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대화 3자에 전송...못 믿을 아마존 AI스피커

아마존 "대화 내용 오해해 발생"

해명 불구 사생활 침해 논란 커져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블룸버그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를 내장한 스마트스피커 ‘에코’가 미국의 한 가족의 사적 대화를 녹음해 임의로 제3자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 속으로 침투하는 AI 관련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CNBC는 미 시애틀 지역 방송국인 KILO 7의 보도를 인용해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가정에서 가족들 간의 사적 대화가 모르는 사이에 집안에 설치된 에코에 녹음돼 가족의 연락처 목록에 포함된 회사 동료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족은 녹음파일을 받은 동료가 알려준 뒤에야 자신들의 대화가 녹음돼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알았으며 이후 에코와 연동된 모든 기기의 전원을 차단했다.

아마존은 이 사건에 대해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극히 드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또 이번 일이 “알렉사가 대화 내용의 일부를 ‘메시지를 전송하라’는 명령으로 오해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단정 지으며 “이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재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에코와 같은 스마트스피커가 대중화되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아마존은 스마트스피커가 ‘알렉사’라는 특정 단어를 들을 때만 작동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기기들이 사적인 대화를 들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4분기 세계 스마트스피커 시장은 전년 대비 210% 증가했으며 총 판매량은 900만대를 기록했다. /노현섭기자 [e-mail]