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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영화 '버닝' 호불호 갈리는 거 알아...누군가는 새롭고 낯선 작품 시도해야"

■칸국제영화제 참석하고 돌아온 이창동 감독

칸 수상 불발,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

히어로물 사이에서 고전하는 '버닝'

관객 반응은 내가 풀어야 할 숙제

암울한 현실, 대안 없는 세상 자체가 미스터리

이창동 감독




“영화 ‘버닝’을 두고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버닝’이 ‘데드풀 2’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들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새롭고 낯선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고 시도해야 합니다.”

여섯 번째 장편 영화 ‘버닝’을 두고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참석했던 이창동(사진)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국내 언론들과 만나 “개성 있는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이 영화 산업 전체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감독은 칸영화제를 다녀온 소회부터 한국 영화계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의미 등 여러 주제를 오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버닝’은 지난 16일 칸에서 공개된 이후 영화제 기간 내내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됐다. 미국·영국·프랑스·중국 등 10개국 매체가 참여해 평점 평균을 내는 ‘스크린 데일리’에서 역대 최고점인 3.8점(4점 만점)을 받았고, 21명 패널이 평점을 부여하는 ‘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에선 경쟁 부문 중 최고 점수인 4.83점(5점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폐막식에서 울려 퍼진 본상 수상 명단에 ‘버닝’은 없었다. 대신 ‘번외’라고 할 수 있는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과 벌칸상을 수상했다. 현지 매체 반응이 워낙 뜨거웠기에 아쉬움이 짙게 느껴지는 결과였다. 이창동은 “칸 수상 불발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만약 큰 상을 받았으면 한국영화 전체에 자극이 되고 활력도 됐을 텐데 많이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버닝’은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칸에서는 뜨거웠던 반응을 얻었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6일 개봉한 ‘버닝’의 누적 관객 수는 전날까지 39만9,963명에 그쳤다. 이는 22일 개봉한 ‘독전’의 절반에 불과한 숫자다. 이창동은 “무난한 작품이 아니고 워낙 개성이 강한 영화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생각하긴 했는데 국내에서는 또 예상외로 프랑스하고 온도 차이가 큰 것 같다”며 “국내 반응은 앞으로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인 종수(유아인)가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던 해미(전종서)와 벤(스티븐 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창동은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어둡고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돌파구를 찾기 힘든 청년 세대의 답답한 무력감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저희 세대는 정치적 민주화의 문제든 계급의 문제든 세상의 모든 현안에는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회 모순이 곳곳에 존재하지만 그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돌이켰다. 이창동은 “하지만 요즘 세대는 그게 없어졌다. 분명히 뭔가 잘못됐는데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린 상황”이라며 “정답도, 대안도 보이지 않는 세상 자체가 미스터리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 8년 동안 굉장히 많은 프로젝트를 준비했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다”면서도 “(호불호가 명확한 국내 반응 등) 제 나름대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으니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의욕을 다시 되살리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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