 흔들릴 수 있음을 거론한 점이다. 그간 반도체 실적 우려가 D램이 아니라 연말 중국의 시장 진입이 예상되는 낸드 부분에서 주로 나왔던 만큼 확실히 차별화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잠정 실적이기는 하지만 올 2·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7분기 만에 하락하며 ‘분기 15조원 영업이익 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린 시점에 보고서가 발표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반도체, 야성은 살아 있다’는 제목의 메리츠종금 보고서에서 밝힌 요지는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D램 시장이 공급 초과 국면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은 삼성의 전략 수정에 기인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 2·4분기 48%로 4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며 “삼성으로서는 업황 변화의 주도권을 경쟁업체에 내줄 수 없는 만큼 시장 지배력 확대를 꾀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 올 2·4분기 삼성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4.0%로 월등한 1위지만 지난 2016년 3·4분기와 비교하면 6.2%포인트 빠졌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5.0%포인트), 마이크론(2.7%포인트), 난야(0.1%포인트) 등은 모두 점유율이 올랐다. 김 연구원은 “선두업체의 의욕적인 전략 수정은 언제나 업황 반전의 시그널이었다”며 “삼성의 공격적 영업이 결국 D램 판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종금은 D램 시장의 공급초과율(100%를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수록 공급과잉)이 올 3·4분기 98%에서 △올 4·4분기 100% △내년 1·4분기 102% △내년 2·4분기 100% 등을 기록해 단기적으로 공급 초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른 업체의 공급이 늘어나는 점도 D램 시장의 둔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올 4·4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이 가동되고 마이크론은 조만간 신규 투자를 공식화할 것”이라며 “이런 점이 악재로 작용해 올 4·4분기부터 제품 판가와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같은 분석은 대부분의 관측과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상당수 증권사는 2·4분기 삼성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기는 했지만 3·4분기에 다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심에 반도체, 특히 D램이 있다. 전자업계의 한 임원은 “애플의 아이폰 새 시리즈를 비롯해 화웨이 등에서 프리미엄 단말기가 출시되고 서버향 D램도 북미·중국의 데이터 증설 수요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공급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겠지만 없어서 못 파는 시장 판도가 단기에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고 반박했다. 실제 메리츠종금도 단기 공급과잉 국면에도 불구하고 ‘제한적 공급증가와 구조적 서버 수요 성장’이라는 큰 그림은 유효하다고 전했다. 이는 내년 2·4분기 100%였던 D램의 공급초과율이 내년 3·4분기부터 다시 100% 아래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D램 현물 가격도 극심했던 공급부족이 해소되면서 1월의 9.6달러 대비 16.6% 하락한 8달러 수준에 머무는 양상이다. 실제 메리츠종금은 이날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종목별로 보면 SK하이닉스는 3·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D램 가격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삼성보다 주가 하락폭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내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D램 업황이 둔화되는 시기에 오히려 이익 점유율 상승이 기대되고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사업 부진이 주가에 반영된 점 등에 힘입어 주가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훈·유주희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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